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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과사상사
인물과사상사에서 흥미 있는 책 한권이 나왔다. 지난 7월 참여정부의 두 번째 국무총리가 된 '이해찬 인물비평서'이다. 저자는 이해찬을 '쿨하게 출세한' 사람으로 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데 상당히 재미있는 시각으로 접근해서 분석했다. 일방적으로 '이해찬'을 띄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야박하게 '까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이해찬이 '인간성 좋은 인간형'과 거리가 멀다고 단언한다. 하긴 이해찬 총리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사람 좋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운 얼굴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저자 역시 그를 '날카로운 외모 때문에 '면도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그를 가까이서 겪은 많은 사람들은 그의 성격도 면도날 그대로라고 종종 평가한다'고 전한다.

또한 저자는 이해찬이 "나름의 고속성공 신화를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범해 보이는 구석이 뜻밖에 적다"며 "그를 잘 아는 가까운 사람 누구도 이해찬을 '위대한 인물'로 여기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쯤 되면 이 책에 흥미가 생기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성격은 면도날에, 위대하지도 않은 인물이 '출세'했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해찬이 성공가도만을 밟으면서 국무총리까지 된 것은 아니다.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사람, 주변 사람들을 두루 챙기지는 않는 편, 좋은 게 좋다는 식이 안 통하는 정치인'인 이해찬은 5선 의원이 될 때까지 원내총무, 원내 대표 경선에 두 차례 낙선했고 당내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떨어졌다. 패인은 주변을 두루 챙기지 못하는 그의 평판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해찬과 같은 사람이 썩 좋지 않은 평판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성공을 이뤄 가는데 담긴 코드가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자. '비범하지 않은' 이해찬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동물들에게도 감정은 있다
- <버려진 동물들의 이야기>


ⓒ 보림
동물 사랑이 유별난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 개 세 마리를 기르고 있는 동생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동생이 기르고 있는 개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버려진 것이었다. 하얀 털이 눈부신 '보물'이는 강아지 때 버려진 것을 동생이 데려와 키웠는데 거의 일년이 다 되어 간다.

치와와 '태양'이는 양주의 동물보호소에서 다 죽어 가는 것을 불쌍하다며 데려와 살려 놓았다. 주인을 잃은 게 분명했던 '태양'이는 처음에 동생이 데려왔을 때는 온몸에 부스럼이 뒤덮여 있었고, 비쩍 마르고 피똥까지 싸는 상태였다. 그런 녀석을 동생은 정성스럽게 보살펴 건강하게 살려낸 것이다. 그런 동생을 보면서 나는 내심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생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한국동물협회의 금선란 회장이다. 타고난 동물사랑으로 버려지거나 길 잃은 동물들을 거두어 보살피고 있는 그이가 '버려진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 편안하게 풀어 책으로 펴냈다.

타고났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동물 사랑으로 버려진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해서 결국에는 동물보호소를 꾸리게 된 금 회장의 동물 사랑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금 회장이 들려주는 버려진 동물들의 사연 속으로 한번쯤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무릇 생명 있는 것들은 전부 소중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길 지도 모른다.


현명한 노인이 되기 위한 지침서
-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 리수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어떤 노인이 되고 싶은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훌륭하게 늙어가는 작업을 나이 들어서 시작한다면 이미 때늦은 게 아닐까? 어린아이 때 어른이 될 준비를 하듯 노인이 되기 위해 인간은 어쩌면 중년부터 차차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작가의 말이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을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마도 노인이 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망정 노인이 되려는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다 늙는데 말이다.

노인이 되는 날은 그리 멀지 않다. 세월이란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인가. 미리미리 노년을 준비하자고 하면 너무 우울한 얘기가 되는 건가?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미리 노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 이 책은 한번 이상은 꼭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젊은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 현명한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그리고 노인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그밖에 소개하고 싶은 신간들

<여자, 혼자 떠나는 세계 여행>(정신세계사)
'나홀로 여성' 스물두 명의 지구촌 여행 도전기. 혼자서 하는 여행은 도전의 연속이다. 여자라고 해서 혼자 여행 떠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당당하게 혼자 지구촌 여행을 떠난 여자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여자들이여 여행을 떠나자.

<유전자 시대의 적들>(사이언스북스)
인간 유전체 계획을 둘러싼 과학자, 정치가, 기업가들의 경쟁과 암투. 인간의 유전체 지도는 온 인류의 것이다. 그 누구도 독점하거나 악용해서는 안 된다.

<노회찬과 함께 읽는 조선왕조실록>(일빛)
노회찬은 혼란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현재와 미래를 위해 우리는 어떤 역사를 써야 하는지, 오늘의 우리는 후대에 어떤 이름으로 기록되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도로 보는 한국사>(수막새)
텍스트만이 아니라 지도를 곁들여 한국사를 보면 이해가 더 빠를 수 있다. 인식의 폭을 넓히고 당시의 역사를 좀더 가깝게 우리의 것으로 느낄 수 있다. 이제는 눈으로 보는 한국사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남이야 뭐라 하건!>(사이언스 북스)
호기심 많은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기발하고 유쾌한 모험이야기.

<야생의 푸른 불꽃 알도 레오폴드>(달팽이)
환경윤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알도 레오폴드의 생애가 담긴 이야기. 레오폴드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땅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기오염 그 죽음의 그림자>(에코 리브르)
날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은 생태계 파괴를 비롯해 농작물 수확 감소, 건물 부식 등 각종 피해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호흡기과 심장 관련 질병을 일으켜 직간접적인 사망요인이 된다. 무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현실을 들여다 보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

쿨하게 출세하기 - 박창식 기자의 이해찬 비평

박창식 지음, 인물과사상사(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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