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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병원의 정택순 이사장
평화병원의 정택순 이사장 ⓒ 권윤영
“지역 사회 노인들에게 복지의 일환으로 의료 서비스를 비롯한 여가 및 사회 활동 서비스 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노인 전문 병원인 평화병원(대전 중촌동)은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2년 10월에 개원한 이래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무료 요양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 이는 노인의학전문의 정택순(40) 이사장을 비롯한 모든 의료진의 공통된 뜻이기도 하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병원 운영도 중요하지만 진료비가 없거나 간병인이 없어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에게 무료로 병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죠.”

대전 중촌동 동사무소의 추천을 받아 독거노인 중 간병인이 없는 2명의 노인이 현재 평화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중에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가족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노인들뿐만 아니라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들을 대상으로 장례를 치러 주기도 한다. 병원 진료는 오래도록 병실에 입원해 있어야 하는 만큼 어느 정도 제약이 있지만 장례 서비스에는 인원의 제한이 없다.

평화병원은 노인성치매,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 및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례식장 평화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안에 교회를 갖추고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특징. 사회복지사가 상주해 있는 데다가 동네 노인 초청 잔치를 열기도 한다.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해 있어 자칫 무료해지기 쉬운 노인들의 여가 활용을 위해서다.

정 이사장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을 정도로 노인 복지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우송대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기도 한 그가 병원을 운영해 나가는 철학 역시 ‘노인병원은 단순히 의료기관이 아니라 의료복지시설이어야 한다’는 것.

그가 노인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96년부터 2002년까지 농촌 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하면서부터. 일반 병원이었지만 농촌 지역의 고령화로 인해 환자의 대부분이 노인이었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자녀와 떨어져 살고 있을 뿐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 방치돼 있기에 그 문제의 심각성은 더했다.

“노인의학에 사회복지를 접목시키기 위해 공부를 하게 됐지요. 노인문제를 사회복지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들한테 절실한 것은 의료입니다. 관심 부족이나 경제 상황으로 인해 의료 분야에서 소외받는 노인이 많아요.”

‘노인이기에 당연히 아프다’라고 생각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를 수차례 지켜보기도 했다.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이 정 이사장이 평화병원을 개원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노인병원은 일반 병원에 비해 운영하기 어려운 현실. 노인병원은 병실 등 공간이 넓어야 하고 노인들을 보살피는 직원이 많아야 하는 이유들로 인해 건물, 초기 장비, 인력 등 투입되는 자본이 많다. 하지만 그에 비해 이익이 크지 않다. 진료비 자체가 일반 병원보다 저렴한 이유도 있지만 정부의 특별한 지원도 없다. 정 이사장은 ‘누군가 해야 되는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마음 맞는 선후배와 평화병원의 문을 열었다.

그가 보람을 느낄 때는 방치돼 있던 노인들이 병원 치료를 받고는 건강해져 돌아갈 때다. 그들을 치료하는 일에도 보람을 느끼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환자, 보호자와 부딪혀가며 나누는 정이 그에게 힘을 주는 원동력.

정 이사장은 노인들을 ‘부모님처럼 편안하게 정성으로 모신다’는 마음을 늘 되새긴다. “가족간의 갈등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안고 오는 노인들도 많이 봤어요. 결국 마음이 편해야 건강해지는 것 아니겠어요.”

“갈수록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데도 노인 문제를 가족이나 자식의 문제로 돌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앞으로는 경제력 없거나 부양할 가족이 없는 노인들에게도 의료 혜택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 이사장은 이후에 전체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계획을 갖고 있다.

“의료를 필요로 하는 노인뿐만 아니라 덜 필요로 하는 노인에게도 체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요양원을 갖추고, 병원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가정간호사업을 하는 등 연계된 노인건강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고 꼭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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