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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물에서 나올 줄을 모릅니다
아이들은 물에서 나올 줄을 모릅니다 ⓒ 박미경
화순을 지나 남면 장전유원지에서 동복방면으로 10여분간 더 가면 동복천을 낀 연둔리 마을이 나온다. 연둔리 마을 주변엔 수령이 50년에서 200년은 족히 된 왕버들나무, 서어나무 등이 700여미터정도 주욱 늘어서 있다. 약 1600년경에 사람들이 마을을 지키고자 만든 이른바 '숲정이'다. '마을을 지키는 숲'이라는 의미를 지닌 순우리말이다.

동복 연둔리 숲정이의 모습, 울창한 나무들이 장관입니다
동복 연둔리 숲정이의 모습, 울창한 나무들이 장관입니다 ⓒ 박미경
숲정이는 200그루가 넘는 나무들이 동복천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많기에 나무에서 뿜어내는 향기 또한 진하며 울창한 수풀은 향토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워 깊은 산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숲정이 안에 있는 예쁜 사진관-신랑신부가 웨딩촬영하는 곳이라고 마을 할머니가 알려주었습니다
숲정이 안에 있는 예쁜 사진관-신랑신부가 웨딩촬영하는 곳이라고 마을 할머니가 알려주었습니다 ⓒ 박미경
그 아름다움 때문에 주말이면 웨딩촬영을 나오는 예비신랑신부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간 지난 주말에도 한쌍의 선남선녀가 푸르름 가득한 숲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고 있었다.

숲정이 안에 있는 아름드리 고목
숲정이 안에 있는 아름드리 고목 ⓒ 박미경
동복천을 가로질러 연둔리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면 짙은 녹음을 자랑하는 나무들이 푸른 향기를 뿜으며 우리를 반긴다. 매미들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귀가 멍멍해질 정도다. 연둔리 앞에는 1500년경에 만들어졌다는 '둔정보'가 있다. 물살이 약하고 수심이 어른 허리 정도밖에 안해 아이들과 시원한 여름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몰린다.

긴긴 땅속 생활을 끝내고 매미가 허물을 벗었습니다
긴긴 땅속 생활을 끝내고 매미가 허물을 벗었습니다 ⓒ 박미경
수중보 위쪽은 어른의 허리 정도 깊이지만 수중보 아래는 어른키를 훌쩍 넘는 곳도 있어 장비를 갖추고 스킨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이들도 볼 수 있다. 또 수중보 아래를 흐르는 여울은 물이 맑고 종아리 정도 밖에 안차 어린아이들이 튜브를 타고 혹은 털썩 주저앉아 물 속에서 더위를 피하기에 제격이다.

물속에서 자라는 풀(?)사이에 노란 꽃이 피었습니다
물속에서 자라는 풀(?)사이에 노란 꽃이 피었습니다 ⓒ 박미경
둔정보 주변엔 하천 가장자리를 따라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어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시원한 그늘 아래서 따가운 햇볕을 피해 나른한 오수에 잠길 수도 있다. 수면 위를 직접 가려주는 그늘이 없어 아쉽지만 이것이 둔정보에서의 물놀이를 더욱 즐겁게 해주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따가운 햇볕에 따스해진 물은 찬기가 어느 정도 가셔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오랜 시간 물속에서 놀아도 몸의 온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물길을 따라 서늘한 물줄기가 흐르는 곳도 있고 따스하게 고여 있는 곳도 있어 이를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적당한 시원함과 나른함이 어우러져 반신욕을 하는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수중보 아래선 낚시와 다슬기 잡이가 한창입니다
수중보 아래선 낚시와 다슬기 잡이가 한창입니다 ⓒ 박미경
오후 5시가 지나면 맑은 물에 사는 다슬기들이 슬금슬금 기어나온다. 이때부터 물놀이를 하던 사람들은 얼굴을 수면 위로 최대한 가까이 대고 너도 나도 다슬기를 잡는다. 부지런한 사람은 한 끼니는 거뜬히 먹을 정도의 양을 잡기도 한다.

남혁이는 아빠와 물놀이 하는 것이 마냥 신이 납니다
남혁이는 아빠와 물놀이 하는 것이 마냥 신이 납니다 ⓒ 박미경
졸졸 흐르는 하천에서 가족들과 시원한 물놀이도 즐기고 울창한 숲정이에서 매미소리를 들으며 산림욕도 즐기고 숲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동복 연둔리 숲정이! 올 여름을 동복천의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하심은 어떨는지.

참 숲정이와 둔정보 주위엔 유난히도 잠자리가 많다. 아이를 동반한 부모라면 잠자리채를 꼬~옥 준비해 간다면 아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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