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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땄어요"
"이만큼 땄어요" ⓒ 우리안양
안양의 유일한 자연부락, 안양시 동안구 관양1동 간촌 마을로 향하는 길목은 빽빽한 소나무 숲이다. 사방천지가 싱그러운 녹음이고 탁트인 대자연으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평촌에서 승용차로 10분 내외의 거리에 이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형적인 농촌의 풍광이 고스란히 숨어 있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진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청정지역인 마을은 온통 채소와 과일밭이다.

체험 학습장인 '완숙 찰 토마토 농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하얀 장다리꽃 위, 나비 떼의 안무가 평화롭기만 하다. 옥수수 대를 휘감아 메꽃이 자태를 뽐내고, 가지, 호박, 강낭콩 꽃이 잃었던 향수를 자극한다. 넓죽한 머위 잎사귀와 익모초가 무성한 잡초 속에 숨어 있어 가슴부터 설레게 한다.

즐비한 비닐하우스가 온통 토마토 농장이다. 무더운 열기가 후끈한 일요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농장 안에서 술렁댄다. 이랑 사이로 달짝지근한 토마토 특유의 내음이 솔솔 풍긴다. 어른들의 키만큼 훌쩍 자란 토마토의 줄기와 잎사귀에는 부드러운 솜털이 숭숭 나 있었다.

토마토는 뿌리 부분부터 탐스럽게 주렁주렁 붉게 익어가고 있었다. 잘 익은 토마토 하나를 뚝~ 따서 셔츠에 쓱쓱 문질러서 한 입 베어 물었다. 강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하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토마토는 덜 익은 것을 수확 하지만, 밭에서 완전히 익은 토마토는 그윽한 풍미부터 다르다.

아이들의 이마와 콧잔등에는 금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아빠! 나도 이만큼 땄어요."

의기양양하게 자랑하는 아이가 딴 토마토 꼭지마다 수액이 묻어난다. 금세 아이들의 손에 든 비닐봉지와 어른들의 바구니에는 잘 익은 토마토가 가득하다. 평촌 공작, 부영아파트에서 온 김승미(38세)씨는 "전단 지를 보고 초등학교 아들(2. 3학년) 형제와 함께 체험학습을 왔다"고 말했다.

토마토가 탐스럽습니다.
토마토가 탐스럽습니다. ⓒ 우리안양
아이들은 나비가 자유롭게 날고, 개구리가 펄쩍펄쩍 뛰는 현장학습이 신기한지 앞서서 뛰어간다.

토마토를 따기 전, 중석농장 김중석씨는 "꼭지 부분을 바싹 잘라 주세요. 그래야 토마토끼리 부딪히는 상처가 없어요."라며 손 가위와 바구니를 나눠준다.

하루 전, 전화로 신청하면 체험학습에 참가 할 수 있다. 주말이나 성수기 때는 학원에서 단체로 오기도 하고,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루 50여 세대가 찾고 있다고 한다.

개인이 수확한 물량은 시세가 변할 수도 있지만, 1kg에 25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관양동에서 출생, 농사일로 잔뼈가 굵어진 김중석씨는 "토마토 맛은 더울 때가 최고지요. 단계별로 심었기 때문에 9월 초순까지 수확이 가능해요." 라고 말한다. 6년째 비닐하우스 5000평에 토마토를 재배하게 된 것은, 주변에서 점점 체험학습의 호응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천혜의 맑은 공기, 자연 속에서 자란 이 곳의 토마토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한약 찌꺼기를 톱밥과 섞어 1년 이상 발효시켜 생산한 유기 농이기 때문이다.

토마토 뿌리부분 검은 비닐 밑에 호수가 장치되어 하루 한번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관악 초등학교 뒤편, 들 마루 원두막에는 솔솔 부는 자연 바람이 마음까지 서늘하게 한다. 인덕원에서 토마토를 사러 왔다는 한 주민은 "여기 토마토 같은 맛은 어디에도 없어요"라고 극찬했다.

토마토를 배달시키면 맛보기 상추나 풋고추 한 움큼을 덤으로 넣어 주는 훈훈함도 인기다. 무료시식은 기본이고, 등외품은 덤까지 주는 풍성한 인심으로 입 소문이 나서 서울, 수원에서도 이곳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 마을에는 중석농원 외에도 15가구가 토마토를 심고 있다.

안양시에서 지원한 동네 원두막에는 철 따라 생산되는 토마토와 포도, 노지 열무, 파, 상추, 고추, 호박잎 등 값싸고 싱싱한 농산물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상설 직거래장터가 운영되고 있다.

맛있게 토마토를 먹는 아이들.
맛있게 토마토를 먹는 아이들. ⓒ 우리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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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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