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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군격려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우리는 국군을 믿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성조기를 들고 있다.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국군격려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우리는 국군을 믿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성조기를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육해공군대령연합회, 자유시민연대,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우익단체들로 구성된 '반핵반김정일국권수호국민협의회'(운영위원장 서정갑·아래 국민협의회)는 23일 오후 2시 광화문 동화빌딩 앞에서 '국군격려 국민대회'를 열었다.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왼쪽)이 23일 국군격려국민대회에 참가했다.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왼쪽)이 23일 국군격려국민대회에 참가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총 3부에 걸쳐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는 "간첩출신 조사관을 채용한 의문사원회의 현역장성 조사, 북한의 NLL 침범 관련 노무현 대통령의 군 질책, 휴전선의 대북방송 중단 등으로 군의 사기가 저하될 것을 우려"해 준비됐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대부분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인 1천여명(경찰추산, 주최측 5천명)의 참가자들은 '김정일 하수인 친북세력 온 국민이 심판하자', '국민잡고 국군잡고 대한민국 비트는 NO무현 대통령', '좌파없는 우리나라 우리나라 좋은나라', '송두율 무죄판결 국민은 분노한다', '간첩과 빨치산을 민주화 투사로 둔갑시킨 의문사위 해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노 대통령과 정부, 의문사위 등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월간 조선 구독은 애국의 한 표현입니다"

이날 행사장 근처에 설치된 '월간조선' 판매대에 적힌 문구다. 판매대 근방에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도 나와 있었다. 또 그 옆으로는 2~3명의 관계자가 나와 책상을 놓고 의문사위 해체 1천만서명운동을 벌였다. 북한의 인권 유린을 고발하는 카드전도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 정부, 노무현 규탄대회' 그 자체였다. 무더운 날씨인데다 참가자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그 열기가 더해졌다.

"우리나라 공산화 길 들어섰다"

대통령 영부인 학벌비하 파문의 주인공 송만기씨의 사회로 진행된 사전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사나이로 태어나서', '전우여 잘 자라' 등의 군가를 부르며 행사를 준비했다. 이어 안승춘 베트남참전전우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계속된 2부에서는 우익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서정갑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남·북의 반역 세력들이 작동해 안전을 책임지는 국군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쿠데타가 조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김상철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지금 공산화의 길에 들어섰다. 대남공작 지휘부에서 그 시간의 완급만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지휘 조정하는 자는 김정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승리를 확신한다.

첫째,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공산화될 위험이 생기면 가만히 있지 않고 궐기할 것이다. 둘째,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권위주의에 거부하지만 집단주의를 배격하기 때문에 김정일의 수령독재를 배격한다. 셋째, 공산화라는 거짓이 우리의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 국제사회가 존재하고 우리가 그 일원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공산화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려는 우리 군과 우상숭배를 인정 않는 교회가 있다. 대한민국을 하나의 지방정부로 하고 저 북을 또 다른 지방정부로 하는 북한식 연방제가 되면 국민들은 모든 저항권을 행사할 것이다. 김정일 수령 독재를 종식시키자."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이 23일 국군격려국민대회에서 현정부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지만원 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장이 23일 국군격려국민대회에서 현정부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현 정부 빨갱이 행진은 패잔병의 마지막 발악"

지만원(사회발전시스템연구소) 소장은 "현정부의 빨갱이 행진은 패잔병의 마지막 발악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주눅들지 말고 눈여겨본 빨갱이에 침 뱉고 따귀 때리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한식 목사(대한민국안보와 경제살리기 국민운동본부장)는 "월드컵에서 국가대표가 자기 나라 골대에 골을 넣는다면 그 팀은 해체돼야 한다. 목적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의문사위는 민주주의를 더 진보, 발전시키기 보다 오히려 역사의 정통성을 훼손했기 때문에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온 민병돈 전 육사 교장은 "얼마 전 서해에서 우리 군이 북괴군을 혼내서 쫓았는데 김정일이 화났다고 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있나?"라며 "우리 군이 김정일 기쁨조인가. 우리 군은 좌익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김정일 손 안대고 코풀려 하는데 이를 꼭 밝혀달라"

일반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채워진 2부는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단상에 선 시민들 역시 군의 사기저하와 노 대통령의 발언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23일 오후 국군격려국민대회에 군복을 입고 참가한 이들이 대회 시작에 앞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23일 오후 국군격려국민대회에 군복을 입고 참가한 이들이 대회 시작에 앞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1999년에 탈북했다는 김아무개씨는 "지난 99년과 2002년 서해교전 등에서 한국군인을 살해하거나 부상을 입힌 북의 장교들은 북에서 훈장을 받고 영웅칭호를 받았다"며 "하지만 얼마 전 서해에서의 교전 뒤, 국군을 처벌한다는 보도를 보고 이상했다. 북한의 지휘관은 흐뭇한 표정으로 훈장을 받으려고 할 텐데 왜 우리 군이 처벌받아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 좋은 나라를 만들어준 분들은 여기 앉아있는 노병들 때문이고, 김일성을 이기고 이 나라 지켜준 분들도 여러분들"이라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민종선 백호부대 전우회 회원은 "젊은이들이여, 우리 노병이 바라는 것은 큰 게 아니다"라며 "제대로 된 민주주의와 잘 사는 나라를 보고 눈감았으면 하는 것이다. 도와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한 노인은 취재수첩을 든 기자에게 다가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자지? 이거 기사화 되나? 꼭 밝혀내야 해. 지금 김정일은 손 안대고 코 풀려 하고 있어. 이러다가 우리 적화통일 되는 거야. 이거 알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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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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