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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회는 9일 제133차 1차 정례회를 열어 제4대 하반기 의장단,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했다.
광주광역시의회는 9일 제133차 1차 정례회를 열어 제4대 하반기 의장단,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했다. ⓒ 광주광역시의회 제공

광주광역시의회 하반기 의장에 반명환(민주당·북구) 의원이 선출됐다.

광주시의회는 9일 제133회 1차 정례회에서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제4대 시의회 하반기 원구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결과 총 19명의 의원중 10명의 지지를 얻은 반명환 의원이 9명의 지지를 얻은 김용억(열린우리당·북구) 의원을 1표차로 제치고 의장에 선출됐다.

부의장에는 이정남(민주당·광산구), 서채원(민주당·남구) 의원이 선출됐으며, 운영위원장에는 유재신(민주당·광산구) 의원, 행정자치위원장에는 최영호(민주당·남구) 의원, 교육사회위원장에는 김순례(민주당·비례) 의원, 산업건설위원장에 손재홍(민주당·동구) 의원이 당선돼 민주당이 하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모두 차지했다.

이날 정례회에서 신임 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임시의장으로 뽑힌 강박원 의원은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벌어졌던 경쟁을 의식한 듯 "후반기 원구성 선거를 앞두고 의회 분위기가 너무 경직돼있다"며 "시민의 봉사자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반 의원 당선은 의외의 결과

광주광역시의회 제4대 하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반명환 의원
광주광역시의회 제4대 하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반명환 의원 ⓒ 광주광역시의회 제공
19명 중 1명이 과반수 지지를 획득할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교황 선출방식'으로 진행된 의장 투표 결과, 반 의원이 10명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것으로 발표되자 본회의장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애초 이번 의장 선출은 신이섭(민주당·동구), 김용억 의원의 2파전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반기 의장 당선자로 반 의원의 이름이 호명된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선거전날인 8일만 해도 19명의 의원 중 김용억 의원이 9명, 신이섭 의원이 9명을 확보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명확한 의사표명을 하지 않은 반명환 의원이 김용억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민주당 소속인 반 의원이 열린우리당 김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후반기 의장선거 때 자신을 지지하기로 했던 민주당 모 의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이적행위'가 예상됐기 때문.

지난 17대 총선에서 광주지역 국회의원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던 민주당으로선 시의회 의장직마저 뺏긴다면 치명적 타격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의장선거 패배가 예상된 민주당은 8일 밤 다급하게 움직였다. 결국 유력한 의장 후보였던 신이섭 의원 대신 반명환 의원을 의장후보로 내세워 반 의원의 '천금'같은 1표를 확보해 광주시의회 의장직을 민주당이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이변의 주인공인 반 의원은 당초의 표심을 바꾸고 당선된 데 대한 어색함을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반 의원은 당선 직후 본회의장에서 한 인사말을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반 의원은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지만 4대 하반기 의회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선거후유증으로 정파간 갈등 우려

이번 선거결과로 하반기 광주시의회 기상도는 민주당 '맑음', 열린우리당은 '흐림'으로 나타나게 됐다.

광주시의회 하반기 원구성에서 민주당은 의장과 부의장 2석을 차지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시의회 의장 선거 직후 진행된 부의장단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이정남(광산구), 서채원(남구) 의원이 나란히 당선됐다. 2차투표까지 간 부의장 선거에서 두 당선자가 얻은 표는 모두 10표. 12명의 민주당 소속 시의원 중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이 굳게 뭉친 결과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낙관했던 의장 선거 패배에 이어 2석의 부의장직은 물론, 운영·행정자치·교육사회·산업건설위원회 등 4석의 상임위원장도 차지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19명의 시의원 중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이 6명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수적 열세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가능하지만, 내막은 그렇지 않다.

의장 선거를 주축으로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 4석을 놓고 진행되는 하반기 원구성에서 열린우리당 김용억 의원은 과반수의 지지자를 확보해 열린우리당의 숫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민주당의 총력전으로 인해 열린우리당의 하반기 원구성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 3월 이후 광주시의회는 사상처음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교섭단체등록을 함으로써 양당 구도가 성립됐지만 당색을 내세운 불협화음은 크게 부각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후유증이 당파간 대립을 격화시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반기 원구성 선거에서 참패한 광주시의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성명을 발표해 "원구성 전체를 민주당에서 독식하면서 과연 이것이 상생과 화합을 통한 시민복리증진에 앞장서야할 의회의 모습인지 묻고싶다"며 "향후 의정활동이 다수당의 싹쓸이 배분으로 인해 획일적 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주당의 처사를 비난했다.

교황식 선출방법 개선 목소리 높아

제4대 광주시의회 하반기 의장 선거 결과는 시의회 의장 선거방식인 '교황 선출방식'에 대한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감투'를 둘러싸고 의회의 과열경쟁과 불협화음을 막아보자는 취지로 교황선출방식이 도입됐지만, 정치적 거래에 의한 담합의 온상으로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

광주 YMCA와 목포 경실련, 한국청년연합회 목포지부 등 광주전남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방의회 의장을 선출하는 교황선출방식을 비판하는 한편, 이의 시정을 촉구했다. 광주 YMCA는 "광주 시의회 및 5개 구의회 의원들 중 67%의 의원들이 '의장단 구성방식인 교황 선출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답변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목포 경실련과 한국청년연합회 목포지부는 성명을 통해 "현행 교황 선출방식은 입지를 밝힌 의원의 정책 등을 (의회) 구성원들이 공유하지 못한다"며 "후보등록과 공개적인 정견발표, 토론 등을 통해 합리적 절차에 따라 의장이 선출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시의회 의장단 선거의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시민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시의회 의장이 선출됐는지 의아해할 것"이라며 "시의원들은 무슨 기준으로 투표를 했는지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사무처장은 "시의회가 19명이라는 적은 수의 의원으로 구성돼서 의장단 선출방식의 대안모델을 찾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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