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입원사실확인서
입원사실확인서 ⓒ 박연규
직원에게 더 물어보려 했지만 별다른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집으로 그냥 돌아왔다. 보험회사에 확인해 보니 아이가 입원한 건에 대해 3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한다. 청구서류에는 진단서나 입원사실확인서나 상관은 없지만 입원일자와 병명이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되어 있었다. 내가 "진단명이 누락되어 있다"고 하자 "추가로 기재할 경우 병원 직인이 찍혀야 한다"고 했다.

나는 입원사실확인서에 진단명이 기입되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 다른 병원은 입원사실확인서에 진단명이나 수술명을 기재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당 대학병원 민원실에 전화를 했다.

"왜 다른 병원은 입원사실확인서에 진단명을 기재해 주는데 그 병원은 기재해 주지 않나요?"

민원실 직원은 대학병원과 같은 3차의료기관은 원래 입원사실확인서에는 진단명을 기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우리 나라에는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이 있다. 1차의료기관은 동네 의원이나 보건소 등이고 2차의료기관에는 00병원이라고 불리는 일정한 진료 과목과 병실, 인력을 갖춘 병원이 여기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3차의료기관은 대학병원과 대형 병원이다.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도청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3차의료기관이 발행하는 입원사실확인서에는 진단명을 기재할 수 없는 것이 법제화가 된 것인지 아니면 병원 자체적인 규정인지 문의했다. 담당 공무원은 대답을 곧바로 하지는 않았고 확인하고 전화주겠다는 말을 했다.

얼마 후, 나는 대학병원 원무과장에게 전화를 받았다. 도청 공무원이 그쪽으로 전화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빠른 회신에 조금은 놀랐다. 나는 다시 입원사실확인서에 추가로 진단명을 기입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원무과장은 다른 의료기관과의 형평성과 내부적인 이유로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이런 문의가 많이 들어오지만 어쩔 수 없다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단명은 기재할 수 없다고 입원사실 확인서 아래에 적혀 있다.
진단명은 기재할 수 없다고 입원사실 확인서 아래에 적혀 있다. ⓒ 박연규
입원사실확인서에 병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지금 이 시간에도 사람들은 돈을 내고 진단서를 발급받고 있다. 진단서를 발급 받던 어느 보호자는 "병원 돈 버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며 돌아서며 쓴 소리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은 "입원사실확인서가 여관에서 발급하는 증명서냐, 왜 병명을 기재하지 않느냐"는 말로 꼬집었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긴 하지만 병원비는 서민들에게 많은 부담이 된다. 거기에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진단서 발급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은 부당한 것이다. 입원사실확인서에 어떤 이유로 입원을 했는지를 기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3차의료기관이란 이유로 입원사실확인서에 진단명을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어느 보호자의 말처럼 입원확인서가 진단서와는 달리 무료 발급이기 때문이 아니기를 바라며 서민들을 위해 하루 빨리 입원사실확인서가 제 노릇을 하기를 바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