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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반대' 강철민 이병 일주일째 단식농성


지난해 11월 군인 신분으로 휴가를 나와 파병반대 선언을 한 뒤 부대 복귀를 거부한 강철민(24·대구가톨릭대 3년 휴학)씨.

마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강씨가 고 김선일씨가 숨진 지난 22일부터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파병반대' 의지 하나만으로 감옥을 선택한 강씨이기에 이번 단식투쟁 역시 남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

29일 오후 강씨의 친구와 선배 등 3명과 함께 마산교도소를 찾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교도소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이미 강씨의 단식투쟁이 외부로 알려진 상황이라 일행을 대하는 교도관들의 태도는 상당히 굳어 있었다. 만나는 교도관들마다 "단식을 풀도록 강씨를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

교도관들의 시선을 받으며 30여 분을 기다린 끝에 강씨를 면회하게 되었다.

창문 하나 없는 좁은 공간. 햇빛 한 줌 없이 형광등 조명만 비추는 면회실에 파란 죄수복을 입은 강씨가 링거 주사를 맞고 앉아 있었다. 시커먼 쇠창살과 뿌연 이중유리 때문에 강씨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강철민씨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철학과에 다니던 강철민씨는 지난 2003년 7월 입대해 전라남도 장성에 모 부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했다.

같은 해 11월 위로 휴가를 나와 '노무현 대통령께 드리는 이등병의 편지'를 쓴 뒤 파병반대 농성을 벌이며 부대 복귀를 거부해 2003년 1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경기도 이천 육군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 3월 고등군사법원(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된 뒤 불명예 제대해 지난 5월 6일부터 마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 오늘로 벌써 8일째 단식하고 있는데 몸은 어떤가.
"28일부터 링거 주사를 맞고 있지만 보다시피 건강하다. 안에서 혼자 단식을 하려니 답답하지만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파병반대에 힘을 쏟고 싶었다."

- 부모님도 단식 소식을 아는가.
"교도관들이 그동안 단식을 그만두라고 계속 설득을 했고 부모님께도 연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머니께 면회를 오라고 했다던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이미 부모님께 내 의지를 말씀드렸고 지금은 믿고 지켜봐주시는 상황이다."

- 지금은 병사에 있다던데.
"그저께까지 감옥에 있다가 어제 병사로 옮겼다. 교도소측에서 아침에 단식을 풀라며 죽을 줬지만 계속 물과 소금으로 버티고 있다. 감옥에 있을 때는 '소리통'이라고 해서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라'고 구호를 외쳤지만 지금은 병사에 있어 잠시 중단하고 있다."

- 밖에서 뒤늦게 알고 많이 걱정하고 있다. 어떻게 단식투쟁에 들어갔나.
"김선일씨의 피랍 소식을 듣고 단식투쟁을 할 생각이었다. 최대한 빨리 시작하려고 했는데 22일 김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일 이유가 없어 바로 단식에 돌입했다. 그 뒤에 동료에게 편지를 썼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투쟁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힘이 났다."

- 언제까지 할 것인가.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하겠다고 딱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무기한으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할 생각이었다. 밖에 있는 동료들이 어떻게 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내 의지대로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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