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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교수 재임용거부 무효소송 승소' 기자회견
'김동우 교수 재임용거부 무효소송 승소' 기자회견 ⓒ 세종투위
세종대 교내에 세워지는 조각품인 '모자상'을 "팔등신으로 고치라"는 이사장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 계기가 돼 교수 재임용에 탈락한 김동우 세종대 전 회화과 교수가 고등법원에 항소한 '재임용거부 무효확인 등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9일 서울고등법원 409호에서 열린 선고심(사건번호: 고등법원 특별6부 2003누 4494)에서 이동흡 부장판사는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인 김동우 교수의 승소를 선고하였다.

김동우 교수의 교문 앞 1인시위 장면
김동우 교수의 교문 앞 1인시위 장면 ⓒ 세종투위
2001년 2월 김동우 교수가 세종대 교문 앞에서 재임용탈락에 항의하며 1인 시위를 하기 시작한 지 꼭 2년 반째가 된다. 그 동안 김동우 교수는 교문 앞에서 홀로 외로이 2년 동안 1인 시위를 계속해왔다.

지난 2월 10일 재학생과 졸업생, 해직교수, 교수노조, 민교협 등 교수단체와 시민단체가 결합하여 '세종대재단퇴진과 김동우교수복직투쟁위원회(이하 세종투위)'를 결성하고 김동우 교수지지 1인시위와 교내 천막농성을 시작해 6월 9일 68번째 1인 시위와 천막농성 68일을 맞았다.

4월29일의 교육부특별종합감사촉구 집회 장면
4월29일의 교육부특별종합감사촉구 집회 장면 ⓒ 세종투위
'세종투위'는 김동우 교수의 복직뿐만이 아니라 세종대 민주화를 위하여 세종대 재단비리를 교비 유용과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2004년 2월 10일)하고 재단퇴진운동을 벌여왔다.

지난 4월 29일과 6월 4일, 두 차례에 걸쳐서는 교육부의 세종대특별종합감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고, 교육부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1인 시위를 벌여왔다.

'김동우 교수 재임용거부무효소송 승소기자회견'에서 사회를 하는 정재경 총학생회장
'김동우 교수 재임용거부무효소송 승소기자회견'에서 사회를 하는 정재경 총학생회장 ⓒ 세종투위
9일 고등법원에 승소함으로 김동우 교수는 2학기부터 복직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학교측은 대법원에 항소할 것인지, 즉각 복직을 결정할 지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세종대 설립자인 주영하 최옥자 부부는 아들인 주명건 이사장의 비리를 2003년 12월에 동부지방검찰청에 고발하여 조사가 종결되고 기소여부만 남겨진 상태다.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의 경과보고를 하는 박춘노 '세종투위'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의 경과보고를 하는 박춘노 '세종투위' 위원장 ⓒ 세종투위
9일 오후 2시 세종대 천막농성장에서는 '김동우 교수의 재임용거부 무효소송 승소 기자회견'과 '승소 축하파티'가 열렸다.

세종투위 박춘노 위원장은 그 동안 투쟁의 경과보고를 마친 후 "사학의 민주화에 세종대의 민주화 의미는 크다"며 "이번 법정에서의 승리가 사학 비리를 척결하고 교육민주화를 앞당기는 길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동우교수재임용거부무효소송 승소 기자회견에서 '세종투위'의 판결에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황철민 감독(마이크)
'김동우교수재임용거부무효소송 승소 기자회견에서 '세종투위'의 판결에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황철민 감독(마이크) ⓒ 세종투위
김동우 교수는 승소 판결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감회를 밝혔다.

"오늘 기쁩니다. 이러한 기쁨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저는 재임용탈락에 대해서만 투쟁한 것이 아니라 세종대의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억울한 부당한 처우 받는 것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투쟁하였습니다.

완전한 승리는 복직이 아니라 복직을 통해서 세종대 민주화를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그 동안 2년 반 동안의 한바퀴 움직임 보람되고 기뻐, 이런 일 경험하면서 우리 사회가 발전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비민주적인 요소가 점점 개선되고 있다는 것 재판을 통해 느꼈습니다. 이제부터가 세종대 민주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축배를 들며 활짝 웃는 김동우 교수(맨 오른쪽)와 해직교수인 응용통계학과 이원우 교수(맨 왼쪽)
축배를 들며 활짝 웃는 김동우 교수(맨 오른쪽)와 해직교수인 응용통계학과 이원우 교수(맨 왼쪽) ⓒ 세종투위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 과정을 담아 세종대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영화 <팔등신으로 고치라굽쇼?>의 황철민 감독은, "오늘의 승소 판결은 김동우 교수가 옳았다는 것을 공포하는 것이며, 한국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며, 한국 사회의 면역체계가 서서히 가동되는 것 확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고 말했다.

축배를 드는 김동우 교수, 황철민 감독, 박춘노위원장
축배를 드는 김동우 교수, 황철민 감독, 박춘노위원장 ⓒ 세종투위
1학기가 곧 끝나고 향후 투쟁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세종투위는, 국회의원 및 각계인사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교육부의 특별종합검사와 세종대비리 고발에 대한 공정한 검찰 수사가 이루어져 세종대 재단비리 척결과 민주적인 재단구성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등법원 승소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김동우와함께하는사람들'
고등법원 승소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김동우와함께하는사람들' ⓒ 세종투위
기자회견이 끝난 후 재학생과 졸업생, 해직교수, 교수단체 등 김동우 교수의 고등법원 승소를 축하하러 온 사람들은 김동우 교수와 축배를 들며 천막농성장 잔디밭에서 축하 파티를 하며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기쁨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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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교수님의 복직 길이 열림에 대하여'
세종투위, 판결에 대한 입장 전문

▲ 김동우 교수의 1인시위를 그린 걸개 그림
ⓒ세종투위
김동우 교수의 재임용 탈락 무효 확인 소송의 승소 판결은 우리들의 척박한 환경에 내린 단비와 같다. 서울대 김민수 교수의 승소 판결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이긴 하지만, 세종대 재단퇴진 투쟁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 쾌거이기에 재판부의 판결에 감사한 마음 각별하다.

널리 알려진 대로 김교수의 모자입상에 대한 주명건 이사장의 수정 요구로부터 촉발된 김동우 교수의 재임용 탈락은 한 개인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세종대학교 재단의 전횡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거대한 괴물 앞에서 외롭고 긴 싸움을 해 오며 김 교수가 겪어야만 했던 갈등과 고충과 희생이 승소만으로 보상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그의 굳건한 의지와 그의 강건한 의식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동참해 준 동료, 학생들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주위의 시선이나 비아냥을 마다하고 옳은 길을 위해 손잡아 준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세종대학교의 현실을 보면, 승리감에 도취해 있을 시간이 없다. 이제 막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다. 특히, 재단의 주영하/최옥자 부부가 장남인 주명건 이사장을 고발한 사건의 기소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들은 우리들의 역량을 최대로 모아야 한다.

많은 대학 구성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모르고 있고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를 또한 모르고 있기에 우리는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다같이 손잡고 한배에 올라 세종대학교가 몇 사람의 손아귀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수십년 동안 계속되어온 세종대의 민주화운동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아! 세종대학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릴 날을 준비하며 오늘의 기쁜 눈물을 훔쳐 내자.

2004. 6. 9.

세종대 재단퇴진과 김동우교수복직 투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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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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