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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씨
김종진씨 ⓒ 권윤영

다도강사, 동화작가, 시낭송가 1인 3역을 해내며 맹활약을 펼치는 김종진(39)씨.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는 뒤늦게 자신이 하고 싶던 일을 찾았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가 묻어나는 것은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다도를 시작한 것은 9년 전, 작은아들이 두 살 때였어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지식만 가르치려고 하지 인성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뿐 아니라 제 자신 역시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기본적인 예절과 다도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절’, ‘다도’하면 고루하다는 생각이 지배적. 하지만 그녀는 다도에 매료됐다. 현재는 유치원, 중학교 등지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도 수업을 진행한다. 10여년을 다도와 함께 보낸 세월이지만 그녀는 “다도가 아니라 단지 차를 즐기는 것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지난해 한국다도협회에서 운영하는 다문화대학원 다도 최고과정을 마친 후에도 차 공부는 계속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품었던 문학에 대한 꿈을 이룬 것도 아이들을 키우면서부터다. 여성회관 문예 강좌를 듣고 틈틈이 글을 쓰면서 동화로 문단에 등단한 것. 동화로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문득 떠올려지는 생각을 수시로 메모하는 그녀가 글을 쓰는 시간은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시간. 좋은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낮에는 다도강사와 시낭송가, 글쓰기 지도교사로도 바쁘게 활동하는 그녀가 오로지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요즘은 바빠서 습작할 시간도 없어요. 다행인 건 다도나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아이들에게 소재를 많이 얻고 있답니다. 생각이 고정돼 있는 어른보다 순수한 아이들에게 배울 게 더 많거든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할머니 됐을 때는 유명한 동화작가가 되고 싶어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그녀. 옷의 대부분이 한복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그녀. 옷의 대부분이 한복이다.

야무진 꿈을 이야기하는 그녀. 어찌 보면 다도와 문학은 뗄 수 없는 관계인 것도 같다. 시낭송가로도 활동하는 그녀는 차를 우려내는 그 시간, 낭랑한 목소리로 시를 낭송하곤 하는 것이다.

시낭송 개인지도까지 맡고 있는 그녀는 일주일에 한번 충남 공주로 아이들에게 시낭송을 가르치러 간다. 처음에는 바쁜 일상 속에 공주까지 간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그 하루가 그토록 기다려질 수가 없다.

“공주 가는 길이 정말 아름다워요. 강이며 산이며 갈 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느낀답니다. 벚꽃, 진달래, 개나리가 차례차례 피었다가 어느 날 가보니 다 지고 연한 초록빛으로 물드나 싶더니 지금은 녹색이에요.”

집안일 하랴, 다양한 활동하랴 얼마 전에는 과로로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하지만 든든한 후원자인 남편과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은 그녀가 또다시 힘을 얻는 원천이다.

문학의 꿈을 키웠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람들 앞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동화작가, 시낭송가로 활동하고 있으니 어느덧 어린시절의 꿈을 이룬 셈이다. 여기에 다도강사까지 세 가지 중 어느 것에 가장 애착이 가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글쎄요. 좋아하는 크기가 다 비슷비슷 해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만 확실한 건 계속 뭔가 배우고 느끼며 살지 않고, 집에만 있었으면 오히려 힘들었을 것 같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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