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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 17일 참여연대 강연에서 '조선노조' 강연 파문과 관련, 해명을 하고 있다.
ⓒ 참여연대 제공

"안티조선운동을 지지한다, 안티조선운동에 위배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안티조선운동은 저만 아니라 민주노동당도 앞으로 계속 지지해갈 것이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 <조선일보> 노조 강연을 둘러싼 세간 논란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안티조선'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하지만 '조선노조 강연'에 대해 실망한 안티조선 소속 회원들의 매서운 질타에 노 총장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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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 전문]<조선노보> 뼈아픈 얘기는 최소화, 곁가지 덕담은 뽑고


노 총장은 17일 저녁 서울 안국동 참여연대 2층에서 열린 '진보정당의 원내진출과 정치개혁'이라는 주제의 강연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100여명의 청중이 강의실을 꽉 채운 가운데 진행된 이날 강연의 핫이슈는 민주노동당 자체보다 '안티조선'으로 옮겨졌다.

참석자들은 이틀간 파문을 일으켰던 노 총장의 조선노조 강연과 관련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거부라는 당 방침을 어긴 것은 아닌지 ▲조선일보 노조를 정상적인 노조로 볼 수 있는지 ▲'30년 독자''최고품질' 등 조선노조 강연 발언의 진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잇따라 질문했다.

이날 강연에는 '조선일보 바로보기 시민모임'과 '참언론 새로운 세상'(참새넷, www.chamse.net) 등 안티조선운동 단체 회원 20여 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안티조선운동' 취지와 조선일보의 문제점 등을 적극 설명하면서 노 총장 해명을 쉽게 수긍하지 않았다.

특히 노 총장이 "어느 누구도 조선일보를 봐서는 안된다라고 얘기해준 사람이 없다, 조선일보 보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자 한 시민은 "일반 시민도 아는 걸 당선자가 어떻게 모르는가, 조선 강연 얘기를 듣고 피눈물이 났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안티조선' 공방이 40여분 계속 되자 일부 참석자들이 "그런 얘기는 그만 하자"고 반발, 한때 청중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조선노조 강연, 조선 인터뷰 거부와 관계 없다"

노 총장은 먼저 안티조선운동에 대한 자신과 당 차원의 지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해명을 시작했다. 이어 노 총장은 "조선노조 강연과 민주노동당의 조선 인터뷰 거부 방침과는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인터뷰 거부 외에 취재나 강연까지 거부하라는 방침이 세워진 적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조선노조 강연은 당론 위배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노 총장은 조선노조의 적격성 시비와 관련, "정상적인 노조로 볼 수 없다"면서 안티조선측 지적에 동의했다.

노 총장은 조선노조 강연이 '조선 인터뷰 거절'에서 발단된 것이라고 밝혔다. 3개 이상의 조선일보 매체와의 계속되는 인터뷰 거절 속에서 '조선일보에 할 말이 많은 사람'이라고 답한 게 알려지면서 조선노조에서 초청하게 이르렀다고 전했다. 노 총장은 그 요청에 흔쾌하게 응한 사실과 함께 사전 (내부) 논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노 총장은 조선노조에서 ▲조선일보는 변해야 한다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의 신문개혁·언론개혁에 대한 입장 등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언론개혁 관련, 노 총장은 "민주노동당이 조선일보 사옥에 들어가 선전포고한 셈"이라고 표현했다.

노 총장은 애초부터 공개 강연을 요구, 공개를 전제로 한 발언이었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나 <조선노보> 강연 기사에 대해서는 "조선일보에 아픈 얘기는 최소화하고, 앞뒤로 덕담한 곁가지를 빼놓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문 기사로 치면 '균형 잃은' 경우로 항의하거나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노조 기관지 갖고 옳고 그르니 싸우기 싫어서 내버려뒀다고 덧붙였다.

"<조선노보> 곁가지 덕담 거두절미 왜곡...노조기관지라 내버려뒀다"

이어 노 총장은 문제가 된 발언을 조목조목 해명했다. '30년 독자'의 경우 그런 표현을 쓴 것은 사실이나 '조선일보 30년 봤다, 그런데 불만 많다'는 말 중 '30년 봤다'만 떼어서 부각됐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전과 달리 87년 이후에는 민주노동당에 적대적인 논조 때문에 조선일보를 봤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런데도 "이를 30년 동안 조선일보 지지해온 사람처럼 보도하는 것이야말로 조선일보식 태도"라며 거두절미형 왜곡 사례로 꼽혔다.

조선일보 품질론에 대해서도 한겨레와 조선을 같이 보는 이유, 즉 문제 있는 논조 때문에 조선일보를 본다는 비판을 풀어내기 위해 쓴 비유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노 총장은 "이같은 표현이 조선일보에 대한 칭찬으로 오해됐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노 총장은 "조선일보에 대한 적개심이나 변화의 필요성 등을 누구보다 인식하고 있다"면서 "조선일보 등 언론개혁에 대한 민주노동당 의지에 추호도 모순되는 일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노 총장은 이번 파장을 둘러싸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한 듯 "사실관계를 잘라서 조합하고 엉뚱한 내용으로 만드는 조선일보식 왜곡에 질려버린 사람이 많다"면서 "우리는 그런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총장은 또 "조선일보를 닮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이번 기회로 잘못된 언론을 재확인하고 그런 공감대를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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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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