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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쳐놓은 덫 안에서 우리가 심하게 싸우는 것은 결국 조선일보만 이롭게 하는 결과라고 생각되기에 한 말씀 드렸습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의 조선일보 노조 강연을 둘러싸고 당 안팎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이 노회찬 당선자의 홈페이지에 개인 명의의 글을 남겨 화제다.

최 사무총장은 17일 오후 "민언련 최민희 총장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일보는 이번 사태를 놓고 범개혁 진보진영이 갈등하고 분열하길 기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는 우리의 의도와는 달리 조선일보의 '덫'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사무총장은 우선 범개혁 진보진영에 대해 "이번 사태를 놓고 노 당선자를 비판하고 궁지에 몰아넣으려 하지 말자"며 ▲수구세력의 대응행태 내지는 조선일보의 최근 논조에 대한 판단 ▲조선일보 노조와 조선일보 내 젊은 기자들의 가능성에 대한 판단 ▲조선일보와 중앙, 동아의 본질적 같음과 현상적 차이들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토론하는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또 노 당선자에 대해서는 "저도 안티조선운동을 하고 있지만 민주사회에서 특정언론을 상대로 거부운동을 한다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늘 생각하고 있다"고 고충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그러나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꼼꼼히 살피면 살필수록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안티조선운동의 '불가피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최 사무총장은 "노회찬 당선자는 범개혁 진보진영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라며 "이번 사태가 단결을 해치는 '독'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갈등'"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최 사무총장이 노 당선자 홈페이지에 남긴 글 전문이다.

민언련 최민희 총장입니다

노회찬 당선자의 조선일보 노조강연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올바른 지적도 있고 지나친 지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노회찬 당선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글도 타당한 것도 있고 지나친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의 작은 '소란'을 보면서 우리가 좀 더 큰 틀을 보고 몇 번 생각한 후에 의견을 내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선 노회찬 당선자가 진보진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논의가 진행되어야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평가하고 예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노회찬 당선자님 입장에서는 의도와 결과사이의 갭이 너무 커서 당황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안티조선운동을 하고 있지만 민주사회에서 특정언론을 상대로 거부운동을 한다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보도행태를 꼼꼼히 살피면 살필수록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 노회찬 당선자의 조선일보노조 강연관련보도가 조선닷컴에 뜬 뒤 비판이 이어졌고 여기에 다시 노회찬 당선자님의 해명과 SBS뉴스를 통한 대응이 있었고 그에 대한 비판이 다시 나오는 식으로 사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태의 이러한 진전이 누구에게 가장 유리할까 생각해봅니다. 범개혁 진보진영이 국회과반수를 확보한 이후 수구기득권세력은 당황했고 반격을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구기득권세력의 이데올로그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호시탐탐 범개혁 진보진영의 분열을 위해 지면을 활용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조선의 이 같은 보도행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은 이번 사태를 놓고 범개혁 진보진영이 갈등하고 분열하길 기대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갈등은 발전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불필요한 갈등은 단지 단결을 해치는 요소로 '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른 한편 개혁진영과 진보진영은 일반민주주의적 과제를 위해 수구기득권세력과 싸울 때에는 이론 없이 단결할 수 있지만 진보과제를 놓고는 갈등하고 서로 다른 해결책을 가지고 싸울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는 우리의 의도와는 달리 조선일보의 '덫'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일보의 덫 뒤에는 가장 많이 나가는 부수, 영향력 있는 신문이라는 배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조선일보가 아니라 조선일보 노조가 나섰습니다. 판단을 요하는 지점이 많다는 것이지요.

이번 사태를 놓고 노당선자를 비판하고 궁지에 몰아넣으려 하지 말고 위에서 지적한 점, 수구세력의 대응행태라든가 조선일보의 최근 논조에 대한 판단, 조선일보 노조와 조선일보 내 젊은 기자들의 가능성에 대한 판단, 조선일보와 중앙, 동아의 본질적 같음과 현상적 차이들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토론하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조선일보가 쳐놓은 덫 안에서 우리가 심하게 싸우는 것은 결국 조선일보만 이롭게 하는 결과라고 생각되기에 한 말씀 드렸습니다.

노회찬 당선자님은 범개혁 진보진영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입니다. 올곧은 길을 살아오면서 스타가 된, 다시 말해 우리 진영 최초의 우리다운 대중스타이므로 앞으로 많은 일을 하시리라 기대됩니다.

다들 건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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