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모그'는 이런 글들을 CD의 인쇄물에 남겨 놓고 있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그의 마음을 조금 읽을 수 있다. 더불어서 그는 음악과 더불어 끊임없는 생각들을 해 왔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어느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인간이 결코 배울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감성'과 '직관'이다" 라고…. 그러므로 '감성과 직관'은 타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지나치지도 않고, 꾸밈도 없는 음악과 글을 통해, 차분히 흐르고 있는 감성으로부터, 우리는 그의 '감성과 직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CD의 인쇄물에 남아있는 재즈칼럼니스트 권오경씨의 글을 부분이나마 옮겨 본다.

우리나라 '음악동네'가 워낙 터가 좁은 까닭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거나 화제가 떠돌면, 금세 입 소문을 타고 귀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베이시스트 '모그'(본명 이성현)의 등장 때도 그랬다. "굉장한 놈이 나타났다." "국내 최고의 테크닉을 가졌다."는 등의 찬사가 그의 곁을 따라 다녔다.

그 소문도 잠시, 찬사를 채 확인하기도 전에 '모그'는 한국을 떠나 다시 뉴욕으로 갔다.

드디어 그가 돌아 왔다. 예의 바르게 빈손도 아니다.

'Desire'라는 데뷔앨범을 선물로 가지고 왔다.

"영혼 깊숙한 곳에 머무는 베이스의 따스한 울림"이라는 음반 홍보 문구처럼, Desire의 밑바탕은 베이스의 저음을 십분 활용한 감미로운 음악들이다.

베이스라는 악기의 한계를 장점으로 바꾼 모그의 손놀림이 정말 놀랍다.

열 네살 때, 베이스를 시작한 '모그'는 '스텐리 클락'이나 '자코 패스토리어스' '마커스 밀러'같은 베이시스트들의 음악을 듣고 프로 뮤지션을 꿈꿨다.

미국 친구들이 부르기 시작한 '모그'라는 별명은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모그'역시 음악적 감각을 뉴욕의 언더 신에서 익힌 것이다.

뉴욕의 클럽과 공연장을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했던 그는 록 밴드와 펑크 재즈밴드를 거쳤고, 김덕수 사물놀이나 무용가 안은미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72년생, 서른 세살, 예수님의 나이와 비슷한 지금 그는, 무겁고 목이 긴 '베이스'라는 이름의 신무기를 들고 한발씩 쏘기 시작했다.

stage name(예명)='모그'. 그의 총알에 마음을 적중 당한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이 하나 둘 쓰러지는 모습을 예견해 본다. 그들은 N군처럼 외마디 말하며 고개를 떨굴 것이다. "음악 죽인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