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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를 표명해 공무원법 및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영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 6명이 21일 경찰에 자진 출두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지지를 표명해 공무원법 및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영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 6명이 21일 경찰에 자진 출두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달 30일 민주노동당 지지를 선언해 공무원법 및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영길 위원장 등 전국공무원노조 집행부 6명이 21일 낮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경찰출두에 앞서 오전 11시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영길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에서 "공무원 노동자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이 그리 큰 죄가 된단 말이냐"며 "우리들의 몸을 감옥에 가둘 수는 있어도 우리들의 정신을 압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의 기본권을 제어하고 있는, 박정희 독재정권이 40년 전에 만들어 놓은 쓰레기 법률인 국가공무원법과 및 지방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의 개정을 우리들의 진정한 대표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을 통해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헌법정신은 물론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 악법의 위헌 여부를 법률전문가들과 함께 가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단병호·노회찬 경찰 출두 동행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단병호·노회찬 당선자, 이문옥 부대표, 이수호 민주노총위원장,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원영만 전교조 위원장, 오수희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의장 등이 참여했다. 단병호·노회찬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부터 경찰출두까지 동행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의미있는 승리를 한 데는 공무원노조의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며 "공무원 노조에 대한 반역사적인 탄압은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 공무원노조의 승리를 위해 민주노총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뒤 이들은 사무실 앞에서 공무원노조 조합원 150여명과 약식집회를 가졌다. 공무원 노조 집행부는 공무원의 정치활동에 대해 상당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에 경찰출두를 앞두고도 밝고, 활기찬 모습들이었다.

전민주노총 위원장이었던 단병호 민주노동당비례대표 당선자가 공무원노조 경찰출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민주노총 위원장이었던 단병호 민주노동당비례대표 당선자가 공무원노조 경찰출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출두자들 활기찬 모습

김영길 위원장은 "각 지역 지부장들이 이번 선거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여러분들이 선거에서 큰 공을 세웠다"고 말했고, 김형철 정치위원장은 "푹 쉬고 오겠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단병호 당선자는 집회에서 "지난 88년 노동법 개정 때, 공무원과 교사들의 정치활동을 포함하는 노동 3권 보장안에 대해 민변 소속이었던 노무현 대통령도 동의하고 서명했다"며 "그런데 지금 이것을 문제삼아 처벌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 당선자는 이어 "노 대통령이 이를 잊고 있는 것 같아 다시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오늘 경찰에 나가는 분들을 접견가지 않으려면 우리가 밖에서 얼마나 열심히 싸우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이문옥 부대표도 "선배들이 이 고통을 안고 지옥에라도 가야 하는데, 후배공무원들이 고초를 겪게 돼 미안하다"며 "오늘 경찰에 출두하는 사람들의 뒤에는 10명의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노동3권의 완전한 쟁취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노동당 지지선언 이후 김영길 위원장, 정용천 수석부위원장, 민점기·김상걸·김정수·김일수·반명자 부위원장, 안병순 사무총장, 김형철 정치위원장 등 9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이중 김정수·김일수·반명자 부위원장은 이미 체포돼 구속됐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전국목민노동조합총연맹(목민련)이 출범했는데 어떻게 보나. 또 열린우리당에서 단체행동권 외에 공무원의 노동2권 보장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목민련은 우리가 공무원 노조 출범시킬 때 '공무원이 무슨 노조냐'며 떨어져나간 세력이다. 이제라도 노조를 만들겠다는 것은 환영한다. 나중에 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조직 대 조직으로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더불어, 우리의 목표는 완전한 노동3권 쟁취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 단병호·노회찬 당선자에게 묻는다. 각종 사회단체들과 앞으로 어떻게 연계해나갈 것인가. 집회, 시위에 계속 참여할 것인가.
"민주노동당은 출범 때부터 노동자, 농민, 서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당이라고 밝혀왔고, 그것이 당의 이념이다. 집회든 아니든 이들이 있는 곳에는 민주노동당의 의원과 당원들이 함께 할 것이다."

- 지금 이 시점에서 출두하는 이유는.
"지난 30일 기자회견때 안 오신 분 같다. 그때 기자회견하면서 선거 때는 바빠서 못 나가고, 선거 뒤에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단병호·노회찬 당선자는 공무원법 개정 어떻게 하겠는가.
"노동조합법은 정치활동 자유를 인정하고 있으나, 공무원법은 이를 막고 있다. 교수는 정치활동 해도 되고 교사는 안 된다. 반드시 이를 개정하도록 하겠다."

민주노동당은 사회단체들과 함께 공무원 정치활동을 요구하는 거리서명을 벌이는 한편,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영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김영길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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