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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앞 거리에 많은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날 있을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부산대학교 앞 거리에 많은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날 있을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 정연우

이날 마라톤 대회의 강력한 단체팀 우승후보 '맨발로팀'.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3등안에 들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이날 마라톤 대회의 강력한 단체팀 우승후보 '맨발로팀'.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3등안에 들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 정연우

4월 14일 오후 4시. 갑자기 많은 학생들이 부산대학교 앞에 모여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부산대 거리에서 펼쳐치는 '4. 19정신으로 달려라 청춘아, 마라톤 대회'의 준비체조였다.

400여명의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각 과의 명예를 걸고 투표참여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었다. 학생들은 군복, 교복 등 다양한 투표참여의 뜻을 담은 복장을 갖추고 작전회의를 개시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기대주는 바로 부산대 달리기 동호회 '맨발로팀'.
'4. 19 정신'을 계승해서 달리기를 할 것이라고 밝힌 맨발로팀의 이대곤(26,체육학과4년)씨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오늘 3등 안에 들것"이라 자신있게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대 공대 신문사 '엔진'의 마라톤 참석자들은 "말도 안된다"며 단체전 우승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똑같은 밀짚모자를 쓴 공대 신문사 대학생 기자들은 "우리들은 대학 언론사답게 마라톤을 하면서도 내일 있을 투표날을 홍보할 것"이라는 자신만만했다. 특히 그들은 "공대답게 씩씩하게 승부하겠다"며 자신만만 했다.

각 과에서 마라톤 준비가 한창일때 한쪽편에서는 '페이스페이팅'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학생이 자신의 볼에 '4월 15일 투표참여'라는 문구가 쓰이는 동안 잠시 눈을 감고 있다.
각 과에서 마라톤 준비가 한창일때 한쪽편에서는 '페이스페이팅'이 펼쳐지기도 했다. 한 학생이 자신의 볼에 '4월 15일 투표참여'라는 문구가 쓰이는 동안 잠시 눈을 감고 있다. ⓒ 정연우

출발선상에 선 학생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이들은 출발하기 전 몸을 풀기도 하고 옆에 친구와 웃으며 얘기도 하는 등 긴장감을 풀고 있다.
출발선상에 선 학생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이들은 출발하기 전 몸을 풀기도 하고 옆에 친구와 웃으며 얘기도 하는 등 긴장감을 풀고 있다. ⓒ 정연우

오후 5시. 학생회 측에서는 마라톤 및 캠페인행사 설명에 이어 '4. 19 정신으로 새 정치 실현'이라는 구호를 참가 학생들과 함께 외치기 시작했다. 출발준비를 마친 각 과의 대표들은 마지막으로 파이팅을 외치고는 긴장된 모습으로 출발선에 섰다.

곧이어 출발을 알리는 학생회장의 징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와~"하며 함성을 지르며 출발하기 시작했다. 일순간 학생들은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교통경찰차가 특별히 에스코트해주는 등 실제 마라톤 대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징소리에 함께 마라톤 참가들이 마치 용수철처럼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징소리에 함께 마라톤 참가들이 마치 용수철처럼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 정연우

마라톤 참가자들이 다 출발하자 그 뒤를 이어 '투표참여 홍보부대'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마라톤 참가자들이 다 출발하자 그 뒤를 이어 '투표참여 홍보부대'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 정연우

마라톤대회가 시작되자 사물놀이패를 앞세운 '투표참여 캠페인부대'도 마라톤 참가자들의 뒤를 이어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저마다 '투표참여' 피켓과 '공명선거'라고 적힌 띠를 두른 채 부산대학교 거리일대에서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20분정도 시간이 지나자 마라톤에 참석한 학생들 사이에서 선두와 중간이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선수가 아닌 학생이었기에 초반에 너무 페이스를 올려 뛴 학생들은 마라톤 코스 중간에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 대회는 목적이 우승이 아닌 4. 19의 뜻을 계승하고 4월 15일 총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을 알리는 자리였기에 학생들의 모습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마라톤에 참석한 경영학과의 박원준(20)씨도 이에 동감하는지 "등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학우들에게 투표참여를 이끄는 것이 목적이기에 참석했다"면서 "이번 선거에 투표권은 없지만 선배들이 좋은 후보를 뽑아 주었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의 의견을 얘기해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끝까지 힘을 내서 반환점을 돌아오고 있었다.
학생들이 끝까지 힘을 내서 반환점을 돌아오고 있었다. ⓒ 정연우

마라톤 대회에서 49번 맨발로팀의 여학생이 여자부 3등으로 들어왔다.
마라톤 대회에서 49번 맨발로팀의 여학생이 여자부 3등으로 들어왔다. ⓒ 정연우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 커플팀 1등을 차지한 박부영씨와 배지현씨(사진 왼쪽부터)
이번 마라톤 대회에서 커플팀 1등을 차지한 박부영씨와 배지현씨(사진 왼쪽부터) ⓒ 정연우

해가 질 무렵, 마라톤 참가자들이 모든 코스를 돌고 서서히 본 행사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참가자까지 들어오고 무사히 마라톤대회가 마친 것이었다. 뒤이어 캠페인부대도 들어오자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오늘 마라톤대회에서는 지질학과의 배지현(24)씨와 박부영(27)씨가 커플팀 우승을 차지했다.

박부영씨는 우승 소감으로 "우리 과를 위해 여자부 1등을 포기한 학우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박씨는 "작년 마라톤 때는 성적이 안 좋았지만 올해는 응원을 많이 받아서 1등을 한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번 마라톤대회와 캠페인을 준비한 부산대 총학생회장 전위봉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펼쳐진 4 19기념 마라톤대회와 투표참여 캠페인은 학생들의 건강한 정치적 소망을 모아보는 자리였다"고 평가했으며 "4월 15일에 있을 총선에서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해 미완으로 끝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앞으로 깨끗한 정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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