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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락 후보가 열린우리당 공천신청 당시 제출한 이력서. 이 이력서에서 이 후보는 자신이 충남 ㅈ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혔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이상락 후보의 학력이 공천신청서 이력서와는 달리 '독학'으로 표시돼 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성남 중원구 이상락 열린우리당 후보가 학력사항을 허위로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는 허위 학력을 증명하기 위해 졸업증명서까지 위조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상락 후보는 예비후보자 등록 때까지 자신의 학력을 '고졸'이라고 소개하며 충남의 ㅈ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공식문서에 기록해왔다. 열린우리당 공천신청 당시에도 그는 '1972년 2월 충남 ㅈ 고등학교 (졸업)'이라고 적시된 이력서를 접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작 4월 1일 마감된 17대 총선 후보자 등록 때에는 학력 사항에 '독학'으로 기재했다. '고졸' 학력이 불과 한두달 사이에 '독학'으로 돌변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인가 시설과 비인가 시설의 차이가 있고 정상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학교를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선관위 "학교 다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관할 선관위 쪽의 설명은 다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선거관리위원회 윤여진 지도계장은 9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학교는 안 다닌 것 같고 독학인 것 같다"며 이같은 사실을 이씨의 측근을 통해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선관위의 한 관계자도 "현재까지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허위학력 유포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선관위는 이 후보 측에 소명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다.

선관위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독학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이 후보의 성품도 그렇고, 변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할 따름"이라고 학력 허위 유포 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상락 개인의 인품, 개인의 평소 살아왔던 인생을 생각해 보면 이해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진위여부도 좀더 확인해야한다"고만 말했다.

허위 학력을 유포한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이 후보는 '독학'으로 중앙선관위에 등록을 했기 때문에 일단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남시의원으로 재임하고 있던 지난 12년여 동안 학력을 속여 의정활동을 펼쳐왔다는 점, 공개적인 방송토론회에서 허위 학력을 유포한 점 등에 대해서는 도덕적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한 성남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허위 학력을 의정보고서에 기재한 것은 법적 책임 문제까지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만약 그 분이 정말 학교를 다니지 않았는데 다녔다고 했다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졸업증명서 위조 의혹도 제기... 민노당, 후보직 사퇴 촉구

▲ 이상락 후보가 지역신문 <성남뉴스넷> 공개한 졸업증명서.
ⓒ 성남뉴스넷 제공
뿐만 아니라 이 후보가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제시한 졸업증명서의 위조 의혹도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학력위조 사실을 반박하기 위해 이 후보가 공개한 졸업증명서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일련번호 등이 발급 당시의 원본과 전혀 다르다는 주장이다.

ㅈ 고등학교 행정실의 한 관계자는 "졸업증명서 발급일인 지난 3월 29일에 이상락, 이상수라는 이름으로 증명서를 발급 떼어간 사람이 없다"며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본과 대조해본 결과 주민번호도 틀렸고 행정실 전화번호도 다르게 적혀 있었다"면서 "자세히 보니 위조된 부분이 좀 진하게 나타났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락 후보측은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 후보의 허위학력 유포 행위를 쟁점화시킬 태세다. 김종철 민노당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한 나라의 국회의원을 하려는 자가 공문서까지 위조하는 파렴치한 작태를 스스럼없이 저질렀다"며 후보직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또 "공문서 조작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졸업증명서에 연락처까지 교묘히 조작하여 걸려오는 전화는 자신이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탄핵바람에 사기범까지 몰려든 작금의 사태는 열린우리당 후보검증의 불철저함을 보여주며, 성남뿐만이 아니라 또 어떤 곳에서 후보 부자격자가 발생할지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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