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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이령 길 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고유제를 지내고 있다.
지난해 우이령 길 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고유제를 지내고 있다. ⓒ 우이령보존회
국립공원 북한산에는 1년에 한번만 열리는 길이 있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잇고 있는 '우이령 길'. 소의 귀를 닮았다는 '쇠귀고개(牛耳嶺)'에서 유래한 '우이령 길'을 아는 사람은 매우 적다.

'우이령 길'이 역사의 한복판으로 등장한 것은 지난 93년 김영삼 정부의 '우이령 길' 확장포장도로 공사에서 기인한다. 당시 김영삼 정권은 경기도 양주군과 서울을 잇는 최단거리인 '우이령 길'에 포장도로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북한산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우이령 길' 확장포장공사가 진행될 경우 북한산과 도봉산을 잇는 생태통로가 막혀 자연생태계가 단절, 교란될 것을 우려해 국책사업을 막아냈다. 당시 확·포장도로 공사가 강행되었다면 북한산국립공원은 남북으로 양분될 뿐만 아니라 생태계 이동통로의 단절로 생태계의 섬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계기로 만들어진 우이령보존회는 매년 군부대와 협조해 1년에 한번씩 '우이령 길' 걷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당시 확포장도로 공사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올해 11번째를 맞고 있다. 이곳은 군사작전지역으로 평소에는 일반인의 통행을 금하고 있으나 우이령보존회의 요청으로 1년에 한번씩만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개방될 수 있었다.

우이령보존회 박준형 부장은 "북한산과 도봉산의 생태로 확보가 필요하다"며 "확포장도로가 될 경우 북한산과 도봉산의 생태통로는 차단되며 북한산과 도봉산은 다른 생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우이령 길'의 생태적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 부장은 "우이령 길은 난개발을 조장해 환경을 파괴하려던 국책사업을 시민의 힘으로 막아내 자연을 보존시킨 첫 사례지로 의미가 크다"며 "시민의 관심과 사랑으로 보존한 '우이령 길'이 시민들의 참여로 살아있는 역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매년 진행된 '우이령 길' 걷기 대회에서는 도라지, 야생화, 나무심기 행사를 통해 자연을 느끼고 자연을 살리는 활동을 전개해왔다. 오는 11일 열리는 '우리령 길' 걷기대회는 우이령보존회 창립 10주년기념 및 시민을 위한 작은 문화공연도 겸할 예정이어서 더욱 풍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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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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