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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2일 오전 11시 전교조 사무실에서 '보충자율학습 파행실태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정재욱 전교조 정책실장, 조희주 부위원장, 원영만 위원장, 차상철 사무처장, 손지희 정책국장.
전교조는 2일 오전 11시 전교조 사무실에서 '보충자율학습 파행실태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정재욱 전교조 정책실장, 조희주 부위원장, 원영만 위원장, 차상철 사무처장, 손지희 정책국장. ⓒ 이정은
원영만 위원장은 수준별 보충학습과 자율학습, EBS 방송강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지난달 26일 보충수업으로 인한 뇌출혈로 숨진 일산 세원고 김모(40) 교사의 일은 이미 예정됐던 일이었다"며, "잘못된 입시제도에 근거한 보충·자율학습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측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준별 보충학습과 자율학습, EBS 방송강의의 문제점으로 ▲대부분 학교가 학생 희망을 무시하고 강제로 보충·자율학습 실시, 수업비용과 관련된 잡음 발생 ▲교사들이 정규수업 이외의 추가근무 강요당하면서 과로와 가정생활 파괴 발생 ▲교사들이 정규수업 준비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정규수업 질 저하, 수업집중도 약화 ▲'수준별 수업'이 대부분 학교에서 '우열반 편성'으로 변질됨 ▲EBS 강의는 수험생들의 학습부담 가중과 시간적·금전적 부담 가중시킴 ▲EBS 방송출연 '스타강사'는 EBS 통해 소속 학원을 홍보하는 등의 문제를 들었다.

정재욱 정책실장은 ‘사교육비경감방안’에 대해 전교조 측이 교육부에 요구한 ▲보충, 자율학습 강제실시 금지 ▲'0교시' 금지 ▲야간보충학습 금지 ▲학부모 찬조금요구 금지 ▲중학교 보충수업 확대 금지 이상의 5가지 요구를 "교육부가 각 학교로 전달하지 않았다"며 교육부를 강력히 성토했다.

전교조 측이 조사한 보충, 자율학습의 편법·파행유형으로는 ▲보충수업 강요 ▲새벽 '0교시', 심야 보충수업 ▲심야 자율학습 강요 ▲'자율학습 감독비' 명목의 찬조금 강요로 학부모 부담 가중 ▲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에 '관리수당' 명목으로 수당 지급 ▲EBS 인터넷 방송 시청 강요 등이다.

손지희 정책국장은 "2·17 '사교육비경감방안'으로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 보지 않는다"며 "'EBS만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 학부모는 없다. EBS는 추가적인 학습노동시간의 연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정책국장은 "사교육 열풍의 강남, 경기 신도시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학생들만 학교에 묶어 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냐"며 교육부의 '사교육비경감대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송원재 대변인 역시 "EBS는 공교육의 보완수단으로 제한되어야지, 공교육의 대표수단이어서는 안 된다"며 공교육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교조는 전국 고등학교의 불법 보충, 자율학습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상의 사례는 청소년 인권침해이자 인권유린"'이라며 "이에 교사로서 침묵할 수 없기에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교조는 전국 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중학교 보충수업 중단 ▲'0교시', 야간보충·자율학습 중단 ▲보충, 자율학습의 강제실시 중단 ▲불법찬조금, 관리수당요구 금지를 주장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7일 교사서명을 종합해 이상의 요구를 교육부에 촉구하기로 했다.

전교조는 교육부에 개선촉구를 한 후에도 교육부가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경우, 5월 말에 전교조의 종합적 입장을 발표한 뒤, 집중투쟁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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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보충·자율학습, 서울보다 경기도 더 심각”
학교별 불법 보충·자율학습 사례 소개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상철 사무처장은 불법 보충·자율학습 사례를 발표하면서 “서울보다는 경기도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아래 자료는 경기, 서울, 대구, 강원, 울산, 인천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전교조가 자체 조사한 결과와 전교조에 신고된 사례로 만든 것이다.

여러 사례 중 3개 학교 사례를 소개한다.

▲ 서울 ㅅ 고등학교
- 정규수업 후 모든 학생 EBS 강제 시청
- 오후 보충시간 연장 목적으로 1교시 시작 시간을 8시 40분에서 7시 50분으로 편법 변경.
-자율학습은 신청한 학생에 한해 실시, 오후 5:30-10:00시와 5:30-12시 둘 중 선택.

▲경기 ㄱ 고등학교
- 아무 논의 없이 관리자, 부장교사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계획을 짜고 신학기 시작 직후 강행.
- 학생의 희망 조사 없이 전원 강제적 수준별 이동수업 실시. 이미 1학년 일부 과목에 대해 성적별로 4단계로 나눠 실시해 왔으며, 여기에 학생 의견수렴은 전혀 없었음. 평가는 수준에 상관없이 같은 시험문제로 실시. 보충학습은 주로 문제풀이.
- 1, 2학년 전원 7시 20분 등교, 오후 8시 20분까지 자율학습. 오후 3:40∼5:30분까지 전원 보충수업. 6:20∼10시까지 전원 야간자율학습.
- 3학년 전원 6시 30분까지 등교. 7시 20분까지 EBS 청취, 8시 20분까지 보충수업. 오후 3:40∼5:30분까지 오후 보충수업. 6:20∼11시까지 야간자율학습.
- 동의서 없이 강제 시행. 전 학년 담임교사는 자율학습 지도.

▲대구 ㄷ 고등학교
- 보충수업 1, 2학년 주당 9시간, 3학년 주당 14시간.
- 학생등교시간 7:40(고3 7시), 하교시간 9시(고3 10시)
- 모든 담임교사 자율학습 감독 의무
- 희망 조사 없이 강제 실시
- 수준별 반편성 하지 않다가 사교육비경감방안 발표를 계기로 진행. 학생의견수렴과정 없었음. 평가 방식은 수준에 상관없이 같은 시험. / 이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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