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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는 1일 취임 후 부산을 처음 방문해 본격적인 'PK 탈환'에 들어갔다. 1일 오후 열린 한나라당 부산선대위 발족식.
박근혜 대표는 1일 취임 후 부산을 처음 방문해 본격적인 'PK 탈환'에 들어갔다. 1일 오후 열린 한나라당 부산선대위 발족식. ⓒ 오마이뉴스 김영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방문하면서 한나라당의 'PK 탈환 작전'에 시동이 걸렸다. 박 대표는 1일 오전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선관위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고속철도(KTX)를 타고 부산에 입성, 탄핵정국으로 뒤집어진 '표심 되돌리기'에 나섰다.

부산을 찾은 박 대표는 우선 이날 오후 2시30분 부산선대위 발족식에 참석해 후보와 당원들의 '사기 진작'에 힘을 쏟았다. 특히 박 대표는 부산지역에서 여전히 높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율을 "모래 위에 쌓은 성"으로 비유하며 당원들의 자신감 회복에 주력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선대위 발족식 격려사를 통해 "지금 지지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정치판 전체가 큰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어느 당이 더 급하게 지지율이 상승되는 것은 한나라당의 잘못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과거 한나라당도 새롭게 변하려 노력하지 않고 반사이익에 안주했다가 물거품이 된 쓰라린 아픔이 있다"며 "반사이익은 모레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폄하하며 선거운동에 주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다음은 박 대표의 연설 요지.

"부산지역 당원동지 여러분, 그 동안 하루하루 얼마나 힘들었나. 당이 최고의 위기에 빠져 총선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분들이 꿋꿋하게 당을 지키고 최선을 다한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그 동안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실망이 많았을 것이다. 잘못한게 많아 국민께 할말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지지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치판 전체가 큰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느 당이 더 급하게 지지율이 상승되는 것은 한나라당의 잘못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것뿐이다.

과거 한나라당이 새롭게 변하려 노력하지 않고 반사이익에 안주했다가 물거품이 된 쓰라린 아픔이 있다. 반사이익은 모레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싸움에는 관심이 없다.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 실용의 정치,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치를 해야 한다. 한나라당을 이번 선거에서 구하는 것은 국운을 구하는 길이다. 지난 1년간 나라는 세대, 계층, 이념간 갈등으로 나라가 갈가리 찢겼다. 경제는 파탄 났다. 급진적, 모험적 정당이 있다면 합리적 보수가 있어서 견제를 해야 한다."


부산지역 총선 후보들과 환담을 나누는 박 대표.
부산지역 총선 후보들과 환담을 나누는 박 대표. ⓒ 오마이뉴스 김영균
박 대표는 또 탄핵 정국으로 요동치는 민심을 의식한 듯 철저한 '몸 낮추기'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이날 선대위 발족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지역에서) 몇 석을 목표로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감히 민심을 헤아려 몇 석을 목표로 한다고 말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말해 지극히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아울러 박 대표는 이날 오후 동안 무려 5군데 재래시장을 돌며 민심을 파고들었다. 특히 박 대표는 남천해변시장(수영구), 못골시장(남구), 거제시장(연제구), 평화시장(부산진구), 씨파크(사하구) 등 정치 신인들의 공천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니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또 밤 9시부터는 젊은이들이 몰리는 부산 PIFF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젊은층을 공략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부산역에 도착한 박 대표는 뜻하지 않은 인파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같은 시각 부산역 광장에서는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진행 중이었으며, 박 대표가 부산역에 모습을 드러내자 녹화를 구경온 많은 시민과 당원들이 손을 흔들며 환영해 무척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1일 밤 부산에서 1박을 한 뒤 2일 새벽 공동어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곧바로 경남 진해 군항제 등에 참석해 경남권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다음은 박 대표와 기자들의 일문일답.

- 한나라당이 이제껏 부산을 '싹쓸이' 해왔는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서는 이 구도가 깨지는 것이 좋다는 견해가 있다. 이에 대한 박 대표의 견해는. 또 예상 의석수는.
"많이 당선되면 될수록 좋지 않겠나. 부산시민 여러분들이 한나라당을 많이 성원했다. 한나라당이 좀 더 잘해서 부산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하는데 못난 한나라당이 됐다. 앞으로 한나라당이 그 동안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구태 정치에 빠지지 않겠다. 또 선거를 깨끗이 치르고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최선을 다해 수준 높은 정치를 보여주며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자 한다."

- TK지역에서는 박근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부산지역은 미미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폭락한 것은 불법 대선자금과 탄핵 정국이 있었지만, 결국 그 동안 한나라당이 잘못한 것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한두 가지 이벤트로 극복하겠다는 생각부터 잘못이다. 시민들의 성원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진실한 마음으로 거듭나서 시민들이 한나라당을 다시 지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이번 총선이 탄핵 찬반구도로 가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총선이 탄핵 찬반 투표로 가는 것은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굉장히 잘못되고 불행한 일이라고 본다. 또 한 번의 '국민 편가르기'가 아닌가. 지금까지도 국론 분열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여당은 1년 내내 국민을 편가르기 했다. 이번 총선도 편가르기로 가는 것은 너무 좋지 않다. 총선은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훌륭한 인물을 뽑아 국회로 보내는 것이다. 이를 탄핵 찬반으로 가져가면 국민 혼란이 오고, 찬반에 휩쓸려 코드가 맞는 인재만 국회에 입성할 것이다. 코드만 맞춰 국회에 들어가는 것은 좋은 정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 총선 이후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그 동안 한나라당이 지켜온 정체성이 있다. 우리 정당이 어떤 이념을 가져야 하는가는 헌법에 분명히 나와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다.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질서를 굳건히 지키며, 외교, 경제 등에서 어떤 것이 국민들을 위한 최선의 길인가를 생각할 것이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 노 대통령이 총선에 올인한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한나라당도 올인하고 있다. 총선 뒤 개헌론에 대한 한나라당의 전략과 비전은.
"올인 얘기를 많이 하지만 선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방법이 문제다. 국민을 편가르기하고 협박하는 것은 잘못된 올인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원래 재신임은 측근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나온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총선 올인 전략으로 됐다. 재신임 발언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다. 국민을 협박해서야 되겠는가. 또 (재신임이 가능한 의석수가) 100석이냐 200석이냐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옳지 않다.

권력구조의 문제에 대해 나는 오래 전부터 4년 중임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4년 중임제는 어디까지나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지 뿌리를 내려서 국가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대통령이 바뀌면 외교, 경제 정책도 바뀌고 사람도 바뀐다. 대통령이 정말 잘한다면 다시 한 번 기회를 줘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내 생각일 뿐 당론으로 하는 문제는 당의 여러 분들과 의논해야 한다."

- 정동영 의장은 재신임과 연계해서 130석 정도를 얘기했다. 한나라당의 목표 의석수는. 또 재신임 의석수는 몇 석이라고 보나.
"한나라당이 몇 석을 목표로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나오는데, 한나라당은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 여러분들에게 사죄하고 거듭나고자 노력하는 마당에 감히 민심을 헤아려 얼마 정도가 목표라고 말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최선을 다하고 심판을 받는 것이다. 다만, 지금 상태에서 투표를 하면 열린우리당이 200석 이상이 될 것이고 국회를 장악할 것 같다는 견해를 밝히는 사람들이 많다. 1당 독재와 모험주의 정권을 막기 위해서는 야당이 어느 정도 힘이 있어야 하지 않나."

- 정동영 의장이 60, 70대들은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박 대표의 견해는.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19세 이상 투표권을 주는데 한나라당도 앞장서자고 이야기한다. 또 부재자투표도 중앙(서울)에 가서 유학하는 학생들이 일일이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고 중앙에서 투표하도록 요건을 완화하자고 당에서도 이야기했다. 그런 발언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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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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