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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26일 오전 대구경북대병원 영안실에서 열린 성서초등학교 개구리소년 합동영결식에 참석,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26일 오전 대구경북대병원 영안실에서 열린 성서초등학교 개구리소년 합동영결식에 참석,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개구리소년 영결식 참석차 26일 대구를 찾아 '박근혜 효과' 차단에 나섰다.

정동영 의장은 26일 오전 개구리소년 영결식 참석 후 오전 11시 30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정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계론과 경쟁론으로 대구 민심을 공략했다.

정 의장은 "지난 20여년간 정체된 대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면서 "대구도 새로운 전열을 정비하고 전진의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변화 중심에 대구가 서 달라"

정 의장은 "그동안 대구경북 지역은 지역구도의 틀에서 경쟁이 필요 없었고 무투표나 다름없는 후진 정치의 틀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면서 "결국 이것이 부패정치가 자라게 했고 차떼기 정치와 탄핵 강행의 정치가 나타났다"며 한나라당 일당 독점의 폐해를 지적했다.

정 의장은 이어 "지난 20년 동안 대구를 책임진 사람은 누구냐. 시장과 구청장, 특히 국회의원은 무엇을 했냐"며 따지고 "차떼기와 탄핵안 처리에 앞장섰던 그 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정 의장은 "대구는 과거 국채보상운동 등 애국애족의 본산지이며 민주화운동과 산업화의 본산지였다"고 추켜세우고 "이제 한국정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부패정치와 지역구도 정치를 깨뜨리는 변화의 중심에 서 달라"고 호소했다.

정 의장은 최근 민심과 관련해서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국민들의 뜻이 표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의장은 "탄핵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피해를 봤다"며 "힘이 없어 (탄핵을) 막지는 못했지만 우리당도 탄핵안 통과로 인한 국익 손상의 죄인들"이라고 몸을 낮췄다.

정 의장은 "박근혜 대표 선출로 한나라당이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나라당이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정책 경쟁에 나서야 한다"며 "투쟁의 정치를 벗어나 어떻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탄핵안 통과 사과해야"..."지역주의 부추기지 말길 기대"

또한 정 의장은 탄핵 정국에 대한 한나라당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정 의장은 "(한나라당과 박 대표는) 다른 사안은 모르지만 국민이 분노하는 탄핵쿠데타의 잘못은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한다"면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국민들도 수용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박근혜 대표에 대해 "박 대표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말에 주목한다"며 "최병렬 대표의 정치가 구정치라면 박 대표 이후의 새 정치는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해 탄핵 정국의 해소를 위해 한나라당이 '달라진'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과거 투쟁적인 정치와 달리) 박 대표가 최근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등 바람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동시에 알맹이와 내용도 확실히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우려되는' 박근혜 효과를 염두에 둔 듯 정 의장은 "박 대표와 한나라당은 지역주의를 절대로 부추기거나 이용해서는 안된다"면서 "17대 총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역사이고, 지역주의와 부패정치를 청소하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경쟁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이어 오후 1시 30분에는 대경대학 사회교육관에서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초청간담회'를 가지고 이후 대구 수성시장과 교동시장을 예비후보들과 동행하면서 박근혜 효과로 흔들리는 민심을 챙길 계획이다.

2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동영 의장 기자간담회에는 이재용·이강철·김준곤 등 대구지역 출마 예비후보들과 임종석·김희선·송영길·신기남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2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정동영 의장 기자간담회에는 이재용·이강철·김준곤 등 대구지역 출마 예비후보들과 임종석·김희선·송영길·신기남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다음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요지다.

- 최근 안정 의석을 120~130석이라고 언급했다. 대구경북에서 목표의석은?
"대구경북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역 후보들에게 '책임질 수 있는 의석'을 물으니 과반수라고 말했다. 나도 절반 정도(전체의석 27석)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희망이다. 의석수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수있는 의석을 희망한다. 2월 정도까지는 탄핵을 저지하고 개헌을 저지하는 의석을 현실적인 목표로봤지만 터무니없는 탄핵쿠데타 이후 확보해야할 의석은 총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 정부를 확실히 뒷받침 할 수 있는 의석이 안정의석이라고 본다. 국민들이 안정의석만 주면 투쟁의 정치와 정쟁의정치를 종식 시키고 정책과 비전의 경쟁정치로 바꿔가겠다."

- 요즘 심정은 어떤지…, 또 민심은 어떻다고 파악하고 있나?
"기분은 좀 불안하다. 두렵기도 하다. 당에서 회의할 때마다 주위 분들에게 몸을 낮추고 겸손하고 절제하라고 말한다. 우리당은 의회쿠데타에 분노하는 민심을 담아 낼 수 있는 그릇이 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민심의 핵심은 민주주의와 민생이라고 생각한다. CNN를 통해 1시간 이상 전세계 안방에 탄핵안 통과가 생중계됐다.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형편없이 구겨졌다. 국가이미지 손상은 돈으로 산출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우리당이 힘이 없어 (탄핵안 통과를) 막지 못 했지만 우리도 국익에 심대한 피해를 끼친 죄인들이다. 가뜩이나 어려웠던 민생경제가 더 나빠지고 흔들리지 않도록 여당으로써 안간힘을 쓰고있다.

(앞선 응답 말미에) 곁들여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다.

한나라당이 정말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 정체를 정리정돈하길 바란다. 건전한 보수정당으로서 정책경쟁에 나서야한다. 투쟁의 정치를 벗어나 우리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

- 최근 안정의석이 120~130석이라고 언급했는데, 재신임과 총선을 연계할 것인지. 몇 석 정도가 가능한 의석인지 말해달라.
"재신임과의 연계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해소'라는 표현을 썼다. 연계와 해소는 다르다. 해소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결과를 가지고 재신임에 대한 약속의 해소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당은 전체의석의 16%로 나머지 84%는 야당이 가지고 있다. 16% 의석을 가지고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없었다. 여당은 있으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안정의석이 확보되면 안정되게 국정을 뒷받쳐 줄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런 재신임 문제의 해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소위 박근혜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근혜를 한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평가하나?
"야당대표의 평가를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에 주목한다. 새로운 정치라는 것은 최병렬 대표의 정치와는 다른 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치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박 대표가 최근 민생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보라고 생각한다. 계속하길 바란다.

동시에 알맹이와 내용도 확실히 밝혀주길 바란다. 최병렬 대표 때도 민생으로 경쟁하는 총선을 치르자고 말했지만, 말만 그랬지 행동은 탄핵쿠데타로 갔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내용과 알맹이를 말해주길 바란다.

또 지역주의를 절대로 부추기거나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라 역사이다. 4·15선거가 역사가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야 한다. 지역주의 덫과 부패정치를 청소하는 4·15 역사를 만들기 위해 같이 노력하고 경쟁하자."

"지발 제대로 먹고 살게나 해주이소"
[이모저모]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대구 재래시장 방문

ⓒ오마이뉴스 이승욱

"지발 제대로 먹고 살게나 해주이소."

26일 대구를 찾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오전에는 개구리소년 영결식장을 찾아 그동안 사건사고가 잦았던 대구를 위로하고, 오후에는 재래시장을 찾아 서민을 위로했다.

특히 재래시장을 찾은 정 의장은 평소에 강조하던 '재래시장 활성화'를 역설했다.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에 있는 범어동 수성시장을 찾은 정 의장은 수성을 열린우리당 예비후보인 윤덕홍 후보와 함께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의장은 "재래시장 특별기금 1000억원을 마련해 그 중 일부를 전국 1200개 시장 번영회에 매달 50만원씩 지원해 조합운영을 활성화 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식당 주인인 김영숙(45)씨도 한마디 하겠다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김씨는 "어떻게든 서민들 위해서 힘을 쏟아달라"면서 "재래시장을 대대적으로 재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노력한 만큼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만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정 의장은 "작은 것이라도 반드시 실천해 'OO식당' 매상이 올라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상인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정 의장은 또 시장 상인이 준비해 온 꽃다발을 받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사시라는 의미로 여기 식당 주인께 드리겠다"며 김씨에게 꽃다발을 전달해 주변의 박수를 얻기도 했다.

정 의장은 이날 수성시장과 교동시장 등을 번갈아 돌면서 "열심히 사십시오, 노력하겠습니다, 잘 좀 봐주세요"라면서 지지를 호소했고, 상인들은 "제대로 먹고 살게 해달라, 대구경제 회복시켜달라"고 화답했다.

또 노점 상인들을 만날 때면 다른 후보들과 십시일반 돈을 보태 물건을 사기도 했다. 이날 정 의장 일행이 산 물건은 참깨와 콩, T셔츠, 오렌지 등 10여만원 어치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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