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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스 한인회 김윤원 회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조명신
미 텍사스 주에 위치한 달라스 한인회(이하 한인회)에서 '탄핵 정국을 규탄하는 미주 동포의 의견'을 담은 '시국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국성명서는 17일(수) 오후 5시(한국시간 18일 오전 8시) 달라스 한인회관에 한인회 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김윤원 한인회장이 낭독했다.

한인회는 성명서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액안을 통과시킨 그날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수치스런 날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날치기로 탄핵안을 통과시킨, 정권찬탈에 미친 193명의 위정자들의 안하무인과 오만불손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오직 위정자들만이 승리했다고 박수치고 환호하고 있을 뿐" 이라면서 "정녕 누구를 위한 승리란 말인가" 묻고 있다. 따라서 "짓밟힌 민주주의를 국민들이 나서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면서 "의회 쿠데타를 감행한 낡은 세력들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순수한 의미의 시국 선언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어느 당을 지지하고 어떤 정치노선을 지지하고자 함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하루빨리 정쟁을 중지하고 탄핵정국을 마무리 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성명서 마지막에는 세가지 '의견'을 덧붙여 "헌법 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결정되어야"하고 "4·15 총선은 예정대로 치러져야"하며 "검찰의 정치권 비리수사는 성역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한인회 박문영 부회장은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은 미국에 사는 한인동포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으며, 고태환 이사는 "각기 생업에 바빠 발언의 기회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면서 "올바른 선거를 통해 거듭나는 정치사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달라스 한인회의 시국성명 발표는 해외에 거주하는 많은 한인회 가운데 대통령 탄핵과 관련 최초의 공식적인 성명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인회 측은 이번 성명을 대한민국 국회와 헌법재판소로 보낼 계획이며,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한인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명운동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조국에 대한 순수한 애정에서 성명 발표했다"
[인터뷰] 달라스 한인회 김윤원 회장

▲ 김윤원 회장
ⓒ조명신
- 어떤 이유로 시국성명을 발표하게 되었나?
"비록 몸은 나라 밖에 있지만,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마음과 같은 시선으로 조국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 달라스 한인회의 시국성명이 기폭제가 되어 다른 지역, 다른 단체들도 동참함으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애썼던 업적을 다시 세웠으면 좋겠다. 그런 관점에서 재외 동포로서 조국에 대한 순수한 애정에서 성명을 발표하게 되었다."

- 내부 논의과정은 어떠했는지?
"지난 금요일 탄핵에 대한 내용을 듣게된 후 부끄럽고 기분 나쁜 시간을 보냈다. 그 이후 한인회 임원들과 의견을 교환하다 이번 주 월요일과 화요일 양일간에 걸쳐 찬반을 둘러싸고 논의를 했다.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든 비난받을 여지는 있다.

이런 시국에 '왜 침묵하느냐'는 쪽과 '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느냐'는 비판 가운데 중립을 지킬 수 없는 지금 '왜 침묵하느냐'는 질문이 아프게 다가왔다. 이번 성명에 대한 어떤 비판도 감수할 각오를 하고 재외동포로서 의무에 충실하고자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어떤 정치노선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진실이 가장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 조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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