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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이 유코씨
다케이 유코씨 ⓒ 권윤영
“안.뇽.하.세.요.”

한국어 회화 책과 사전을 펼쳐들고, 한국어 공부를 하느라 여념이 없던 그녀가 서툰 발음이지만 우리나라 말로 인사를 건넨다. 한국에 온지 이제 세달여. 다케이 유코(27)씨는 일본 문화를 알리고, 낯선 나라 한국을 배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녀가 우리 나라에 온 것은 지난해 12월 초였다. 일본 군마현 정부에서 외국에 파견할 민간대사를 선발한다는 공지를 보고 지원했었다. 민간대사로서 활동 계획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후,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친 다케이 유코씨가 민간교류단체인 ㈔국제교류문화원에 파견된 것.

“예전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어요. 할아버지가 한국에서 지냈던 적이 있어서 이야기를 자주 듣곤 했거든요. 보아, 왁스 등 한국음악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녀는 일주일에 이틀, 유치원에서 일본 종이접기와 동요 등을 가르치며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신의 전공인 유아교육을 살려 한국의 유치원에서 자원 봉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동요를 가르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닌 데 반해, 수업을 시작하기 전과 끝난 후,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다케이 유코씨. 세계 만국 공통어인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로 손짓 발짓까지 동원하면 아이들은 좋아라 노래를 따라 부른다.

유치원 봉사활동이 없는 날은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우리 문화를 배운다는 다케이 유코씨. 대전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그녀에게 한국은 친절한 나라로 각인됐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마음은 통하는 법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진심어린 친절을 베푼다는 것을 그녀 스스로도 느끼기 때문이다.

민간대사로 선발된 후 한 달 남짓 혼자서 한국어 공부를 하다가 우리나라에 온 그녀의 한국어 실력은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간단한 인사는 물론 혼자 쇼핑을 다녀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실력이지만 우리말을 배우는 데 있어 최대 난관은 발음이다.

“한국 사람들이 성의껏 이야기를 해줘도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나 여럿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다들 재밌게 이야기 하는 데 언어 구사가 아직 미흡해 같이 어울릴 수 없을 때가 제일 아쉬워요.”

처음 한국에 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과 친구들 등 모두가 만류하는 것을 안심시켰던 다케이 유코씨의 마음 한켠에는 한국 생활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서서히 한국 문화에 적응해 가고 있다. 맛있는 우리 음식이 좋고, 찌개 하나를 놓고 다함께 먹는 음식 문화도 어느새 자연스러운 일이 돼 버렸다.

이처럼 즐거운 타국에서의 생활 중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새치기'이다. 이는 일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 데 반해 한국에서는 새치기 문화(?)가 버젓이 횡행하는 것을 그녀는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일본 문화를 알림과 동시에 우리 문화를 배워가는 민간 사절 다케이 유코씨의 한국 체류 기간은 7개월. 이 기간 동안 그녀는 우리 아이들에게 일본 문화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가르친 일본 동요가 많지 않은데, 앞으로는 더 많은 노래를 가르쳐 주고 싶어요. 숫자나 인사 등 간단한 일본어나 일본 문화에 대한 내용도 가르쳐 줄 계획입니다.”

덧붙이는 글 | 행복한 소식만 전하는 인터넷 신문, 해피인(www.happyin.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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