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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행복은 정비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이상건씨
"돈과 행복은 정비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이상건씨 ⓒ 강지이
돈버는 사람은 왜 분명 따로 있을까? 500만원을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준 뒤 몇 년 후에 조사해 보면 그 돈의 몇 배가 되는 돈을 번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돈을 다 까먹고 없애 버린 사람도 있다고 한다.

경제 부문 2001년 베스트 셀러자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 책 <돈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는 이와 같은 의문에서 시작한다. 이 책의 주 내용은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재테크를 현명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안내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2001년 즈음만 하더라도 기존의 다른 경제 분야 도서들은 지나치게 전문적이어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맹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이와 같은 경제 서적의 틈새를 공략하여 쉽게 읽히면서도 실제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을 다양하게 전달하여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책의 저자 이상건씨는 주간 <이코노미스트>의 금융, 재테크 분야 기자로 일하면서 얻은 재테크 상식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데에 주력해 왔다. 그는 후속 서적인 <부자 만드는 경제 기사>를 통해서도 일반인들에게 상식이 될만한 경제 기사를 간추려 소개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였다.

현재까지 <이코노미스트> 기자로 활동하면서 경제 관련 강의와 방송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이 기자를 만나, 그의 근황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 돈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다.

- 현재 <이코노미스트> 재테크 담당 기자이면서도 방송, 강의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주로 하고 있는 강의 내용과 방송 활동, 관심 분야에 대하여 알고 싶다.
" 강의는 기존에 하던 걸 지속하고 있을 뿐이다. 책 내기 전부터 경제에 대해 풀어 설명하는 강의를 해 왔는데 지금은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일반 직장인들의 쉬운 재테크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강의 내용은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차근차근 월급 모아 제집 장만하고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중심으로 한다.

방송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경제에 대해 안내하는 SBS '경제특강'에 나가다가 현재 남희석씨가 진행하는 KBS '황금의 시간'이라는 프로에 출연하고 있다. 이 프로는 경제 개념들과 오락 요소를 혼합하여 새롭게 시도하는 경제 오락 프로그램인데 여기서 경제 관련 이야기를 전한다.

여기저기 불러 주는 데가 많아서 기자일과 방송, 강의를 병행하고 있지만 글 쓰는 게 내 적성에 가장 맞는 것 같다. 기자로 활동하고 경제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하여 좋은 책을 내는 것이 내 삶에서 가장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른 것들은 이와 같은 일들에 방해가 되지 않는 정도로 유지하는 편이다."

- 책 <돈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가 굉장한 인기를 끌고 많이 팔렸다. 그 비결과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일단 기존의 경제 관련 서적들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대학 시절 민예총에서 하는 문학 강의 등에 1년여 간 참여했다. 현재도 글쓰기를 좋아하고 문학에 관심이 많은데 경제 서적에도 그런 경향이 반영된 것 같다.

나 또한 경제 전공자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지속적으로 경제를 공부하면서 기자 활동을 해 왔다. 내가 내는 책들은 내가 공부하여 얻은 것들을 일반인의 관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데에 중점을 둔다. 이런 점들이 독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

그리고 책 출판 당시가 IMF 이후 경제 위기가 닥쳐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대해 불안 심리가 팽배하던 때였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주제를 가지고 쉽게 접근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 이 책을 보면 돈을 벌려면 빚부터 갚으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현 사회 실정이 빚 없이 살기란 매우 힘들다. 저자가 생각하는 빚 없애는 방법과 돈에 대한 관점을 이야기해 달라.
"돈에 대한 관점은 뚜렷하다. 나도 월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술 마시고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해서 예전에는 빚도 많았다. 하지만 집안에 경제 위기가 오면서 사는 데 '돈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빚을 지게 되는 경우가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빚을 두려워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쉽게 얻은 빚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방해하는 독소가 된다고 생각하면 어서 빨리 빚을 갚아야겠다는 마음이 들 것이다.

개인적으로 돈에 대하여 '돈 때문에 즐겁지는 않지만, 돈 덕분에 불편하지 않게' 살고 싶은 마음이다. 재테크 방법 또한 단순한 방법을 택한다. 지금도 나는 월급의 50%를 저축하고 있다. 처음엔 어렵지만 습관이 들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된다.

돈 때문에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마구잡이로 돈 쓰는 것을 두려워하고 빚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 고민들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빚이 청산됨과 동시에 계획적인 재테크를 하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저축일 것이다."

책 <돈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책 <돈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 더난출판
- 최근 들어 많은 직장인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30, 40대 사이에 10억 만들기 붐이 일고 있다. 과연 이게 가능한 꿈인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지금의 30, 40대들은 힘든 대학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386 세대들로 대표되는 이들은 어려운 과도기를 겪으면서 정치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 거기에다 이들이 한창 경제 활동을 할 나이에 우리나라는 IMF를 맞았다. 그러면서 경제와 기업 시스템에 대한 불신까지 강해졌다.

이와 같은 사회 구조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은 결국 이기심을 팽배하게 하고, 자기 가족과 재산에 집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왜냐하면 외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자기 자신의 물질적 풍요에 집착하게 된다고 본다.

어느 나라나 경제적 불황기에 재테크 관련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되어 있다. 내 생각으로는 향후 10년 정도는 이와 같은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돈, 가족, 건강 관련 산업은 앞으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사회적 현상일 뿐이니까. 하지만 돈을 지나치게 왜곡시켜 집착하는 경우 거기에서 나오는 부정적 요소들을 간과할 수 없다. 돈이란 인생살이의 결과일 뿐인데 그것에 매달려 사는 것은 행복한 삶이 아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기회가 생겨서 돈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돈을 너무 좋아해서 쫓아다닌다고 돈이 생기는 게 아니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고 노력하다 보면 그곳에 돈도 모일 것이고 행복도 얻을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이 이 기자를 경제를 알리는 도우미로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활동에 기대도 많이 한다. 다른 이들의 미래 설계 도우미로 바쁜데 자신의 미래 삶은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설계나 계획은 없다. 그저 현재 내가 할 일들에 충실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한 마디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내 꿈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 일에 충실한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 쓰는 일은 현재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말 쯤에 출간할 예정인데 수많은 경제 서적 중에 중요한 책들을 선정하여 쉽게 풀어 설명하는 '책 속의 책' 종류의 서적을 쓰고 있다. 기존의 경제 서적 중에서 꼭 필요한 것들만 모아서 쉽게 풀어 전달하는 그런 책이다. 역시 경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을 예상 독자로 하고 있다.

원래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경제뿐만 아니라 문학, 예술, 과학, 사회 등 다방면의 책을 읽으며 소장하고 있는 책만 하더라도 5000권 정도가 된다. 내가 만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다독가였다. 경제 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가능하다면 공짜로 책을 빌려 주는 도서관을 설립하는 것 또한 작은 꿈 중 하나다.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꿈꾸는 것만으로도 좋지 않은가? 그리고 경제서 속에 영화, 사회, 문화, 예술을 아우르는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을 언젠가는 출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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