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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배 뒤쪽으로 접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보입니다. 교통이 불편해 유배지로 사용된 그곳까지 이제는 승용차로 갈수 있습니다.
한가한 배 뒤쪽으로 접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보입니다. 교통이 불편해 유배지로 사용된 그곳까지 이제는 승용차로 갈수 있습니다. ⓒ 구동관

지난 15일, 접도를 건넜습니다. 접도는 남도 끝자락 진도에 딸려 있는 작은 섬입니다. 예전의 이름은 '금갑도'였으며 배로 건너야 하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접도로 들어갈 생각을 한 것은 운림산방과 한 울타리에 지어진 진도역사관에서 그곳의 서글픈 역사를 잠시 엿보았기 때문입니다.

접도를 바라보는 곳에 움막채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접도를 바라보는 곳에 움막채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 구동관

접도는 진도에서도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지리적 조건으로 유배지로도 사용된 곳이랍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유배자의 발걸음을 따라 넉넉한 걸음을 하여도 좋을 테지만 시간에 쫒겨 그리하지는 못하고, 그저 진도에서 접도로 이어지는 다리만 건넜다 돌아나온 셈입니다.

바다에서 따온 굴을 땅위로 올리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따온 굴을 땅위로 올리고 있습니다. ⓒ 구동관

되돌아 나오는 길. 접도를 바라보는 햇살 좋은 터에 작은 움막 여러채가 늘어선 모습이 여행객을 발길을 끕니다. 다가가 보니 굴 까는 작업을 위해 설치한 곳이었습니다. 움막마다 한두분의 할머니들이 굴을 까고 계셨습니다. 움막 바깥쪽에서는 바다에서 따온 굴을 땅위로 올리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말씀을 하시면서도 굴을 까는 할머니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말씀을 하시면서도 굴을 까는 할머니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 구동관
“할머니 굴 까기 작업을 하면 얼마나 벌어요?” “대중없어... 하루에 3만원도 하고 5만원도 하지, 까는 만큼 버니까.” 말씀을 하시면서도 손은 계속 굴을 깝니다. 할머니의 그 손길에 지난 저녁 민박집 할머니의 기침 소리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몸조차 불편하시면서 겨울 하늘에 작은 눈발만 비쳐도 마흔 나이의 아들의 차량 운전을 걱정하시는 어머님이 떠올랐습니다.

시장에 내다 팔 파릇한 파래를 다듬고 있습니다.
시장에 내다 팔 파릇한 파래를 다듬고 있습니다. ⓒ 구동관

한참 바다를 보았습니다. 파란 하늘도 보았습니다. 바다 같고 하늘 같은 부모님들이 떠올랐습니다. 움막채를 뒤로 하고 나오다 장에 내다 팔 파래를 정리하는 아낙을 만났습니다. 파릇한 파래를 정리하는 손길이 그리 추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봄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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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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