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조경국

아이가 골목길을 뛰어옵니다. 햇살이 뉘엿 서쪽으로 넘어가는 시간, 골목길에 뿌려진 빛 속으로 아이가 얼굴 가득 웃음을 담고 뛰어 옵니다. 아이와 나는 얼굴을 마주보며 “안녕” 인사를 나눴습니다.

ⓒ 조경국

작은 손으로 ‘V’자를 그리며 웃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아이와 눈이 마주치던 그 순간이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습니다.

ⓒ 조경국

2년이나 지났으니 사진 속의 아이는 이제 키가 한 뼘이나 컸겠지요. 하지만 액자 속 아이의 모습은 그때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벽에 걸린 사진('빛을 타고온 아이'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을 볼 때 마다 꺄르르 웃으며 아이가 뛰어옵니다.

ⓒ 조경국

작은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만납니다. 아이들과 축구를 합니다. 웃옷도 벗어놓고 바지도 종아리까지 걷어 올리고 아이들의 축구 시합에 끼었습니다. 운동장이 아이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것 같습니다. 오늘의 축구시합을 기념하기 위한 사진 한 장 찰칵.

ⓒ 조경국

당고개로 가는 4호선. 마주앉은 아이 둘과 저 말고는 아무도 없는 지하철입니다. 아이들과 가만히 눈싸움을 합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가에 배시시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결국 제가 지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역까지 가는 짧은 시간동안 아이들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집에 가서 엄마에게 이렇게 이야길 했겠지요.

"엄마 오늘 지하철에서 이상한 아저씰 만났어."

ⓒ 조경국

찌는 한낮 경복궁에 놀러온 아이들이 물장난을 하느라 야단입니다. 물을 뿌리는 아이, 도망가는 아이, 물 뿌리는 친구를 잡으러 가는 아이. 식수대에서 장난한다 선생님께 야단맞을 것은 지금 당장 걱정이 되질 않습니다. 물벼락 맞는 것도 잊고 카메라 앞에서 멋진 자세를 잡았습니다.

ⓒ 조경국

도망가던 강아지를 겨우 붙잡았습니다. 아이의 표정과 강아지의 표정이 엇갈립니다. 아이는 강아지가 너무 좋아서 꼭 껴안아 주고 싶은데 아이의 품에 안긴 강아지는 왠지 떫은 감을 문 표정입니다.

어떻게든 아이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결국 강아지를 놓쳐 울어버리고 말았지만, 강아지를 품에 안은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 조경국

오늘은 놀아줄 친구가 없습니다. 썰렁한 운동장에서 아이는 혼자 그네를 타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아저씨가 옆에서 실실 장난을 칩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아이와 함께 운동장에서 놀았습니다. “찰칵” 사진을 찍는 순간 누런 코가 나와 버렸네요. 아이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 항상 웃음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을 순 없습니다. 아이들에겐 어떤 잘못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세상 모든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