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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이주노동자 권리쟁취를 위한 국제공동행동 선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이주노동자 권리쟁취를 위한 국제공동행동 선포 ⓒ 전민성
자히드(방글라데시)씨의 사회로 시작한 이날 집회에서 노숙투쟁 75일째를 맞고 있는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의 서머르 타파(31, 네팔) 단장은 "이 싸움은 한국 이주 노동자들만의 싸움이 아니며, 외국에서 이주 노동자로 일하면서도 임금도 받지 못하고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는 세계 이주 노동자들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월 7일, 출입국 직원들이 우리에게 가스총을 쏘며 강제연행을 강행했으며, 지난해 12월 30일에는 비두, 자말 동지를 강제출국시켰다. 뿐만아니라 방글라데시 정부에게 이들이 테러리스트라고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흥분한 서머르 단장은 "우리가 테러리스트면 출입국 직원들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주노동자 투쟁단이 노래에 맞춰 어께를 걸고 있다.
이주노동자 투쟁단이 노래에 맞춰 어께를 걸고 있다. ⓒ 전민성
지난 18일 한국 정부가 '지금 출국하면 6개월 후 산업연수생 신청 기회를 주겠다'고 한 것에 대해 서머르 단장은 "브로커에게 많은 돈을 주지 않으면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며 한국 정부는 이 제도가 많은 문제가 있음을 알기나 하는 것이냐고 따지듯 말했다.

그는 "잘못된 법을 고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며, "고용허가제를 철폐하고 노동비자를 쟁취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어 연단에 오른 사회당의 신석준 대표는 "사람을 국적, 피부색 그리고 언어에 따라 나누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해서 먹고 사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피눈물을 짜내서 먹고 사는지 등 '밥을 해 먹는 방식'에 따라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의 힘' 문화투쟁단의 '불나비처럼' '파도앞에서' 공연
'노동자의 힘' 문화투쟁단의 '불나비처럼' '파도앞에서' 공연 ⓒ 전민성
신 대표는 "여러분들의 투쟁으로 진정한 국제연대의 의미를 깨달았다'며, "땀흘려서 일했기 때문에 이 땅은 여러분의 땅이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와 '비정규직 철폐투쟁가'로 이주노동자 투쟁단의 기운을 북돋은 류금신씨는 "저 나무 위의 새들도 이리저리 날아다니는데, 한 인간으로서 이 공장 저 공장을 옮겨다닐 수 없고, 그것도 허가를 받아야하는 고용허가제는 헛껍데기"라고 비난했다.

이주노동자 투쟁단과 집회 참석자들이 대학로를 빠져나오고 있다.
이주노동자 투쟁단과 집회 참석자들이 대학로를 빠져나오고 있다. ⓒ 전민성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된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고 돌아온 '아래로부터의 세계화'의 최용찬 실행위원은 "신자유주의에 대항한 투쟁과 이주노동자투쟁은 하나며, 우리는 여러 가지 얼굴을 한 하나의 괴물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영석 문화노동자는 '이씨 니가 시키는대로 내가 나갈 줄 아나' '간절히'를 불러 추운 날씨에 두 시간 동안 앉아있던 참석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한편 강제 추방당해 방글라데시에 있는 비두씨를 전화로 연결,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노동비자 받고, 우리 동지들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해, 이를 들은 참석자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주노동자 투쟁단이과 집회 참석자들이 종로5가를 향하고 있다.
이주노동자 투쟁단이과 집회 참석자들이 종로5가를 향하고 있다. ⓒ 전민성
'전국 불안정노동철폐연대'의 정지현 편집국장은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포럼에 참석해 외국의 이주노동자들 사례를 들었지만, 우리만큼 극악한 사태는 없었다"며, "산업연수생제도로 노동자를 절름발이로 만들어놓고, 이제는 고용허가제로 족쇄를 채우려 한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는 우리나라 노무현 정부만이 할 수 있는 극악한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결성된 '인권 단체 이주노동자 농성지원 대책위'의 신수경씨는 "'인권의 날'이었던 지난해 12월 10일 감리교회 앞 강제 단속과 지난 7일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의 연행 수감 중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가스총을 사용한 것 등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사례를 모아 이번 주 금요일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발표를 한다"고 말했다.

대학로를 빠져 나오고 있는 이주노동자 투쟁단과 집회 참석자들
대학로를 빠져 나오고 있는 이주노동자 투쟁단과 집회 참석자들 ⓒ 전민성
역시,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하고 돌아온 '노동자의 힘' 이종희 회원은 뭄바이에서 1·28 국제행동결의를 위해 서명전을 벌이고, 이주노동자, 비정규노동자와 관련한 포럼에 참여했다. 또 비두 동지가 '테러리스트' 혐의와 관련한 조사로 일정이 늦어졌지만 함께 선전전을 함께 진행했다"고 보고했다.

오후 4시 30분 참석자 500여 명은 1차 집회를 마치고 대학로를 출발해 이화동 사거리를 지나 종묘공원까지 가두행진을 벌였고, 종묘공원에서 약 40분 가량 정리 집회를 하고 해산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주노동자 권리를 지지하는 대학생들도 100여 명과 민중가수 ZEN도 참가해 이주노동자들의 권리쟁취를 위한 투쟁을 지원했다.

'1·28 국제공동행동’에 대해 듣는다
전국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지현 편집국장

▲ 정지현 편집국장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된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한 한국 대표들은 이주노동자관련 포럼에서 한국 이주노동자투쟁을 알리고 한국정부의 강제추방에 반대하는 3만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이 포럼에 참석했던 한국대표들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네팔, 필리핀 등 아시아 7, 8개국에서 온 노동단체와 사회단체 대표들에게 한국 이주노동자들의 투쟁기록을 담은 자료집과 태극기를 전달하며 공동행동을 제안했고, 그들이 이를 수락해 이루어 졌습니다.

태국에서는 1월 18일 현지시각으로 오전 9시 30분, 타이 노동 운동(Thai Labor Campaign)이 중심이 되어 노조와 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한국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태극기를 펼치고 항의집회를 진행했습니다. / 전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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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동네의 성미산이 벌목되는 것을 목격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이주노동자방송국 설립에 참여한 후 3년간 이주노동자 관련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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