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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차 반미연대집회 참가자들이 '스토리사격장 불법공사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52차 반미연대집회 참가자들이 '스토리사격장 불법공사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신용철
주한 미8군 공보과는 스토리사격장(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128번지 271필지) 공사와 관련한 국내 언론 보도가 집중되자 "사격장 내 천연자원과 문화재 조사는 한국 전문가들과의 계약하에 철저히 검증되었다"며 "체인 연결담 공사는 전문가들이 발굴한 자료와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계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 미8군의 주장에 따르면 스토리사격장 공사 전에 국내법인 '문화재보호법'을 준수했다는 것.

그러나 주한미군의 주장과 달리 문화재보호법상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파주시의 주장은 상반된다. 파주시청 문화체육과 황소영(문화재관리담당)씨는 "스토리사격장 공사와 관련해 사전 전화, 서류 등 사전 통보는 일체 없었다"며 "주한 미8군에서는 지표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제출된 결과보고서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주시) 내부 결제를 통해 사업대행자인 국방부 용산사업단에 지표조사결과 자료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에서는 '지표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는 건설공사는 지표의 원형변경 등(절토·복토·굴착·수몰 등)의 현상변경을 초래하는 건설공사'고 규정하고 있고 '사업면적이 3만㎡ 이상인 건설' 공사는 의무적으로 지표조사를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아울러 지표조사 결과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고 해당 지차체는 자체심의를 통해 문화재청으로 결과를 송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 공보과 문아무개 중령은 "지자체 통보하는 것은 삼림훼손을 복원해주는 계획서"라며 "파주시와 연천군에 산림훼손지역 복구계획 내역서를 미군으로부터 받아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스토리 사격장 공사가 문화재보호법상 지표조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지역인지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파주시의 공사중지 명령과 시만단체들의 환경영향평가 위반 등의 이유로 비판받고 있는 파주 스토리 미군전용 사격장 공사 도면
파주시의 공사중지 명령과 시만단체들의 환경영향평가 위반 등의 이유로 비판받고 있는 파주 스토리 미군전용 사격장 공사 도면 ⓒ 녹색연합
총 11개의 공사구간에 대한 면적과 구간(공사도면과 순서별 공가면적  비교)
총 11개의 공사구간에 대한 면적과 구간(공사도면과 순서별 공가면적 비교) ⓒ 녹색연합
그동안 주한미군은 미군 범죄와 기지관련 문제에 대해 한미 SOFA(주둔군지위협정)를 거론하면서 한국 재판권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이번 스토리 공사의 문화재보호법 위반에 대해 또다시 한미 SOFA를 거론하며 시민사회단체의 문제제기를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김성한 간사는 "한미SOFA에는 문화재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한미양국은 양국 국내법을 존중한다'는 규정에 적용될 사안으로 보인다"면서 한미SOFA를 거론할 것으로 보이는 주한미군의 대응에 쐐기를 박았다.

김성한 간사는 "문화재청 문의 결과 지표조사 결과를 통보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문화재청이 스토리 사격장 공사와 관련해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매장문화재과는 파주시 소재 스토리 미군 사격장의 지표조사와 관련한 민원에 대해 "경기도로 하여금 조사, 통보토록 했다. 조사결과가 제출되면 회신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만약, 문화재청의 조사결과 스토리 사격장이 지표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 밝혀지면 공사중지 명령에서부터 원상복구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

김 간사는 "만약 주한미군이 지표조사를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문화재보호법 위반"이라며 "주한미군이 한미SOFA협정을 거론하면서 사격장내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지 않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유네스코 국제협약에 위반한 것으로 국제사법재판소 제소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관련 국제협약에는 전쟁시에도 문화유산을 보호하도록 되어 있고 문화유산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박인영 간사도 "미군측 보도자료는 모든 환경영향평가, 지표조사를 끝냈다고 하지만 조사에 참가한 전문가를 밝히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기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다"며 "만약 논란이 있는 환경영향평가 등 환경훼손에 대해 주한미군이 제대로 했다면 알려주지 못할 것이 없다. 그런데 '기밀'로 밝히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미군이 오만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간사는 "현행 SOFA에도 양국의 국내법 존중한다고 되어 있다. 특별한 상황을 제외한 평화시에는 국내법을 적용받도록 하는데, 정상인데 적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맥팔랜드 실형선고 과정에서 한국 법원이 한미SOFA를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이렇듯 소파협정을 제대로 적용하기만 해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한국 정부는 지레 겁먹고 소극적 해석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게 많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그는 "일련의 미군시설 오염사례에서 한국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번도 서울시와 시민단체의 공동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한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주려고 한다면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면서 "맥팔랜드의 한강 독극물 사건 이후 미군기지 기름유출사건 이어져 한미SOFA 협정 개정시 '특별양해각서'에 규정했지만 제지 사항도 없고 선언적인 문구만 있어 실제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주스토리 사격장 공사 어떻게 진행되나
사업계획서, '주한미군 전투 준비태세 증강 훈련 여견 조성'

주한 미8군 공보과는 "군사시설과 사격장 내부 및 주변에서의 주민 안전 대책은 절대적"이라며 "이런 시설에 실수로 혹은 불법적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필수적인 군사훈련으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공사 진행 경위를 해명했다.

주한 미8군의 주장에 따르면 파주 스토리 미군전용 사격장 공사가 지역주민 안전을 위한 체인 연결담 공사인 것처럼 축소 전달될 수 있으나, 실상은 우선적으로 체인 연결담 공사를 진행한 후 이를 바탕으로 사격장내 신규 확장되는 10여개의 사격장 및 관련 시설 공사를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주한 미8군 공보과에서 배포한 '스토리사격장 증설 사업계획서'를 보면 확인된다. 이 사업계획서에서는 사업의 종류 및 명칭을 '스토리사격장 국방, 군사시설 사업(주한 미 시설물 설치 공사 : 외곽 펜스 철책 5.4㎞ 신설 및 10개 소사격장 조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세부 공사 면적을 살펴보면 전체 11개 공사 중 체인연결담 공사는 전체공사면적 298만670㎡(지적공부) 중 136만2391㎡로 일부분을 차지한다.

스토리사격장 공사는 총 전용면적 57만497㎡(전용면적 29만9133만㎡, 전용외 면적 27만1364㎡)이고 총 사업비는 3120억원(재원 사유지 정리 특별회계 1270억원, 주한미군 군사지원비 1850억원)의 대규모 공사로 파주지역 주민들과의 사전합의 없이 내준 '공여지'에 공사를 하면서 공사비용도 한국정부가 부담하는 공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박인영 간사는 "울타리를 쳐놓고 대전차 사격장, 소총 사격장 등 10여개 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며 "울타리 쳐서 사격장 안에 시설이 증설되는 것에 대한 논란을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간사는 "울타리 안 사격장 타깃 너머에 지뢰지대가 있는데 오폭 사고로 지뢰밭에 포탄이 떨어질 경우 대형사고 일어날 수 있고 사격장 주위에는 논밭이 있어서 주민들의 생명을 해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면서 "기존 사격장 내에는 중금속을 모으기 위한 웅덩이가 있는데 만약 사격장 확장으로 중금속이 증가하고 장마철에 범람하게 된다면 파주시민의 식수원인 임진강으로 유입돼 오염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SOFA상 협의대상인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전체 공사면적 215만평 중 5만5천평은 삼림자원이 우수한 '보존임지' 삼림형질변경, 보존 예치금 등이 포함된 사업계획서를 지자체에 제출하게 되어 있는데 주한 미8군은 파주시의 입장에 대한 답변도 없이 올해 1월 2일 공사를 강행했다"면서 "파주시가 두 차례에 거쳐 공사 중지를 요청했는데 3일과 6일 잠시 중단했다가 강행했고 15일 전부터 공사 자재가 반입되기 시작했고 현재 중장비를 동원해 4곳에서 철책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주한 미8군이 주한미군 기지 공사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주한 미8군의 이런 태도는 '스토리사격장' 증설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목적에 분명히 나타난다.

'미합중국의 군대, 시설 그리고 구역을 통폐합하여 주한미군의 전투 준비태세를 증강시키고자 훈련 여건 조성' , '주한미군에 공여된 토지의 균형돈 개발을 위하여 한수 이북(민통선) 지역 내 훈련장을 통·폐합하여 토지이용을 극대화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 보장과 한·미 신뢰 증진 기여'

즉, 미국의 전세계 군사전략 변화에 따른 주한미군의 동북아 신속기동대로의 역할 전환에 따라 주한미군기지를 한강 이남(평택·오산으로 집중)으로 통폐합하고 군사훈련시설을 파주 스토리사격장으로 통폐합해 주한미군의 변화된 역할을 증대한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 박신용철

덧붙이는 글 | 시민의 시문(www.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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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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