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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우 '경남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최제우 '경남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 황원판
또 그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공동대표로서 새해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 관철에 온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함을 역설했다.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항상 웃음 띤 밝고 평화로운 얼굴이 인상적이라 하는데 그 이유는 장애가 '상처'가 아닌 '개성'일 뿐이라는 당당하고 긍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장애는 결코 '불행'일 수 없습니다. '상처'가 아니라 '개성'일 뿐입니다. 우리 장애인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진리 앞에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기필코 '자립'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하며 일반인들도 장애인을 동등한 시민으로 편견 없이 대해야 합니다."

지난 10일 기산프라자(경남 마산시 오동동) 2층에 있는 경남장애인단체총연합회를 찾아 장애인을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최회장의 2004년 새해 소망과 14일 제5대 회장 '취임'에 즈음한 설계를 들어보았다.

장애인 차별과 편견 '제도적으로' 막아야

먼저 2004년 새해 소망을 물었을 때 그는 우리 사회의 오랜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차별과 편견을 '제도적'으로 막아 새해에는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더 이상 장애인 복지를 시혜적인 관점에서 시행해서는 안 됩니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취업과 교육, 사회생활 전반에서 일어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에 대해 구속력을 가진 제도의 뒷받침이 없이는 진정한 장애인 복지는 어렵다고 봅니다."

장애인의 평등한 사회참여를 위한 '장애인차별금지법' 관철을 역설하는 최 회장
장애인의 평등한 사회참여를 위한 '장애인차별금지법' 관철을 역설하는 최 회장 ⓒ 황원판
"그래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450만 장애인을 복지 '수혜자' 만으로서가 아니라 복지의 평등한 '참여자'로서 일어서게 해야하며 장애인의 권리가 정당하게 요청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인권 패러다임이 반드시 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새해에는 장애인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고 복지를 증진시켜 나가기 위한 장애인복지기금조례를 제정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방의회에서 이동권보장조례도 만들도록 촉구할 것입니다."

장애인에게 가장 절실한 '생활고' 해결 시급

이어서 장애인의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자 여러 어려움 중에서도 '생활고'라며 새해에는 장애연금 및 장애수당의 현실화에 만전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의 가장 절실한 문제는 생활고 해결문제입니다.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가족들이 극심한 경제적인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장애인 가구의 경우 비장애인 가구에 비하여 의료비가 많게는 몇 십 배까지 나갑니다. 특히 일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의 경우 소득보장 정책이 절실합니다."

"부모가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중증장애인 자녀를 죽을 때까지 돌봐야 하는 현실은 모두를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관계로 부모가 일을 나갈 수 없고, 부모의 사후에는 돌보던 장애인 자녀는 갈 곳이 없게 됩니다. 장애연금이 조속히 시행되어 이런 자녀는 주변 이웃이나 친척들이 돌볼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스스로 자립을 모색하게 해야 합니다."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하고, 이동권 보장해야

또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 및 이동권 보장을 위한 방안을 묻자 방송을 통한 '홍보' 노력과 관계 법령 제정을 통한 '제도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각종 도시환경과 건축물보다는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휴머니티의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장애인에게 편리한 시설은 우리 모두에게도 편리한 시설이다'는 사실도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도 현재의 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차 발생될 수 있는 '예비장애'에 대한 보장이요, 모든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홍보해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새해에는 기본적인 생존권이자 장애인의 사회참여 기반이 되는 '베리어 프리'(Barrier Free)(일명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관한 법률') 및 조례 제정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찾아가는' 상담전화 운영으로 장애인 고충 해소

그리고 그는 장애인 상담전화(1588-0420)도 '어려움을 호소해 오기를 앉아서 기다리는 전화'가 아니라, '찾아가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어려움도 해결해주는' 적극적인 자세로 운영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가장 낮은 목소리에도 민감하게 귀 기울이는" 열린 상담실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이 전화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차별, 취업문제 같은 각종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설연욱 상담소장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설연욱 상담소장이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 황원판
"장애아들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수술비가 없어요. 어떻게 하지요?"

"헤어진 전 남편이 내 장애인차를 돌려주지 않아요. 차를 돌려 받고 싶어요."

"시어머니가 장애인이라고 이혼을 요구해요. 난 잘 살아보고 싶은데…"

"내가 죽고 나면 돌봐줄 사람도 없을 것이고, 내 생전에 제 아들을 시설에 입소시켜야 마음 편히 눈을 감을 것 같은데, 시설 좀 알아봐 주이소."

"취업을 하고 싶은데, 일자리 좀 알아주세요."

설연욱 장애인 상담소장은 "장애인 전화를 이용하는 사람은 남성이 약 71%, 30대가 약 29%로 가장 많고, 상담 내용은 장애와 관련된 실질적인 정보제공, 장애로 인한 사회적 차별문제, 심리적 고통에 대한 정서적지지 호소 등 다양하지만 '경제적'인 생활 영역의 문제가 대부분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적 문제로는 기초생활 수급권 선정, 의료비 지원, 장애연금 등을 문의하지만 특히 의료비 지원 문제가 가장 시급합니다. 그리고 경제 활동이 가능한 장애인의 경우는 취업, 창업자금대출, 장애인 자립자금 대출 등의 문제를 많이 문의합니다."

"그리고 장애인은 여건상 정보에 대한 '접근도'가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므로 상담전화 운영과 함께 각종 장애인 관련 정보를 담은 '찾아가는 1588-0420'이라는 장애인 전화 소식지를 만들어 활용함으로써 꼭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증장애인 재활의지 함양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

끝으로 지난 2002년 전국 최초의 '중증장애인 금강산 관광'과 매년 실시하는 '중증장애인 세상보기 여행'의 중요성에 대해 묻자, 한 중증 장애인이 경남도지사 앞으로 보낸 감사편지로 그 중요성을 대신 설명했다.

중증장애인 재활의지 함양을 위한 금강산 관광
중증장애인 재활의지 함양을 위한 금강산 관광 ⓒ 경남장총
"안녕하세요. 이번 '중증장애인 세상보기 여행'을 다녀와서 도지사님께 감사와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어 이 글을 올립니다 … 말 그대로 집안에만 있다가 몇 십 년만에 바깥구경 한다던 루마티스 관절염 환자도 있었고 … 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어우러져 나름대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제가 아름답게 본 것은 두 내외분의 사랑이었습니다. 아저씨는 맹인이시고 아주머니는 곱추이신 두 분이 서로 번갈아 휠체어를 밀어주시며 '당신 힘들제. 이제 내하고 교대해' 하시는 모습, 서로 눈과 발이 되어 챙겨주시는 모습, 밥숟가락에 반찬이며 국을 챙기시는 모습 등 바라만 봐도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지사님. … (앞으로도) 장애인들의 눈과 귀가되어 어둠 속에 갇혀있는 장애인들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 안녕히 계십시오. 박미선 올림"

끝으로 최 회장은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은 현재 고통받는 장애인 뿐만 아니라, 장차 어느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예비장애인'에 대한 보장이다"며 "모든 국민들이 '장애인도 남을 위해 똑같이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장벽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제우 경남장총회장은 누구?

3살때 소아마비로 '지체 1급 1호' 장애인이 되어 '장애인의 고통을 잘 아는' 최씨는,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장애인의 인권 신장을 위해 30평생을 노력해왔다.

2001년부터 경남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12월에 임기 3년의 경남장총회장에 재 선출되어 새해 1월 14일 취임했다.

또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공동대표로서 장애인의 평등한 사회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위한 국회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과, '장애인복지기금조례' '이동권보장조례' 등 각종 지방의회 조례 제정을 촉구해왔다.

특히 그는 시각장애인 60명을 포함한 200여명의 중증장애인 '금강산여행'과, 편의시설 설치 촉진을 위한 'MBC공익광고 출연', 찾아가서 고충을 듣고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는 '찾아가는 장애인상담전화 운영', 호혜(互惠)적인 '지역장애인발전협의회'구성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 (사)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중앙이사 ▲ 전국지역장애인단체협의회 이사 ▲ 장애인신문 경남지사장 ▲ 경남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장 ▲ 한국교통장애인경남협회장으로서 다방면에서 장애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뛰고있으며, ▲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복지위원 ▲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제11기) ▲지방분권운동경남협의회 자문위원 ▲마산아카데미라이온스클럽- 이사 ▲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 등 활발한 NGO활동으로 장애인의 평등한 사회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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