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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은 DJ퇴임 이후 치러지는 최초의 선거라는 점에서 호남 유권자의 표심이 어떻게 쏠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의사당 모습.
17대 총선은 DJ퇴임 이후 치러지는 최초의 선거라는 점에서 호남 유권자의 표심이 어떻게 쏠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의사당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4·15 총선을 불과 100여일도 남지 않는 가운데 DJ의 퇴장과 민주당 분당에 따른 광주전남지역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총선은 무엇보다 호남민들이 자신의 정치적 대리자로 여겼던 DJ의 퇴장 이후 치러지는 최초의 선거라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호남 정치는 지난 30여년간 DJ를 빼놓고 말할 수 없었다. 그 만큼 DJ는 이 지역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지금까지 호남민들은 역대 정권으로부터 형성된 정치적·사회적 소외와 고립감을 DJ라는 한 정치적 지도자를 통해 반전을 모색해 왔다. 적절했는가 여부를 떠나 나름대로 자기정당성과 명분을 갖추고 있었던 것. 때로 그것은 맹신에 가까운 지지로 표현되곤 했다. 이른바 '막대기만 꽃아도 당선된다'는 논리는 DJ의 대통령 재임시절인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여실히 관철됐다.

그러나 17대 총선을 맞는 지금의 상황은 달라졌다. DJ는 퇴장하고 DJ와 호남정치의 구심점이었던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의 분당으로 귀결됐다. 정치적 대리자는 현실정치에서 사라지고 그 구심점마저 분화한 것이다.

정치권 재편, 국민의 힘에 의한 강요된 선택

민주당 분당의 시발은 극적인 반전을 거듭했던 지난 대선의 결과에서 그 씨앗이 발아됐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민주당의 분당은 정치권의 재편을 강제할 만큼 성장한 국민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며, 정치권의 재편은 이에 대한 하나의 강요된 선택이자 출구라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이번 총선은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있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지형에 서있다. 17대 총선은 DJ의 퇴장과 민주당의 분당 뿐 아니라 정치권의 근본적 변화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는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광주전남은 노무현 참여정부 출범의 진원지였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참여정부의 주역이었던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지난 한해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 대북송금 특검법 수용, 연이어 터진 DJ측근 비리, 급기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민심은 착잡함 그 자체였다.

요즘처럼 정치가 불신받고 있는 때가 없다. 뚜렷한 지지정당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은 정치권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요즘처럼 정치가 불신받고 있는 때가 없다. 뚜렷한 지지정당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은 정치권의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신년 들어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각종 여론 조사 결과 우리당은 광주전남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만큼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일보>가 신년특집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노무현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지역민들은 100점 만점에 53.12점을 평가해, 기대를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초기의 지지율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자신이 선택한 대통령을 스스로 거부하는 것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담겨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총선은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띌 전망이다.

부동층 48%, 정치주류에 대한 불신 드러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부동층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총선을 불과 100여일 앞둔 지금까지도 지지정당에 대한 선택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일보의 같은 조사에서는 지지정당이 없다는 부동층이 47.9%로 나타났다. 과거와는 확연한 대조이다.

이같은 현상은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를 넘어 정치권 전반에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차떼기 대선자금 정국, 민생과 정치개혁을 외면한 국회, 날로 어려워 가는 서민경제 속에 민심은 정치권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정치지형과 민심은 이번 총선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관심은 광주전남 정치세력의 주류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동층의 향배는 이번 총선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시절 호남에서 정치주류이자 독점세력이었다. 그것은 야당이든 여당이든, 정권을 쥐든 쥐지 않든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그 궤를 달리하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는 우선 현역의원에 대한 불신으로 표현되고 있다.

<경향신문> 신년 조사에서는 광주·전남북 현역교체 희망비율이 63.3%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광주일보의 조사에서는 '현역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20.6%에 불과한 반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27.3%, '아직 모르겠다'는 과반수가 넘는 52.1%로 나타나 여전히 불신감을 나타냈다.

민주노동당 의회진출 가능성 높아져

올 총선에 첫 도입될 '1인 2표제'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정당명부 비례투표제는 뿌리깊게 고착화된 1당 지배의 지역구도를 불식시키는데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진보정당의 출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2002년 지방자치 선거에서 광주전남 평균 15% 득표를 보여 비례대표 시도의원 각 1명씩을 의회에 진출시킨 바 있다. 첫 원내진출을 노리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높아진 당 이미지를 바탕으로 4월 총선에서 진보정당을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전농과의 정치세력화 합의는 이같은 전망을 더 밝게 하고 있다. 한·칠레 FTA체결과 개방농정에 내몰린 표심이 어떻게 실릴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달라진 정치지형과 유권자들의 요구에 정치권의 촉각은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

각 정당 4월 총선 어떻게 보나
민주당 "분열 심판"-우리당 "바람 불 것"-민노당 "수구 청산기회"

강운태 민주당 사무총장 "1강 다약 구도 될 것"

강운태 민주당 사무총장은 4월 총선에 대해 "이번 총선은 부패와 반부패, 통합과 분열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이 있든 없든 호남민의 땀방울로 키운 민주당에 대한 애정은 여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강 사무총장은 "호남은 표의 결속력이 두드러진 곳"이라며 "분당과 탈당에 대해 지역민들이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무총장은 "호남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1강(민주당) 다약' 구도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근 지지도 하락과 관련해서는 "선거법 협상을 둘러싸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미지로 비춰져 손해를 봤다"며 "일시적 현상일 뿐,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면 큰 차이로 앞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 사무총장은 물갈이 여론과 관련 "인위적 인적 청산은 과거로 몇 사람이 좌지우지하던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이라며 "상향식 공천의 틀을 갖춰놨기 때문에 물갈이는 당원과 유권자의 몫"이라고 인적청산론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김태홍 우리당 광주시지부장 "국민통합, 역사적 요구"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노무현 정권 들어 첫 총선인데 현재는 국회 의석 273석중 46석 밖에 안 되는 약체정부이다"며 "우리당이 약진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정치판도와 경제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라도 민주당, 경상도 한나라당 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왔다"며 "민주당은 배신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국민통합이야말로 새로운 창조과정이고 역사적 요구다"라고 우리당 창당의 불가피함을 밝혔다. 김 의원은 또 "호남은 민주주의를 선도해 온 곳"이라며 "유권자들이 옥석을 가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의원은 "호남에서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있지만 전국적 지지율 상승에 따라 점차 달라질 것"이라며 "수도권과 영남에서 바람이 불고 있고, 전남에서도 정당지지도와 달리 후보간 대결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안영돈 민노당 광주시지부장 "보수정당대 진보정당의 대결"

안영돈 민주노동당 광주시지부장은 "이번 총선은 보수정당대 진보정당의 대결"이라며 "지역주의와 보수 수구세력을 청산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안 시지부장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했지만 정강정책이나 인물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노무현 대통령에 95%의 지지를 몰아줬지만 부패 실상이 드러나면서 실망감과 정치혐오증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시지부장은 정치권의 물갈이 여론에 대해 "사람만 바뀐다고 해서 물갈이가 되느냐"며 "16대 국회에 45% 가까운 초선의원이 진출했지만 16대 국회는 더 부패의 본산이 됐다"고 말했다. 안 시지부장은 "보수정당의 인물로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진보정당의 진출로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시지부장은 "3김 시대 이후, 비로소 광주의 진보성을 되살릴 때"라며 "노동자와 농민, 서민의 고통에 서서 노력해 온 정당이 어느 정당인가를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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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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