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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광화문에서 열린 '평화기원 성탄절 연합예배'에서 어린아이들이 이라크의 평화를 호소하는 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
25일 광화문에서 열린 '평화기원 성탄절 연합예배'에서 어린아이들이 이라크의 평화를 호소하는 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훈
25일 광화문에서 열린 '평화기원 성탄절 연합예배'에 참석한 청년들이 이라크 전쟁 반대와 파병 반대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5일 광화문에서 열린 '평화기원 성탄절 연합예배'에 참석한 청년들이 이라크 전쟁 반대와 파병 반대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훈
성탄절을 맞은 서울 광화문에 이라크의 평화와 파병반대를 기원하는 기도와 찬송이 울려 퍼졌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이하 목정평)·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반전평화기독인연대 등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기독인단체들은 25일 오후 3시부터 광화문 한국통신(KT) 앞에서 '고난받는 이와 함께 하는 평화기원 성탄절 합동예배'를 열었다.

이날 예배에는 그동안 함께 이라크 파병 반대 활동을 해온 강남향린교회, 낙골교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등 30여개 단체회원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해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합동예배'를 열어온 이들 단체들은 이번 연합예배를 통해서는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선포했다.

"이라크 침략전쟁은 아기예수의 평화 약속 배반하는 것"

예배 참가자들은 '다시 생명과 평화를 향해서'라는 성탄메세지를 통해 "이라크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침략전쟁은 아기 예수의 탄생과 함께 선포된 평화의 약속을 배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전쟁 자체는 물론 이 전쟁에 우리의 젊은이들을 파병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은 또 '자신들의 신앙고백'이라며 "하나님의 명령이다 이라크 침략전쟁 즉각 중단하라", "세계평화 위협하는 부시정부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 이들의 손에는 "하늘엔 영광을 이라크엔 평화를", "하나님은 평화를 사랑하십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도 들려있었다. 특히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도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날 예배에서는 또 각 교회 성가대와 중창단의 평화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평화를 바라는 기도가 이어졌다.

윤석민 한국기독교장로회청년회전국연합회 회장은 대표로 낭독한 기도문을 통해 "평화로 오신 예수님을 기뻐하는 이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였다"며 "다른 민족의 피와 눈물로 유지되는 나라, 미국의 추악한 위선을 심판하여 주시고 그들의 손에 있는 총과 칼을 꺾어 낫과 보습을 만들게 해달라"고 간절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또 한 여자 어린이는 기도문을 통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곳곳에 즐거운 노래 소리가 들리고 여기저기 아름다운 장식으로 잘 꾸며 놓았는데 지금 제마음은 기쁘지 않아요. 끔직한 전쟁으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지금도 병들어 아파하며 오랫동안 눈물짓고 있어요. 힘있는 사람들이 욕심껏 살아가는 동안 평화가 깨지고 사라져버렸어요. 예수님 어떻게 하면 평화로운 세상이 될까요?"

이날 예배 중간에 한 어린이가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다.
이날 예배 중간에 한 어린이가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두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훈
"미국의 총과 칼을 낫과 보습으로"

예배의 막바지에는 '평화의 띠' 잇기 행사가 벌어졌다. 풍물패의 흥겨운 공연 속에서 참가자들은 각자 가지고 있던 형형색색의 띠를 이어 나무 십자가에 묶는 예식을 통해 평화를 향한 서로의 마음을 이어나갔다. 이들은 평화의 띠를 이어가며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약속을 생각하며 새로운 생명과 평화를 창조하는 일에 나서자"는 마음을 함께 나눴다.

박덕신 목정평 상임의장은 "미국이 힘을 앞세워 이라크에 자유와 평화를 주겠다고 했는데 그들이 준 것은 공포와 죽음뿐이었다"며 "오늘 예배는 강한 군림자가 아니라 보호받아야할 약한 모습으로 온 예수의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께 모였다"며 이날 예배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종원 정의·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 집행위원장은 "올 한해 동안 이라크 침략전쟁과 관련해서 반전평화운동을 계속 해왔다"며 "성탄절을 맞이해서 평화의 문제를 우리 신앙의 실천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예배를 마치고 풍물패와 함께 광화문 부근 '열린시민마당'까지 행진한 뒤 행사를 마무리할 예정었지만 경찰이 미대사관 앞 인도를 봉쇄하는 바람에 행진을 하지는 못했다. 대신 같은 장소에서 풍물패의 공연을 열고 이날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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