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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광재
전국 최대의 닭·오리 가공업체인 화인코리아 부도에 이어 조류 독감까지 급속히 확산돼 나주지역 축산 기반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화인코리아 부도로 사료를 구하지 못한 판국에 조류독감까지 번져 나주지역 닭,오리 농가들이 하나 둘씩 무너지고 있다. 19일 도내 첫 조류독감이 발생한데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인코리아 부도로 오리 위탁 농가에 사료 공급이 중단, 이에 따른 가축 집단 폐사가 발생되고 있다.

이달 초 충남 천안소재 화인코리아 원종 농장과 경기여주 부화장에서 입식한 2만여마리의 새끼 오리로 인해 나주시 산포면 민모씨의 오리농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이후 지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방제에 나선 전남도와 나주시는 22일 조류독감이 발생한 민모씨의 오리농장을 중심으로 3km이내에서 사육 중인 오리 15만5000여 마리를 살처분 후 매몰시켰다.

또 민씨의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5km지점에 경찰 등이 배치돼 차량 진입을 차단하고 있으며 500m지역은 완전 봉쇄돼 방역 관계자 외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는 나주시 관정동 오리농장에서 하루 수 백여마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어 23일 현재 7000여 마리가 폐사됐다. 뿐만 아니라, 화인코리아 원종농장으로부터 나주지역 14개 농가에서 새끼 오리를 입식, 나주 전지역으로 조류독감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신광재
사료공급 못해 닭, 오리 폐사 잇따라

화인코리아로부터 닭, 오리 위탁료를 받지 못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600여 명의 농장주들이 화인코리아 회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몇 일째 벌이고 있다.

화인코리아로부터 80만 마리의 닭, 오리를 위탁받아 사육해 온 나주시 관정동 유모씨는 "7월 이후 위탁료를 받지 못해 시설 등에 투자하느라 받은 융자 이자도 못 내고 있다"며 "최근 회사 부도로 하루 200여 만원에 달하는 사료마저 공급받지 못해 새끼 닭, 오리들이 매일 수십 마리씩 죽어가고 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비슷한 처지의 오리사육농가 이모씨는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사료를 주지 못하다 보니 오리 폐사가 잇따르고 있으며 심지어는 살아있는 오리들이 죽은 오리를 뜯어먹고 있는 실정"이라며 "오리를 자식처럼 키어온 농부의 입장으로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작년에 1억여원을 투자해 오리축사 시설을 갖춘 뒤 올해 5 차례 오리를 출하한 김모씨는 2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3번은 회사 어음을 받아 부도가 나는 바람에 2억여원의 빚을 지게 됐다.

농장 설치비와 왕겨, 기름 값 등 2억원의 빚을 진 김씨와 같은 처지의 위탁 사육농가가 300여 농가에 달해 지역 축산농가들의 파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편, 화인 코리아는 오리 사육 농가에게 사육비를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약 100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체 최종 부도를 내고 대표이사 나모씨는 현재 도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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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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