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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원곡본동 일대에서 법무부 직원이 외국인노동자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 안영건
거친 단속에 주민들의 거센 항의

불법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합동 단속이 계속되고 있는 12월 8일. 경기도 안산시 원곡본동 일대에 법무부 직원 5명이 사복 차림으로 오전 11시 30분경과 오후 2시 30분경 2차례에 걸쳐 길가는 사람 모두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며 단속에 나섰다.

한 한국 사람은 자신도 검문을 당했다며 "이렇게 위화감이 조성되어서야 동네가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원성을 높였다. 한 상점 주인은 "가뜩이나 매상이 떨어져 걱정인데 동네가 이렇게 살벌해서 어떻게 장사를 하고 살겠느냐"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앞서 12월 4일 7시 30분경에도 사복 차림의 법무부 직원 7명이 '국경없는 마을' 원곡동의 상점거리에 들이닥쳤다. 안산역에서 원곡본동사무소에 이르는 국경없는 마을 거리에 차를 대더니 잡화 상점, 채소 가게, 휴대폰 가게에 들이닥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리고는 물건을 고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승합차에 실었다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도망가다 넘어져 법무부 직원들에게 질질 끌려가는 광경을 목격한 S상점의 대표는 "우리 가게 단골 손님들이 내 눈앞에서 마구잡이로 잡혀가는 것을 보며 분했다. 집에 가서는 잠이 안 올 정도로 괴로웠다"고 진술했다.

상인 174명, 서명 운동 동참

▲ 원곡동 상인 174명의 서명자료
ⓒ 안영건
W상점의 대표는 "생활 공간에까지 들어와서 막무가내로 잡아가니 황당하다. 원곡본동의 모든 상인들은 이 사실에 분노하며 상인대책회의를 열고 집회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격렬하게 토론했다고 밝혔다.

단속이 있은 이후로, 원곡동 일대의 가게는 일제히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매상은 뚝 떨어졌다. 결국 12월 5일부터 원곡동 상인들은 강제추방 반대와 합법 체류 보장을 위한 서명 운동에 돌입하여 8일 현재 174명이 동참했다.

또 자살, 우즈베키스탄 카인씨

지난 6일 새벽 1시께 수원시 권선구 고등동 모 빌라에서 불법체류중이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카인(31)씨가 전기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은 집에 살던 이모(31·노동)씨가 발견해 경찰(수원남부경찰서)에 신고했다.

이씨는 "예전에 같은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한 적이 있었다"며 "이틀전 집으로 찾아와 일할 곳도 없고 갈 데도 없다고 해 잠시 동안 같이 지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카인씨가 막노동판을 전전하다 불법체류외국인 단속으로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카인씨의 시신은 현재 수원중앙병원에 안치 중이다.

▲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카인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 안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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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서 사회부 기자로만 17년 근무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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