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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기 전 모습
닦기 전 모습 ⓒ 이양훈
텔레비전을 보면서 작업을 하려면 일단 밖에서 먼지를 털어와야 한다. 그리고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솔에 구두약을 뭍혀 신발에 바른다.

아버지를 돕고 있는 아이들
아버지를 돕고 있는 아이들 ⓒ 이양훈
이때쯤되면 아버지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아이들이 몰려온다. 면장갑을 끼고 구두솔을 하나씩 잡은 다음 열심히 구두약을 바른다. 큰 놈은 그나마 그동안 해 본 경험이 있어 '능숙'하지만 작은 녀석은 어설프기만 하다.

구두약이 신문지를 벗어나 여기저기로 떨어진다. 그것 치울 일이 걱정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상관이랴! 아이들과 이 아침을 같이 보내는 이 순간이 그저 뿌듯할 뿐이다. 내복바람으로 나와 있는 놈이 산하(오른쪽), 왼쪽이 둘째 세찬이

깨끗해진 구두
깨끗해진 구두 ⓒ 이양훈
마침내 '물광'까지 먹어 깨끗해진 신발. 오른쪽은 집사람의 것이다. 이왕 하는 김에 서비스로 같이 해 준 것인데 집사람은 "얼굴까지 다 비친다!"며 굉장히 좋아한다.

이 깨끗해진 신발로 인해 다가올 일주일이 두렵지 않다. 어서 빨리 산뜻해진 이 구두를 신고 거리를 활보하고 싶다.

휴일 아침에 한가롭게 직접 닦은 한 켤레의 구두가 가족에게는 행복을, 나에게는 웬지모를 자신감을 주면서 신발장에 조용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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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분야는 역사분야, 여행관련, 시사분야 등입니다. 참고로 저의 홈페이지를 소개합니다. http://www.refd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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