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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쇼핑 건물 모습
삼부쇼핑 건물 모습 ⓒ 이성원
"임동진 사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불과 몇 시간 전에 매장을 돌면서 '장사가 잘되느냐'고 물었을 정도로 삼부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자살 후 지갑 안에 현금은 1천원짜리 3장만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어떻게든 삼부를 살려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경북 칠곡군 삼부쇼핑 배영곤(38) 입주자대책위원장은 이같이 밝히고 고객들에게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30일 임동진(46) 삼부쇼핑 사장이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쇼핑건물 7층 옥상에서 목매 자살한 후 곧바로 부도로 이어지자 쇼핑 신관 입점상인 30여명은 막막한 상태에 처해있다.

삼부쇼핑이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에 대출한 금액과 임대보증금 등을 모두 합한 총 부채규모는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에서 건물 경매가 들어오는 날에는 입주 상인들은 임대보증금은 물론 권리금까지 모두 날릴 판이어서 최종 부도가 난 다음날인 지난 4일 입주자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책위는 우선 삼부쇼핑 모든 점포를 자체적으로 운영키로 하고 이날 운영비로 모금한 2천만원으로 한달치 밀린 전기요금 1700만원을 납부했다.

삼부쇼핑은 건물 전체 전기배선 등이 한 라인이어서 전기공급이 중단되면 30여점포가 장사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들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아야 할 공동운명체적 관계에 놓여있다.

그러나 매달 들어가는 2,3층 사우나-찜질방 운영비 1800만원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대책위는 찜질방 이용료를 7천원에서 5천원으로 내리는 등 자구책으로 더 많은 고객을 확보, 자체적으로 높은 수익이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역에 진출한 대형 유통회사들의 본사가 대부분 서울이어서 지역에서 번 돈이 서울로 가지만 삼부쇼핑은 지역에서 소비하고 지역에서 돈이 도는 만큼 지역민들이 애용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상인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유명무실한 '상가임대차보호법'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입주 보증금과 월세를 합한 금액이 1억4천만원 미만인 점주들은 확정일자를 받아 두면 임대보증금 일부를 보호 받는 것으로 믿어왔다.

그러나 대책위는 삼부쇼핑의 경우 상인들이 입주해 확정일자를 받기도 전에 국민은행 왜관지점에 1순위 대출 담보로 설정돼 있어 국민은행에서 경매절차를 밟으면 세입자들에게는 한푼도 돌아오기가 힘든 실정이라며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일부 점주는 "지역 최대 유통업체의 부도로 대부분 어렵게 평생을 모은 보증금을 걸고 입주한 상인들이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생겼는데 칠곡군청 관계공무원은 대책마련을 위해 지금껏 한번도 현장에 나오지 않아 정말 섭섭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임동진 전 사장이 부지를 임대 받아 장사를 해온 삼부쇼핑 구관은 지주인 박모씨가 직영하기 위해 현재 인테리어 공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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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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