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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특수강 해고노동자 조성옥, 이재현씨는 6일 새벽 공장 내 50m 높이의 굴뚝 정상에서 복직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 조동준

▲ 농성중인 50미터 높이의 굴뚝
ⓒ 조동준
전북 군산시 소룡동 지방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아특수강 군산공장 굴뚝 50여m 정상에서 이 회사를 다니다 해고 당한 노동자 2명이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특히 이들은 <군산타임즈>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측이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자칫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분신, 투신과 같은 불상사가 우려되고 있다.

‘기아특수강 해고자 복직을 위한 전북지역 대책위원회(대책위원장 문정현 신부)’에 따르면 기아특수강에 다니다 지난 91년과 94년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해 해고당한 이재현, 조성옥씨가 6일 새벽 이 공장 내 압연부 앞 50m 높이의 굴뚝 위로 올라가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번 농성에 돌입하며 남긴 ‘이제 10년 해고자 생활을 끝장내기 위해 무기한 농성투쟁을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마지막 남은 복직의 희망을 살리고 노동탄압을 중단하는 것이라면 이 몸뚱이 하나 던져 고통스러웠던 10년이 넘는 해고자 생활을 마감하려 한다”라며 “그래서 많은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것처럼 우리는 50m 굴뚝 위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그들은 또 “50미터 굴뚝 위에 있는 우리들의 목숨은 이미 회사 경영진들에게 주었다”라며 “우리를 복직시켜 살릴 것인가, 이대로 굴뚝 위에서 죽게 할 것인가는 회사 경영진에게 달려 있다”고 회사측이 이들의 요구를 받아줄 것을 압박했다.

▲ 핸드폰을 통해 전화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농성 노동자(이재현씨).
ⓒ 조동준
두 노동자는 ▲해고자 복직 즉각 실시 ▲정리해고 복직자들의 근속년수 인정과 제반 수당 즉각 지급 ▲회사 매각에 따른 조합원들의 고용안정 보장 등 3개항에 대해 요구했다.

현재 현장에는 경찰 병력과 119구급대 등이 배치된 가운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으며 굴뚝 위로 통하는 통로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성중인 이재현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회사측이 요구를 받아줄 때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라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 굴뚝에 걸린 농성 노동자들의 요구사항
ⓒ 조동준
갑작스런 이들의 농성을 접한 기아특수강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측의 한 관계자는 “(그들은) 무단 침입한 것이다”라고 짧게 답했을 뿐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또다른 회사측 간부는 “그들은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위장 취업한 사람들이다”라며 “회사의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언급해 현재로선 사측이 이들의 요구에 부응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형편이다.

이에대해 기아특수강 농성투쟁 대책위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회사 경영진들의 계속되는 노동탄압에 맞서, 그리고 회사 매각이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해고자들은 목숨을 걸게 된 것’이라며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희생을 사전에 막는 일에 전북지역의 양심적인 사람들이 함께 할 것이다’라며 농성중인 노동자들의 즉각적인 복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98년 IMF 시기에 기아특수강은 경영난을 겪으며 부도 이후 법정관리를 받아왔으며 최근 다국적 회사인 골드만삭스가 주도하는 인터바인M&A 컨소시엄이 올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가 다시 세아컨소시엄으로 우선협상 대상이 변경돼 본계약까지 체결하고 최종 매각만 남겨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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