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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일 행사장 모습들. 문제가 된 공연은 제보를 받고 현장에 나갔을때 이미 끝나고 무용수들은 행사장을 떠난 상태였다.
ⓒ 조동준
군산시가 주최한 공식적인 한 행사에 유흥업소에나 출연할 법한‘러시아 무용단’이 나와 공연한 것과 비롯해 무리한 빚까지 지고 행사를 치러 여성단체 등 각계에서 발끈하고 나서 시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달 31일 ‘업무연찬 및 워크샾을 위한 시·의원·기자단 한마음대회’를 관내의 한 실내체육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 명칭이 ‘업무연찬 및 워크샾’이었지만 사실상 시청을 중심으로 한 ‘3주체’의 단합과 친목도모 수준에서 축하공연과 장기자랑 등이 주요 프로그램으로 잡힌 말 그대로 ‘즐기는 자리’였던 것.

행사 자체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이 업무를 제쳐둔 채 2천여 만원이나 되는 예산을 들여 굳이 평일 오후에 해야되느냐는 지적이 진작부터 제기되고 있던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일 행사에서 축하공연 프로그램 중‘반라’의 외국인 여성 무희들이 출연해 성인 나이트클럽과 같은 유흥업소에서나 나올 법한‘춤’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시 관계자는“이벤트 회사에 행사 프로그램 등 전반을 맡겨서 사전에 이런 내용이 담겨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군산시공직협 한 간부도“예상치 못한 공연에 당황하긴 했지만 직원들의 장기자랑 등 전체적인 행사 진행은 긍정적이었다”면서도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문제가 확대돼 안타까울 따름이다”라며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군산여성의 전화와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는‘성산업을 앞장서서 조장한 군산시는 사과하라’라는 성명서를 통해 “군산시는 두 번의 성매매 집결지 화재참사 사건으로 성매매 지역이라는 오명을 받으면서도 성매매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행정력을 보이고 있다”며 “러시아, 필리핀 여성들이 취업비자로 입국해 성매매 업소로 전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이를 즐긴 시와 시의회는 각성해야 한다”라고 비난하며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민주노동당 군산지구당 또한 별도의 성명을 내고“대통령 재신임, 대선자금 문제 등 사회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민생을 챙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추태를 보인 것은 시민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킨 것”이라며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이 시장이 나서 시민에게 즉각적으로 사과하고 재방 방지를 위한 진상조사를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같이 사태가 확산되자 시는 관계 공무원을 질책하고 행사 관련 주무부서 공무원이 직접 여성단체를 찾아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이다.

조만간 여성단체가 시장을 직접 찾아 항의서한을 전달하는가 하면 이 문제에 대해 시장이 나서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대처한다는 입장이어서 시의 향후 대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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