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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을 당론으로 결정한 열린우리당에 대해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경북 지역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 회원 등 20여 명은 3일 오후 2시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창당 대구준비위원회(동구 신천4동) 사무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했다.

시민행동은 이날 대구경북통일연대 신영철 대표(목사)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열린 우리당의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이라는 당론에 대해 심각하고도 엄중한 규탄과 항의의 뜻을 표한다"면서 "소위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그것도 원내 4당 중 가장 개혁적이라고 자처하는 당의 당론에 대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행동은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은 명백한 침략전쟁"이라고 규정하고 "대한민국 헌법 5조 1항은 '대한민국은 침략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라크 파병은 이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행동은 "열린 우리당의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결정은 국민들의 반전평화 여론과 의지를 무시하고 미국과 국내극우세력의 눈치를 본 줏대없는 결정"이라고 비난하고 "열린 우리당은 당론을 즉각 철회하고 국회의원들은 증명하지 못하는 국익과 실리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을 믿고 파병반대 의지를 분명히 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가진 후 시민행동 대표단은 대구준비위 관계자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대표단은 "지금은 이라크 국민들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의료진이 파견될 수 있도록 도와야지 비전투병 파병의 허울을 쓰고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당론을 세우는게 말이 되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대구준비위 김충환 사무처장은 "당내에도 소장파 의원들은 비전투병 파병에도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고, 창당준비위 과정이라 의견을 모으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 우리당 차원에서 지역에서도 시민사회와 의견을 모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민행동 한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이 정치권에서 맨 먼저 당론을 결정한 만큼 일차적으로 우리당으로 항의시위를 온 것"이라면서 "앞으로 한나라당 등이 파병 찬성의 당론을 결정하게 된다면 지역에서도 강력한 항의와 국회의원을 상대로 전면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열린우리당 파병당론에 대한 기자회견문

열린 우리당의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 당론 결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

10월 31일 열린 우리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을 위한 의료-공병 중심의 비전투병 파병에 동의하기로 당론을 모았다"고 밝혔다.

우리는 열린 우리당의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이라는 당론에 대해 심각하고도 엄중한 규탄과 항의 뜻을 표한다. 소위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그것도 원내 4당 중에 가장 개혁적이라고 자처하는 당의 당론에 대해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열린 우리당 의원들도 말하였고 삼척동자도 알고 있듯이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은 명백한 침략전쟁이다. 미국이 개전의 이우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는 없고 테러조직과의 연계도 증거가 없다고 미국 스스로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런 명분도 없는 이 전쟁에 미국이 세계유일패권을 위해 군사력을 앞세워 석유이권을 차지하고 중동에서의 힘의 정책을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하고 있고 제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정하고 있다. 헌법은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고 국군의 사명은 자위전쟁에 국한되며 침략전쟁 수행은 국군의 사명에서 배제된다. 이라크 민중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정치, 경제적 위기에 몰린 미국의 침략전쟁에 보내는 비전투병은 정당성을 얻을 수 있는가? 열린우리당은 눈가리고 아웅하지 말라.

전투병이든 비전투병이든 미국의 점령상황에서 한국군의 추가파병은 본질적으로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당한 미국의 침략전쟁에 무고한 이라크 민중들이 죽어가고 고통당하고 있다.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생각하는 이라크 민중들에게 한시가 급한 것은 그들 스스로의 자치를 하루 빨리 회복하고 조국을 재건하는 것이다. 여기서 선차적인 문제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점령미군이 철수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라크에 대한 지원과 재건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

열린 우리당의 비전투병 중심읠 파병결정은 국민들의 반전평화여론과 의지를 무시하고 전투병 파병반대로 모아져 있는 국면을 미국과 국내극우세력의 눈치를 본 줏대없는 결정이다.

우리는 앞으로 이라크 추가파병반대를 위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형태와 방법으로 다양한 운동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특히 이라크 파병 국회비준저지를 위해 파병찬성 국회의원들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취할 것이다.

열린 우리당은 당장 '비전투병 중심의 파병' 당론을 철회하라. 또한 국회의원들은 증명하지 못하는 국익과 실리뒤에 숨지 말고 국민을 믿고 파병반대의 의지를 분명히 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2003년 11월 3일
이라크 파병반대 대구경북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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