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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년도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9년만에 가장 높은 7,2%를 기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3%대를 놓고 고민하는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지만 계산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미국의 GDP계산 방식은 전기대비 산출방식이다. 전년동기대비 산출방식과는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금년 3/4분기 국내총생산 비율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년 3/4분기의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높은 수치임은 틀림없다.

그렇게 높은 수치인데도 미국 국민들 중에도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이 10가구 중에 1가구가 넘는다고 한다. 미국 농무부가 지난달 31일에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식료품을 살 돈이 없어서 걱정할 정도로 빈곤한 절대빈곤층이 많다.

절대빈곤층은 미국 내 전체 가구 1억800만 가구 중 약 11%인 1200만 가구로 파악되었다. 이 조사는 5만 가구를 조사대상으로 하였는데, 결식 아동이 있는 가구가 26만5000가구라고 한다. 이러한 자료들을 보면 어느 나라든지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시 말해서 잘사는 나라라도 못 사는 사람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이 존재하는 것이다. 옛말에 가난뱅이는 임금님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실감나게 한다. 우리가 미국인을 부러워한 것은 못 먹고 살던 시절에 그들의 풍부한 물자였다.

하지만 이제 그들 중에도 배고픔을 안고 사는 국민이 있다고 하니 이상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못 먹고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대개는 먹는 것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풍족함을 가지고 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서 비교를 하게 된다.

그 예를 찾아보면 너무 많이 먹는 사람들도 대단히 많다는 것을 알수 있다. 지난 6월 달에 건강보험심사 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1년도 기준으로 30-40대 비만환자가 2년 전보다 30배 이상 증가했다는 발표를 했다.

이러한 비만은 너무 먹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먹는 것을 걱정하며 살았다. 더욱이 전쟁시대에 자란 세대들은 굶주리고 살아서 비만이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먹고 마시는 것이 걱정이 없는 대신에 비만을 걱정하고 산다.

그렇게 놓고 보면 다른 나라보다 먹는 문제에 있어서는 풍요롭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런데 잘사는 나라로 알고 있는 미국인들이 끼니를 걱정한다니 정말로 놀랍다. 못 먹고 사는 나라 하면 전쟁을 치른 국가들의 국민들이나 아프리카의 오지 국민들로 알고 있었다.

미국은 우리 나라의 약 43배에 달하는 국토를 가지고 있고 인구밀도가 ㎢당 28명밖에 안되며, 세계 최대의 농업국이며 공업국가다. 비옥한 땅에서는 밀, 쌀, 옥수수 등 많은 곡물을 생산해서 자급자족은 물론이고 잉여농산물이 많이 생긴다.

이러한 과잉생산 곡물은 그들의 풍요를 주기도 하지만 '잉여농산물 처리법'이라는 것이 있어서 남아도는 곡물로 못 사는 나라를 지원해 주었다. 그래서 미국은 늘 못 사는 나라를 도와주는 국가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 이제 그들도 끼니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전체가구 중 11%나 된다고 하니 보통의 아이러니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놓고 보면 가난뱅이는 임금님도 구제 못한다는 옛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못 산다고 불평할 일은 더욱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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