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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구미YMCA 사무총장이 경북도가 시상하는 '자랑스런 경북도민상' 선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수상을 사양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총장은 "형식적인 절차만 거친 채 일률적으로 1개 시·군마다 1명씩 골라 시상하는 도민상은 겉치레상인 만큼 받을 수 없다"며 지난 23일 열린 시상식에 불참했다.

김 총장은 '자랑스런 도민상 수상을 죄송한 마음으로 사양하며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을 글을 통해 "본인은 경북도를 나타낼 만한 자랑스런 사람으로 불릴 수 있는 가치가 없다. YMCA 근무한 것이 수상이유라면 자랑스런 것은 YMCA 단체일지언정 그것도 일정한 급여를 받고 있어 어찌 특별히 칭찬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피력했다.

그는 "그렇다면 도민상은 도내에서 어떤 직장이든지 급여를 받고 일하는 모든 사람이 다 수상해야하며 돈을 받으며 일을 하는 사람이 그 일을 하는 자체를 수상한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 글에서 "경북도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중요하게 칭찬해야 할 사안은 도내에서 땀흘리는 농민, 노동자, 경북의 옛 문화를 발달시킨 사람 즉, 도정 방향과 일치하고 도민의 기본적인 생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며 "시민단체의 실무대표자로서 모두가 하나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도 노동자·농민들의 삶의 무게는 더 힘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저와 같은 사람들의 무능의 소치"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이밖에 도립 경도대학 채용비리 및 경북도 교통영향평가 등 도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김 총장의 이러한 수상 사양에 대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자랑스런 도민상 선정에 대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의 한 시민은 "자랑스런 도민상 수상을 사양한 김 총장 같은 시민단체 대표가 있다니 더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자랑스런 도민상을 시상한 경북도는 물론 수상자를 추천하는 시·군에서는 좀더 적합한 수상자를 면밀히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개도 100주년을 맞은 지난 96년부터 자랑스런 도민상을 선정해왔으며 올해로 8번째를 맞고 있다.

자랑스런 도민상 수상을 죄송한 마음으로 사양하며 드리는 말씀

▲ 김영민 총장
9월 하순 저는 구미시청 한 부서로부터 자랑스런 도민상 대상으로 추천하고자 한다는 소식과 아울러 필요한 서류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별생각도 없었고 더구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한편 우쭐한 상태에서 그 제안을 수락했고 며칠후 사무실의 직원이 제출에 필요한 서류에 내용을 기입한 후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 일상생활에 매몰되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2일전 저는 시청직원을 통해서 제가 자랑스런 경북도민상의 수상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 이 글을 드림으로 사양의 뜻을 올립니다.

저는 경상북도를 나타낼만한 자랑스런 사람으로 불릴 수 있는 가치가 없습니다. YMCA에 근무한 내용이 그 이유라면 자랑스런 것은 YMCA라는 단체가 될지언정 그것에서 일정한 정도의 급여를 받고 맡은바 일을 수행한 사람이 어찌 특별히 자랑하여 칭찬하는 대상이 될 수 있습니까? 만약 그러하다면 경상북도 내에서 어떤 직장이던지 급여를 받고 일하는 모든 사람이 다 수상해야 합니다. 돈을 받으며 일을 하는 사람이 그 일을 하는 자체를 수상한다는 것은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사안입니다.

둘째 이유로 저의 판단으로는 경상북도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중요하게 칭찬해야 할 사안은 농도 경북에서 땀흘리며 노력하는 농민이거나 힘들여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소위 경북의 옛 문화를 발달시킨 사람 즉, 경상북도의 도정 방향과 일치하고 도민의 기본적인 생활에 직접 연관된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시민단체의 실무대표로써 시민들의 의식을 고양하고 생활에서 어려움이나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모두와 나누어야하는 가교를 만들고 모두가 하나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라는 말은 있어도 경북도는 진정한 시민운동과 모임을 분별하지 못하고 농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며 노동자의 굵은 땀은 깊어져 삶의 무게는 더 힘들어지는 현실은 매월 꼬박꼬박 시민들을 사랑이라는 급여를 받으면서도 구체적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시민사회 형성의 노력을 다하지 못한 저와 같은 사람들이 무능한 소치라고 여겨집니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사람이 생산을 게을리 하거나 농민이 결실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논밭을 돌보지 않았다면 도리어 꾸중할 일일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저는 자랑스런 경북도민이 될 수 없습니다.

또 하나 YMCA에서 일한다는 것은 지역의 청소년 문화와 환경 및 시민문제에 깊이 관여하여 이 땅이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세상이 되는데 힘써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만 경북지역YMCA의 실무총책임자를 맡은 지 20년이 가까워집니다 경북의 환경문제를 개발위주로 변하여 더욱 열악해지고, 청소년 문제 특히 청소년 교육실태는 문제점으로조차 제기되지 못하고 이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소리내지 못하며 경상북도나 구조적인 결함,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의 세월이었습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그것을 위해 생활비까지 받으면서도 부조리는 더욱 심해지고 교통문제를 포함한 실생활에서 더욱 무질서가 판을 치는 현실을 이런 일을 앞장선 사람들이 꾸중들어야 마땅할 사안입니다. 이런 경우인데도 자랑스런 사람이라는 수상이라니요, 천부당 만부당합니다.

처음 수락하였다가 이제 이런 식으로 사양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처럼 지금까지의 일관성 없는 행위를 용서해 주시기 바라오며 저에게 이러한 칭찬을 제발 거두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시민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도 묵묵부답하여 직무를 유기한 사안들. 어찌 여기 매거한 사안들 뿐이겠습니까만, 경상북도 내의 YMCA의 실무대표를 맡고 있는 저로써는 죄스러움을 금할 수 없어 몇몇을 열거합니다.

1. 도립경도대학의 채용비리부터 총체적 부정 나아가 도민의 혈세가 몇몇 사람의 농간에 의해 마구 흘러가고 있는데도 수수방관한 점.
2. 경북도의 교통영향평가 위원으로 있으면서도 심도 있는 사전준비와 시민의견 수렴 없이 공무원들의 설명에만 수락하여 도로, 환경 등 수많은 해당지역에 소외당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피해를 준 점.
3. 지방분권이 새 정부의 시민참여의 근본 틀임에도 불구하고 탁상행정가들이 시민을 제외한 정책수립이나 권한 재정이양에만 신경을 쓰고 도민들의 의견조차 들어보지 않은데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경상북도의 분권운동이 책상 위의 안이 되는데도 가만히 앉아 있었다는 점.
4. 경상북도의 청소년 정책이 전시행정적인 형태 즉 숫자에 의해 동원능력이나 방식에 의해 진행되는 모습에 대해 청소년 단체의 책임을 맡고 있는 자로써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업기획이나 내용의 협의는 고사하고 담당자조차 모르는 무신경으로 경북 청소년 운동이 몇몇 행정관료의 손에 움직이도록 내버려두면서도 가만히 바라만 본 잘못.
5. 대표적으로 김천의 구성공단처럼 국고와 도비가 무한정 투입되면서도 사전의 충분한 논의나 방향이 없어 결국 돈도 잃고 환경도 피폐하며 나아가 자연의 진노까지 불러들이는 수많은 사업들이 경북도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한번도 의의를 제기하지 않고 몇몇 사람의 손놀림에 의해 도정이 움직여지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묵묵부답인 채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는 점.
6. 농도경북의 농민의 삶에 대해 도시민과의 연결과 새로운 방향의 제시나 대안이 없어 지금의 극악한 농민의 형태를 보면서도 가만히 있다는 점 즉 농민이 울면서 괴로워하는데도 경북도의 모습은.....


2003. 10. 21.
구미YMCA 사무총장 김 영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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