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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영씨의 '가재는 바다로 갈 수 있는가' 중 한 장면
송성영씨의 '가재는 바다로 갈 수 있는가' 중 한 장면 ⓒ 오마이뉴스 정세연
객석에서 무대로. 미디어로부터 소외돼온 시민들이 객석을 박차고 일어나 무대에 섰다.

시민들이 자신의 눈으로 보는 세상을 캠코더에 담아 선보인 '대전충남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가 지난 24~25 양일간 충청하나은행 대강당에서 열렸다.

시청자의 방송참여와 주권운동의 한 형태로 대전충남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대전충남민언련)이 기획한 이번 영상제는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 속에 이루어졌으며, 충청지역에서 출품된 3개의 작품이 전국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영상제에서는 치열한 예심을 통과한 20여편의 본선진출작과 전국수상작, 해외초청작 등 총25편의 영상이 상영됐다.

일반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파트단지 내의 38선(김종남)'을 개막작으로 이틀간 열린 이번 영상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전국 수상작.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 관객들의 관심은 전국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들로 모아졌다.

대전충남지역 출품작 중 '제3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에서 수상한 작품은 아줌마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아파트단지 내의 38선(김종남)', 일반부문 수상작인 '안터민원(조주현)',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가재는 바다로 갈 수 있는가(송성영)' 등 총 3편이다.

이미 공중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던 '아파트단지 내의 38선'과 '안터민원'은 지역의 현안문제를 주민들의 시각에서 다룬 작품으로 지역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김종남(38)씨가 제작한 '아파트단지 내의 38선'은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로 아파트단지 사이에 쳐진 철조망 때문에 아이들이 불편을 겪고 위화감마저 조성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 있는 작품이다. 김씨는 이 작품을 통해 열린 세상, 공동체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아파트 문화를 조성하고 싶은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관련 기관의 '불허'로 좌절된 마을회관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작품 '안터민원'
관련 기관의 '불허'로 좌절된 마을회관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작품 '안터민원' ⓒ 오마이뉴스 정세연
지역의 현안을 고발하는 또 다른 작품인 '안터민원'은 현실성 없는 법적용과 민원처리 과정에 의해 피해 받고있는 안터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조주현(40)씨는 지역의 민원을 영상이라는 색다른 방법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한편 '제3회 퍼블릭액세스 시민영상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송성영(43)씨의 '가재는 바다로 갈 수 있는가'는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극중 인상)의 물음을 통해 삶과 세상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그 외에도 신자유주의와 굳건하게 맞서고 있는 치아파스 원주민들의 투쟁을 담은 '치아파스, 계속되는 역사'와 '치아파스를 위한 연대'(크리스티안 깔로니끄) 두 작품이 해외특별초청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치러진 이번 영상제는 '퍼블릭액세스'라는 취지에 걸맞게 그동안 단순한 소비자로 여겨졌던 시청자들의 활발한 방송참여와 시청자 주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방송 등 미디어의 독점적 구조 속에서 퍼스널 미디어를 통한 시민의 자기 의사 표출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수동적 소비자에서 능동적인 참여자이자 주체로 설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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