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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기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일본 경제에 지금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경기의 호전을 시사하는 경제지표들이 계속하여 발표되고 있어 본격적인 일본의 경기회복이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지난 20일, 니케이평균지수(일본의 대표적인 주가지수) 올해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여 작년 6월 이후 약 1년4개월만에 11000엔대를 회복하였다. 니케이지수는 연초지수 8713엔으로 시작하여 한때 7607엔을 기록, 거품경제의 몰락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니케이지수는 지난 1989년 12월말 거품경제의 절정기에 3만8915엔을 천정으로 하여 약 14년동안 하락 행진을 계속해왔고 올해는 그 최저점을 갱신한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최저점을 기록하고 주가는 급격한 반등을 시현하여 오히려 연중 최고치 갱신을 계속, 의외로 강한 시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번 장세전환은 올해들어 갑자기 불어난 외국인 매수세와 개인 투자가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힘입고 있고 그 배경으로 뚜렷이 호전되고 있는 실물경제의 제반 경제 지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주가는 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주가회복을 단순히 기술적인 반등이라고 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오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있는 일본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의 예표로 봐야 할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되는 여러 경제지표들을 보면 일본 경기가 바닥권을 탈출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는 증후를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 회복의 청신호는 먼저 전기업계를 필두로한 기업의 설비투자가 뚜렷이 증가하고 있는 점과 개인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경제지표에 의하면 소비자 물가지수는 4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지만 1세대당 소비지수는 9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완전실업률도 5.4%로 4개월만에 감소, 조강제철은 15개월 연속플러스, PDP는 전년대비 24.4% 증대, 휴대폰 19.4% 성장, 디지털 카메라 58.4% 성장, 액정TV 40.7% 성장, PC 5%성장, 산업용 로봇 26.2%성장, 반도체 제조 장치 92.7% 성장을 보여주었다.

지난 9월 26일 내각부에서 발표한 지난 4월에서 6월기(제2사분기) 일본의 실질 국내 총생산(GDP)를 보면 최초발표 2.3%에서 최종3.9%로 대폭 상향 조정하여 전년 동기 대비 0.6%증가하였고 6기연속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명목 경제 성장률도 연초 마이너스 0.2%에서 0.1%로 상향 조정하였다.

타케나카 일본 경제장관은 10월 15일, 9월 월례 경제 보고에서 경기의 동향 판단에 있어 “ 경기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논평, 지난 8월의 '경기를 둘러싼 환경에 변화의 징조가 보이고 있다'는 평가와 같은 레벨을 유지하였다. 일본은행이 지난 9월 발표한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 (통칭 ”단칸”이라고 함, 분기별발표)에서 대기업제조업지수는 2년9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하여 기업부문의 업황은 대폭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달 들어 아사히신문이 일본내 주요 100기업을 대상으로 독자적으로 실시한 앙케이트조사에 의하면 경기가 이미 바닥을 쳤다고 보는 기업이 90%에 근접, 지난 4월조사시 2%에서 급격한 호전을 보였다. 또한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독자적으로 집계한 2003년도 민간설비투자의 중간 집계를 보면 전산업에서 전년대비 4.1% 상승, 3년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10월29일호 일본판 뉴스위크지에서는 “오전 5시의 일본 경제, 새벽이 가까왔는가, 비구름은 아직 걷히지 않았는가”라는 제하로 일본의 경제변화를 다루었는데 근본적인 회복으로 봐야할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호전현상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려 조심스럽게 전망하였다.

일본 정부에서는 경기 회복의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급격한 엔화강세를 들었다. 엔은 지난달대비 약 7%이상 상승, 1달러 대비 109엔대를 기록하여 경기 회복의 새로운 걸림돌로 우려되고 있다. 내각부는 10%이상의 엔화강세가 계속될 경우, 향후 1년간 실질국내총생산(GDP)는 0.2%하락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경기는 바닥권을 탈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생적인 부양력은 미약하며 제반 경제조건은 불투명해 보인다. 재정적자가 확대, 이라크 정세불투명등 불안요인을 안고 있으면서도 착실한 회복을 보이고 있는 미국경제와 아시아 경제의 회복세에 따른 수출의 증가, 국내 전기, IT업계를 중심으로 내수의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의 선행지표인 기계수주(선박과 전력을 제외한 민간수요)가 지난 7,8월 2개월 연속으로 전월대비 감소경향을 보여 여전히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경제의 회복에 있어 아직도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올봄이후 개인과 기업이 주역이 된 회복의 발소리가 확실히 들려오고 있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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