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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구 세원그룹 본사 앞에서 벌어진 규탄대회
24일 대구 세원그룹 본사 앞에서 벌어진 규탄대회 ⓒ 오마이뉴스 이승욱
ⓒ 오마이뉴스 이승욱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본부와 충남본부 등 민주노총 조합원 700여명은 이해남 세원테크 노조 지회장의 분신과 관련 대구 세원그룹(세원정공) 본사 앞에서 24일 오후 4시 규탄대회를 열었다.

규탄대회 후 오후 5시 10분쯤 참석자들은 나눠 세원그룹 본사 내에 있는 분신 장소를 둘러보다가 참석자 중 10여명이 공장 내 사장실이 있는 3층 짜리 관리동 앞으로 몰려가면서 "이대로 그냥 갈 수 없습니다. 항의하러 갑시다"라고 외치자, 대회에 참석했던 100여명이 건물 앞으로 달려갔다.

관리동 입구에서 대회 참석자 일부와 경찰간에 충돌이 발생했다.
관리동 입구에서 대회 참석자 일부와 경찰간에 충돌이 발생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 과정에서 사장실이 있는 관리동 문이 부서지고, 집회 참석자들이 던진 병과 돌로 인해 관리동과 공장 건물의 유리창 수 십 장이 깨졌다. 또 경찰과의 충돌로 일부 전경들이 '무장해제' 당하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이 전경들을 돌려보내줘 큰 불상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오후 5시 30분 현재 100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공장 내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며 '공장 안에서 경찰 철수'를 요구하며 대치 중이다.

갑작스런 상황에 대해 금속노조 집행부 등은 오후 6시 세원정공 앞에서 치르던 문화행사를 중단하고 대책 회의를 가지고 있다.

한편 경찰과의 충돌에 앞서 열린 '이해남 동지를 분신으로 몰고 간 노동탄압-악질 세원자본 규탄대회'에는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 민주노총 대구본부 정우달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 지회장 뵐 면목 없어... 분신 몰고간 자본가 절대 용서 못해"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 오마이뉴스 이승욱
단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아직도 '꼭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해달라'며 말하던 이해남 지회장의 모습이 선하다"면서 "하지만 분신 소식을 듣고 억장이 무너지는 줄 만 알았고 정말 이 지회장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 위원장은 "이 지회장을 분신으로 몰고간 자본가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용서돼서도 안된다"며 "백배 사죄 하지 않으면 인간을 생산의 도구 보다 못하게 취급한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4일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세원본사 내 이해남 지회장이 분신한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현장에는 아직도 휘발성 냄새가 남아 있었다.
24일 규탄대회 참석자들이 세원본사 내 이해남 지회장이 분신한 현장을 둘러 보고 있다. 현장에는 아직도 휘발성 냄새가 남아 있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날 규탄대회에는 지난 8월 사망한 이현중씨의 매형 강우성(37)씨가 참석해 연대 발언을 했다. 강씨는 "이젠 저는 상복을 벗었다"면서 "여러분과 똑같이 조끼를 입고 자본을 상대를 여러분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또 "하지만 현중씨 문제로 인해 이 지회장을 분신을 결행하게 만든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어젯 밤 이 지회장의 분신 소식을 듣고 온 힘을 다해 싸워가겠다고 결심했다"고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노조원들이 관리동으로 진입하려다 입구 출입문이 파손됐다.
노조원들이 관리동으로 진입하려다 입구 출입문이 파손됐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담당의사 "이 지회장 상당히 위독한 상태"

한편 분신한 이해남 세원테크 노조 지회장은 '상당히 위독한 상태'이다. 현재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이 지회장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있는 상태이다.

분신 이틀째인 24일 이해남 지회장이 입원해 있는 동산병원 안에는 이 지회장 가족과 노조원들이 지키고 있다. 하지만 담당 의사에 따르면 "심각하게 위독한 상태"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선전물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분신 이틀째인 24일 이해남 지회장이 입원해 있는 동산병원 안에는 이 지회장 가족과 노조원들이 지키고 있다. 하지만 담당 의사에 따르면 "심각하게 위독한 상태"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병원을 찾은 시민들이 선전물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 지회장은 온 몸에 2~3도의 화상(95%)을 입었다. 병원측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호흡이 불편하고 앞으로 피부가 다 열려져 있기 때문에 세균 감염 우려가 높아 패혈증이 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치료를 맡은 담당 의사는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하고 있지만 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면서 "하루를 살 지 일주일을 살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3신] - 24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4시 '세원자본 규탄 결의대회


세원테크 노조 이해남 지회장의 갑작스런 분신기도에 대해 민주노총은 지난 23일 밤 이재웅 사무총장, 백순환 금속연맹위원장, 손송주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대구에서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 결과 민주노총은 이 지회장의 분신 사태에 대해 전국적인 대책위를 꾸리기로 결의하고, 앞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을 아우르는 범시민 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10시 이 지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동산의료원에서 분신 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오후 4시부터는 대구 성서공단 내 세원그룹 앞에서 '세원자본 규탄'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150일 파업...구속과 해고 그리고 수배

이해남 지회장이 노조 위원장으로 있는 세원테크(충남 아산 소재) 노조는 지난 99년 결성된 이래 매년 '노조탄압' 논란으로 노사 양측이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임단협 도중엔 "회사가 노조를 와해시키려 한다"는 이유로 150여일간의 장기 파업이 진행됐다. 또 올해 7월에 노조는 임단협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자 다시 부분파업으로 이어지는 등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파업 도중 부상한 노조원 고 이현중(30)씨가 결국 올해 8월 사망에 이르게 되자 유족과 노조는 본사가 있는 대구까지 내려와 회사에 공동대응 했고, 두 달여 동안 대화의 진척없이 고인의 장례도 치르고 있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서 이 지회장을 제외한 이 노조 부지회장 등 간부 3명이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구속됐고, 이 지회장도 수배를 받아 최근까지 홀로 도피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2신] - 24일 새벽 6시 20분

동지들이여!
그 먼 여름 함께 했지만 남은 건 조합원들의 고통과 힘듦 뿐,
이제 나머지 짐을 동지들에게 남기고 먼저 갑니다.

나 하나의 죽음으로 동지들의 염원인 민주노조의 사수, 노동해방이
앞당겨 진다면 나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육신이 없어졌지만, 내 영혼만은 끝까지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동지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
"노무현 대통령께!" ⓒ 오마이뉴스 이승욱
지난 23일 분신을 기도한 세원테크 노조 지회장의 유서가 공개됐다.

24일 새벽 4시 30분 대구 달서경찰서는 세원테크 노조 지회장의 가족들이 입회한 가운데 이해남 지회장의 유서와 유류품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2매와 유서 형식의 여러 장의 편지가 포함돼 있었다. 또 검찰 천안지청 출석요구서, 대구 달서경찰서 출석요구서 등 노조활동으로 인한 수배생활을 상징하는 서류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유류품 중에는 "육신이 없어졌지만 내 영혼만은 끝까지 동지들과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가로 60, 세로 40센티미터의 광목천이 나와 분신 당시의 결연했던 심정이 담겨 있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동지들이여! 내 영혼은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동지들이여! 내 영혼은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또 이날 이 지회장은 분신 기도에 앞서 "정말로 이 나라는 노동자들과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버거운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면서 "제가 마지막 희생자여야 하고 대화를 외면한 악질 자본가들을 처벌해주십시오"라는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이날 이 지회장의 분신 기도가 알려진 이후 세원테크 노조원들과 유족, 그리고 대구경북지역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 지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대구 동산의료원으로 모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다. 현재까지 이 지회장은 화상 95%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다.

한편, 이 지회장은 지난 17일 노조 지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경찰과 회사측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자살 의사를 나타내는 글을 남겨 놓기도 해 조합원들이 이 지회장의 소재를 파악하는 등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이 당시 "남아 있는 동지들에게 정말로 죄송하다"며 "비상대책위 위원장을 중심으로 끝까지 싸워나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지회 노조 간부들은 이 지회장의 '유서'를 발견한 후 지회장을 찾아 설득을 했지만 이 지회장은 결국 23일 오후 또 다시 유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남기고 분신했다.


[기사대체 - 밤 10시 50분]

23일 밤 8시50분경 대구 달서구 신당동 성서공단 내 세원정공 관리동 앞에서 이 회사 직원 이해남씨(41)가 분신 자살을 기도했다.

이씨는 분신 직후 동료들에 의해 대구 동산의료원으로 이송됐으나 화상이 심해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아산에 소재한 세원테크 노조 지회장인 이씨는 지난해 노사분규중 일어난 사고 후유증으로 앓아오던 조합원이 최근 사망하자 본사가 위치한 대구에 내려와 활동해왔다.

한편 이 지회장은 오늘 저녁 7시경 노조 홈페이지에 유서를 올려 이를 본 조합원들이 찾아나섰으나 결국 자살을 결행했다. 이 지회장은 지난 17일에도 노조 홈페이지에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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