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오페라 공연장은 너무나 '대중적'이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오페라를 즐기면서 박수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폭넓은 사랑이 있었기에 모차르트의 명곡도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직까지는 멀게만 느껴지는 '오페라'

최근 우리나라에도 <투란도트>, <아이다> 등 대형 오페라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까지 오페라가 다가왔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수십만 원대의 관람료, 호사스러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고 하면 지독한 선입견일까?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대중화된 예술이라면, 아마 영화가 가장 가까울 것 같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 '오페라 인 시네마'는 영화속 오페라 곡을 통해서 오페라에 쉽게 다가갈수 있는 공연이었다
ⓒ 파임커뮤니케이션즈
지난 18, 19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오페라 인 시네마' 공연은 영화속 오페라 곡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영화 <타이타닉>, <꼬마돼지 베이브>, <쇼생크탈출>, <킬링필드> 등에서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곡들을 통해서 오페라가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더욱이 무대 뒷편에서는 영화속 명장면을 함께해 영화를 보듯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다.

'재미있고 친근한 오페라'라는 이 공연의 컨셉처럼 영화와 오페라 곡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준 오페라가이드 한정현씨의 공이 컸다. 한씨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노는계집-창> 남자주인공이라는 점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영화속 오페라'라는 공연답게 영화배우 출신이 오페라가이드를?

영화속 명장면에 오페라 해설 곁들여

오페라 곡 12편을 감상했다. 영화 <파리넬리>에 나왔던 '울게하소서',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나왔던 '나는 이 거리의 보배', <아마데우스>에 나왔던 '밤의 여왕 아리아' 등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곡들이 많아서 이해가 훨씬 쉬웠다. '영화에 들어간 오페라곡이 이렇게 많았다니!', '이 곡도 오페라곡 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해보며 공연을 봤다.

영화 <지아이 제인>에 나왔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라는 곡은 눈길을 끌었다. 우리가 <지아이 제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데미무어가 삭발을 하고선 생존을 위해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여전사로 나왔던 정도가 아닐까? 그러나 이 영화속에서 푸치니 '잔니스키키'에 나왔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라는 곡이 쓰였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됐다.

"딸이 아버지에게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서 보내는 거의 협박(?)에 가까운 (승낙을 응해주지 않으면 다리에서 떨어져버리겠다는) 메시지" 라는 해설자의 설명이 있었다. 들어보니 역시 익히 들어본 곡이었다. 그러나 협박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의 곡이었다. 소프라노 김향란(국민대 교수)씨는 부드러운 느낌을 매우 잘 살려냈다. 강인한 여전사와 부드러운 오페라 곡은 어색한 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통하는 모양이다.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 돋보여

이날 공연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은 바로 바리톤 이규석씨이다.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표현밖에는 더 어울릴만한 것이 없어 보였다. 마치 다채로운 개인기를 뽐내듯이 연기를 곁들인, 세련되면서도 재치있는 무대 매너가 큰 인기를 끌었다. 듣는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쏠쏠했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을 만들어낸 국제오페라단(단장 김진수)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오페라단이 직접 나서서 이런 대중적인 기획공연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라고 했다. 이 공연은 지난해 소극장에서부터 시작해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 중이다. 대중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충분히 주목받을만 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영화를 선택한 점에서 현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장에는 젊은 관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최근 불고있는 오페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듯 했다. '오페라 인 씨네마'는 영화를 통해서 오페라에 쉽게 다가갈수 있게 한 공연이었다. 이런 기회가 많아져 오페라가 더욱 대중화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