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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안현주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던 양형일 조선대학교 총장이 현실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양 총장은 지난 13일 '국민참여운동본부'(이하 국참) 공동본부장으로 선임됨으로써 통합신당 옷을 입고 17대 총선에 임하게 된다. 지난 99년부터 4년간 조선대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지역 기반을 다져온 양 총장의 정치참여는 내년 총선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총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의 입장에서 느낀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에 대한 연계고리를 찾고 기득권을 버리고 정치개혁을 이뤄야하는 시대적 필요성 때문"이라며 정치 참여의 변을 밝혔다.

이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광주 동구 출마에 대해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본인 의사도 중요하지만, 향후 정치일정과 창당과정에서 당과 지역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통합신당을 향한 지역여론의 악화에 대해 "공식 창당을 통해 당과 시스템이 모습을 드러내면 여론은 바뀔 것"이라며 "노 대통령과 통합신당이 정치개혁을 향한 정도를 걸어간다면 충분히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해 통합신당에 대한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양 총장은 내년 총선에서 맞붙을 '적수'인 민주당에 대해서 '환골탈태'를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광주시민 입장임을 전제로 "민주당이 정치개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고 구당파 중심으로 뭉쳐 인적 결합체에 머문다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양형일 총장과 가진 인터뷰 전문.

ⓒ 오마이뉴스 안현주
- 통합신당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에 선임됐다. 신당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총장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진로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연구실로 돌아가 후학들을 가르칠 것이냐, 아니면 총장 임기동안 체험한 지역사회 문제나 국가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인가에 대해 고심했다.

주변에서 연구실로 돌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총장 4년간의 경험을 살려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발전을 연계시키는 길을 찾기위해 한번 나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강력하게 권유한 분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또 민주당이 분당사태를 겪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이 어떤 방향에서 이뤄져야겠다는 나름대로의 판단을 가지고 내 소신과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기존의 정치세력들 중 기득권을 정말로 포기하고 국가의 앞날을 위해 정치발전을 이루라는 시대적 소명을 가장 잘 받들 수 있는 정치세력이 어딘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국민참여통합신당에 모여든 사람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정치개혁을 추구하자는 취지가 내게는 가슴에 와 닿았다. 또 신당을 하신 분들이 새로운 질서와 정치개혁을 위해 같이 동참하자는 뜻을 여러번 보내왔다. 이런 이유가 어우러져 신당에 참여하게 됐다."

- 국민참여운동본부는 신당창당과 관련해 무슨 일을 맡아 추진하나?
"국참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발기인을 모집하는 것이다. 발기인 모집에는 두가지 기본 요건이 있다. 다수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첫째로 나라와 정치의 현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미래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과거처럼 억지로 참여시키는 발기인이 아니라 신당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분들을 발기인으로 모시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어느 한쪽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발기인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각계각층에서 정책적 전문성을 갖추고 참신한 가치관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들을 대거 모실 것이다. 이런 두가지 요건을 갖춘 많은 발기인들을 통합신당에 참여시키는 것이 국참의 기능이다. 그 외에 창당의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 광주전남에 내세울만한 인물군이 없다는 평가도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광주전남에 인물이 없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인물이 없다는 것은 기준에 따라 맞는 말일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인물을 보는 기준이 기존의 자리에 앉은 사람들을 놓고 얘기한다면 인물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지역 출신이거나 지역에 몸담고 있는 사람 중 대단히 참신하고 전문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동안 그들의 능력이 밖으로 드러날 기회가 없었을 뿐이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 있어 인지도와 경력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 예상보다 일찍 통합신당이 창당될 예정이어서 국참의 공식적 활동기간이 대폭 축소됐다. 이것이 국참이 좋은 성과를 내놓는데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그것은 두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제도적 기능만을 놓고 보면 창당이 되면 국참의 기능은 사실상 종료되지만, 창당 후 국참을 어떻게 변형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뒤따를 것이다. 창당에 따른 새로운 토양을 제공하고 새인물을 영입하는 활동을 계속 수행하는 기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국참이 발기인 또는 인물영입을 끝내고 활동을 종료한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 통합신당은 '호남민심 달래기 전략'을 마련할 정도로 광주전남 지지도 회복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당출현과 관련한 이 지역 민심을 어떻게 읽고 있나?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법이다. 노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당선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압도적 지지를 보낼 때는 나름대로의 기대가 있었다. 수십년간 소외된 신세였던 호남이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을 선택함으로써 당선에 큰 공헌을 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축적됐던 소외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정권을 탄생시켰다는 자부심에서 나오는 기대감이 있다. 그런 기대가 클수록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고 커다란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 지역민들은 노무현 정부와 신당에 나름대로 실망감을 가지고 있는데, 역으로 생각하면 기대감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호남유권자들의 정치성향은 역동적이었고 그 역동성은 '대의'라는 명분에 맞춰왔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와 신당이 명분을 잃지 않고 정치개혁을 향한 정도를 걸어간다면 충분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분당에 따른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비판은 기대에서 나온 비판이었지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비판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애시당초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는 비판조차 안나오는 법이다. 호남인들의 비판이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거나 민주당의 현 구도를 지지하는 것으로 표출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지역주의 구도하에서 민주당은 호남을 일당독재해왔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실질적인 호남물갈이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건 민주당 내부 사정이다. 다만 시민의 한 사람 입장에서 보자면 민주당은 지금 엄청난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민주당에서 나간 사람들은 신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다. 또 분리되기 이전부터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꾸준하게 요구했던 쪽은 국민과 호남인들이다. 그리고 인물들도 참신한 인물들로 대체되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민주당이 이런 딜레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환골탈태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정치개혁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정치적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민주당이 구당파, 당 사수파 중심으로 뭉쳐서 인적 결합체에 머문다면 당 존립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뉴페이스를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다가선다고 한다. 이럴 경우 통합신당측과 인물군이 비교될 것이다. 국참본부장으로서 통합신당의 새 인물 영입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나?
"과거 사람을 영입할 때 그가 들어와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자리를 보장해주고 일정한 역할을 해달라는 전제가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통합신당은 기존의 민주당과 비교해 포용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다고 할 수 있다.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명실상부한 정책정당으로 가는 정도다. 새로운 정치실험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면에서 통합신당은 민주당보다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두번째로는 주창하는 분들이 구당이란 차원에서 사수적인 입장이고 다른 쪽에서는 신당이란 차원에서 공세적인 입장이다. 그렇다면 자연히 누가 더 호소력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볼 때 신당이 호소력을 더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과거지향과 미래지향의 차이다."

- 일각에선 통합신당이 민주당과 다른 선명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통합신당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민주당과 차별성이 없다는 얘기는 분당과정에서 당 내분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당 내분이 온 배경은 민주당내에 있는 기존의 체계와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엄숙한 국민의 명령이자 요청에 근거한 것이다. 이것을 받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여기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 사람들이 이른바 신당을 하자는 세력들이었다.

분당 후 지금까지 정치개혁에 대한 원칙적인 얘기만 국민들에게 어필됐기 때문에 이제까지 차별성이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창당이 돼서 가시적인 모습이 드러나면 정치부패 근절과 개혁의 방향에 대해 분명한 차이점이 자연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또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대하는 입장과 각계각층 인사들을 망라하고 포용하는 모습에서 차별성이 선명히 드러날 것이다."

- 이전부터 광주 동구 출마가 예상됐다. 내년 총선에서 동구 출마에 대한 본인의 입장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동구이고, 조선대학교가 동구에서는 가장 큰 기관이다. 행정주소상 동구에 자리잡은 조선대의 지위와 역사, 그리고 차지하는 비중 때문에 자연스레 동구 출마가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반드시 동구에 출마한다는 것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개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물론 본인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과거와 같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것은 안된다. 이제는 지역주민들 속에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동구지역에서 본인의 출마를 권유한 사람이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부분은 당의 의사결정 과정과 지역주민의 여론을 토대로 결정해야지 마치 본인 혼자 택한 선택을 지역민들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그렇다면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통합신당의 다른 후보자와 같은 조건에서 지역민과 당원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인가?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 관행으로 경선이 치러지는 것은 옳지않다. 즉 부정과 부패 그리고 금권으로 점철된 타락한 경선이 또다시 등장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경선은 신당과 국민이 추구하는 바에 맞게 정치와 나라의 장래를 염려하는 의사가 토대를 이루는 가운데 순수하게 치러지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일각에서 공동본부장으로 선임됐을 때 출마에 대한 인센티브에 대한 언질을 받지 않았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점에 대해 분명히 말하겠다. 정말로 신당에 참여하는 사람들,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구태의 사슬을 어서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사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대한민국과 한국정치의 장래는 없다는 판단을 모두 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처럼 특정인사를 영입하면서 인센티브를 보장하고 선거에서 지원을 약속하는 등 밀실거래는 있어서는 안된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

- 그동안 학자로서 생활하다 정치계에 입문했다. 어떤 각오로 현실정치에 임할 계획인가?
"한국에는 독특한 한국의 정치문화가 있지만 두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로 정치가 완전한 민주적 대의성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 즉 국민속에 정치가 자리잡지 못하고 국민과 정치인이 분리된 채 통제도 받지 않고 굴러가는 것이 한국정치 현실이다.

두번째는 정치의 생산성이 너무 낮다. 우리는 어제가 옛날인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가 정쟁과 당리당략의 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해법들을 바로 마련하지 못하는 고비용저효율의 정치시스템이다.

때문에 정치적 대의성과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치가 조속히 뿌리내려야 한다. 그걸 위한 첫째 조건은 새롭고 혁신적인 시스템이 정착되야하고, 둘째로 구습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이제까지 학자로서 연구하고 교육하는 역할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이의 실천을 위해 실사구시적 자세로 열심히 뛸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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