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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승욱
기자회견에서 이들 단체들은 "고 이현중 씨의 죽음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요구했던 노동자들에 대해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세원그룹 측도 이번 사태와 관련 도의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또 "세원그룹은 더 이상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지 말고 유가족에게 고인을 두 번이나 잃게 하는 한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 4일 새벽 농성장을 지키고 있던 지역 노동조합 관계자 등 64명을 무더기로 연행한 것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했다.

"사실확인 없이 무더기 연행, 군사독재때나..."

이들은 "(경찰은) 지난 4일 회사측의 구사대가 유가족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도 수수방관했다"며 "이에 항의 하는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경찰의 직무유기이며, 사실관계 확인없이 집단연행하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사건 처리 방식"이라고 항의했다.

또 연행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과 폭언행위, 5일 영안실까지 병력을 투입해 시신탈취 의도를 보인 점 등을 내세워 "경찰의 비도덕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구지역 각계 시민사회단체는 고 이현중 씨의 죽음과 관련 일련의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노동계에만 맡겨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시민사회단체가 별도의 대책위를 꾸리고 사태를 악화시키는 경찰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민주노총 등과 함께 현장에서 규탄대회를 가졌다. 이와 함께 지역 노동계는 오는 7일, 8일, 9일까지 세원그룹 본사 앞에서 연이어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4일 새벽 연행됐던 64명의 연행자 중 세원테크 조합원 전모, 권모, 이모씨 등 3명을 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박모씨 등 8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2신 - 6일 오전 11시 40분>

경찰, 천막 철거 시도...노조, 압수 우려 철거
시민단체, 사태해결 촉구 기자회견 예정


세원테크 노조원과 고 이현중 씨의 유족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원그룹(대구 달서구 신당동 소재) 앞 노상 농성장에 대해 경찰이 6일 오전 천막 2개동을 강제 철거하려고 시도하자, 천막 압수를 우려한 노조 측에서 천막을 거두고 경찰과 대치 중이다.

대구지역 민주노총 한 관계자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 10분쯤 경찰 5개 중대와 관할 구청인 대구 달서구청 공무원 등이 몰려와 천막을 강제 철거하려고 시도했다"면서 "천막 압수가 되면 피해가 예상돼 일단 노조원들이 천막을 거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전 11시 30분 현재 노조원과 유족 등 50여 명은 경찰과 구청이 농성장 마루바닥까지 철거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대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오늘(6일) 오후 2시 세원그룹 본사 앞에서 세원그룹 사태 해결 촉구와 공권력 투입, 폭력연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1신 - 5일 오후 7시 34분>
5일 오후 3시 경찰 2개 중대 영안실 안 수미터 진입

5일 오후 세원테크 노조원 고 이현중 씨의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 입구에서부터 경찰병력이 지키고 있다.
5일 오후 세원테크 노조원 고 이현중 씨의 시신이 안치된 영안실 입구에서부터 경찰병력이 지키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한 노조원의 사망으로 더욱 불거진 세원테크 사태가 좀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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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노조원 무더기 연행 파문


충남 아산에 있는 자동차부품 회사인 세원테크 노조원 이현중(30)씨가 지난해 파업 도중 부상을 입고 지난 8월 26일 사망한 가운데, 이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대구의 한 병원에 경찰 병력이 진입해 이를 막는 유족들과 충돌이 벌어졌다.

5일 오후 3시경 경찰은 2개 중대 300여명을 동원해 이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대구 칠곡카톨릭병원 영안실(장례식장)으로 진입했다. 경찰은 건물 안까지 수 미터 들어왔고, 영안실 비용 등을 정리하고 있던 어린이를 포함한 유족과 노조원 등 10여명은 이에 항의하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유족·노조 "경찰이 시신 탈취하려 했다"
경찰 "오해... 시신 이용한 시위 막으려다"


유족과 노조쪽 관계자에 따르면 "영안실 입구까지 막고 있던 경찰이 건물 안에까지 들어왔다"면서 "놀란 유족들이 이에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옷이 찢어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측은 영안실 진입에 대해 "이날 오후부터 있었던 금속노조 집회에 유족들이 시신을 가지고 갈 것이라는 내용의 첩보가 접수됐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경찰 병력이 출동해 통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직 압수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는데 시신을 함부로 탈취할 수 있느냐"면서 "단지 다른 시신의 관을 보고 경찰이 오해를 일으켜 진입하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족과 노조측은 "당시 경찰이 영안실 안쪽까지 들어와 있었고, 우리는 평상시와 다를바 없이 있었다"면서 "경찰이 시신 탈취를 시도하다 문제가 될 것 같으니 변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있었던 영안실 진입은 정문 봉쇄 등의 대체 방법이 있었지만 영안실 내에까지 진입했다는 점에서 무리한 측면이 없지 않다.

칠곡경찰서 한 관계자는 "시신을 탈취하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도 "하지만 경찰은 시신 등을 시위에 이용해 시위가 격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로서도 막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경찰 직무상 필요하면 시신 이동을 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충돌 후 칠곡카톨릭병원에는 경찰 2개 중대가 영안실 입구부터 막고 노조원 등의 출입을 통제했으며, 시신 탈취를 염려한 충남·대구지역 노조원 등 100여명이 대치했다. 이후 금속노조 측과 지역 노동단체 회원 등 500여명은 이날 오후에 있었던 결의대회를 마치고 병원으로 이동해 집회를 가졌다. 경찰측도 추가 병력을 동원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저녁 7시30분 현재 노조측은 병원에서 간단한 집회를 가지고 충남지역 노조원들 중심으로 영안실을 지키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행정관청 이례적 강경대처

한편 세원테크 사태와 관련해 경찰과 행정관청이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지역 경찰은 지난 4일 새벽 0시10분쯤 세원그룹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유족과 충돌을 말리던 충남과 대구지역 노조 관계자 등 60여명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이들에겐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또한 이후 남부경찰서에서는 일부 노조원이 폭행을 당하고 인격 침해를 당하는 등 강압수사를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찰 측의 이러한 대응에 대해 지역 노동계는 "일반 노조원 등은 유족들의 폭행 등을 우려했을 뿐 업무방해를 한 적이 없는데도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고, 검찰의 지휘를 받아 '공안사건'으로 이번 사건을 규정하는 것은 무리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세원그룹 본사의 관할 구청인 달서구청은 4일 오전 본사 정문 앞에 노상에 설치된 두 개의 천막을 철거하라며 계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일련의 강경책에 세원그룹 회장인 김모씨의 '뒷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에서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회장이 노사 문제에 대해서는 좀체 타협을 하지 않는 성격인 것 같다"면서 "노사 양측에 끼여 경찰로서도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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