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모형숙

ⓒ 모형숙
세상의 따스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이웃의 정만큼 값진 게 또 있을까 싶다. 익산의 한 시민사회단체가 추석을 앞두고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찾아 도배도 해주고 밑반찬, 부침개를 만들며 말벗도 나눠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익산 희망연대(대표 김정필) 회원들은 지난달 30일 익산시 부송동 부송주공 1차 아파트에 모여‘도배는 사랑을 싣고’라는 주제로 봉사활동을 가졌다.

희망연대는 매달 사회복지시설, 공공시설 등을 찾아 담장 벽화 그리기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안전하고 쾌적한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일일봉사활동을 추진해 왔다.

이날은 매월 자원봉사 일일체험운영의 일환으로 우리 지역에서 소외된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찾아 마음으로 정을 나누고자 마련된 행사이다. 도배한다는 홍보에 주변에서는 벽지며 장판를 공급해 주고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회원은 갖은 야채들을 준비해주기도 했다.

7주째 주말마다 내리던 비는 이날도 어김없이 내렸지만 회원이며 가족 등 30여 명이 금세 모여들었다. 오후 2시에 부송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모여 엄마들은 부침개를 부치고 계란말이며, 깻잎볶음 등 밑반찬을 만들어 혼자 사는 독거노인 집을 방문했다.

▲ 몇 년째 묵묵히 자원봉사를 전개해 온 손주성씨
ⓒ 모형숙
당초 5가구를 목표로 도배하기로 했지만 집이 좁아서 짐들을 옮기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일단 이날은 한 가구만 도배를 실시했다. 물론 숙련공이 아닌 초보자들이라 망설였지만 도배봉사활동을 전개한다고 얘기를 듣고 손주성씨는 자청해서 이날 도배를 이끌었다.

손주성씨는 장애인들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으면 손수 찾아 나서 말없이 몇 년째 이 일을 계속해 주위로부터 칭찬이 자자하다.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공무원이나 사회기관이 직접 방문해 무엇이 힘든지 살펴보고 제대로 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작은 희망을 밝혔다.

도배 일을 거들어 주던 서정훈(전주 시민미디어 센터 추진위원회 간사)씨는“자원봉사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 참석한 것은 잘했다”며 “봉사활동이라는 개념보다 이웃과 정을 나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말했다.

박송이(원광대·2년)씨는 “이날 오전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는 전화를 받고 놀라서 가보니 장애인이 나무발판에 엄지발가락이 끼어 울고 있었는데 다급해진 마음에 119에 신고까지 했다”며 “119가 오기 전에 발가락을 뺐는데 울음을 그치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슴 한구석이 아팠다”고 하루를 정리하기도 했다.

매달 자원봉사를 다니면서도 도와 주는 것보다 많은 것을 배워간다는 이들. 봉사활동에 그치는 게 아닌 꾸준하게 연계해 가족처럼 종종 찾아오자는 이들의 결심은 한 달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방문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