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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IC 카드 겸용 공중전화기
시중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IC 카드 겸용 공중전화기 ⓒ 정현석
다음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역에 들어서는데 무심코 옆을 보니 90원이 남은 전화기가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십원짜리 동전 하나를 찾아 전화기에 집어넣고 수화기를 내리니, 다시 100원짜리가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도대체 왜 이러지?" 라고 생각하며 전화기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가 거리에서 흔의 볼 수 있는 전화기는 IC 카드와 동전을 함께 쓸 수 있는 전화기입니다. 그런데 이 전화가 특이한 점은 상대방이 "여보세요" 라고 말하는 것과 동시에 동전이 들어갔던 기존의 전화와는 달리 통화가 끝나도 수화기를 걸어놓지 않으면 기계 속으로 동전이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90원이 남은 전화기에 10원을 넣고 전화기를 걸어 놓았을 때 100원이 나오는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200원을 놓고 2도수 즉 140원어치 통화를 하고 재발신 버튼만 누르고 갔을 때 전화기엔 60원이 남습니다. 이때 전화 수화기를 내리면 이전 사용자가 50원짜리나 10원짜리를 넣지 않고 100원짜리만 넣었었기 때문에 기계에 60원에 해당하는 동전이 남아있지 않는 한 돈만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 십원짜리 4개를 넣고 수화기를 걸면 전화기의 총 잔액은 100원이 되고 그 돈은 이전 사용자가 이미 집어넣었던 것으로 기계에 넘어가지 않고 남아 있었기 때문에 40원이 아닌 100원이 나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때 5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이전 사람이 넣었던 돈에는 10원짜리가 없기 때문에 100원만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30원이 남은 전화기에 20원을 넣어 전화 잔액이 50원이 되어도 이전 사용자가 50원짜리를 넣지 않았으면 20원만 나오는 것이지요.

이 방법을 안 후로 저는 집안에 있던 동전을 몇 개 가지고 나와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그렇게 잔돈을 모읍니다. 그렇게 모은 돈이 한달에 보통 2천 원 정도가 되니 요즘같이 더운 날 음료수 한 잔 뽑아 마시기에는 그만입니다. 마치 공짜로 마시는 것 같아요.

가끔은 "내가 지금 무슨 행동을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몇 십 원씩 남아 있는 전화기가 많이 보입니다. 이 글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 오늘 퇴근하신 후 집에 남아 있는 동전들 잘 찾아보셔서 그 돈으로 전화 해 보시면 어떨까요? 공중전화는 선불이지만 휴대전화는 후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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