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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장에 모인 민족정기의원모임 소속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
ⓒ 시민의신문 양계탁
"내일이 광복절이라고 전국이 떠들썩한 모양인데, 저는 광복절 행사에 참석 안합니다. 내일도 '광복절' 소리 안 들리는 데로 멀리 도망갈 겁니다. 친일파가 득세하는 나라 만들어 놓고 독립됐다 경축하면 선열들이 노여운 소리할까봐 두려워서 참석 안합니다. 독립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이 자리야말로 저에게는 광복절 기념식입니다."

14일 오전 10시 민족정기의원모임(www.minjok815.or.kr) 주최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일제강점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발의기자회견에 참석한 독립운동가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격려사 내내 "오늘 법을 발의하는 것 자체가 독립운동이다. 앞으로도 계속 운동해달라"고 강조했다.

민족정기의원모임 회장인 김희선 의원은 법안 의의에 대해서 설명하며 "친일파 득세로 시작해 냉전과 대결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던 왜곡된 우리 현대사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하다. 정의와 진실을 중시하는 가치를 정립하고, 최근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을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위원회 설치해 5년간 활동하며 반민족행위 조사
서명 과반수 넘었지만 친일인사 압력 등 변수 남아


이날 발의된 특별법안에 따르면, '친일반민족행위'는 ▲독립운동자 및 그 가족을 체포·살상·학대·처형한 행위 ▲문화기관이나 단체를 통해 일본제국주의 통치를 찬양하고 침략전쟁에 협력한 행위 ▲경찰관리, 헌병, 또는 헌병보조원으로서 우리 민족 탄압에 앞장선 행위 등 25개 항목.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설치된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해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5년 동안 반민족행위을 조사하고 보고서 및 사료를 발간하게 된다.

위원회는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할 권한이 없지만, 조사대상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위원회의 사실조회 및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민족정기의원모임이 2002년부터 특별법 초안을 작성하고 지난 8월 1일부터 동료 의원들로부터 공동발의 서명을 받았다. 14일 현재까지 국회의원 154명(민주당 96명, 한나라당 49명, 비교섭단체 9명)이 발의에 서명날인했다.

이미 서명날인한 의원들이 57%로 과반수를 넘은 상황이어서 서명의원이 실제 모두 찬성할 경우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족정기의원모임은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변수가 많다"는 입장이다. 의원 임기가 8개월 남은데다 아직 우리사회에 친일인사의 영향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임위에 계류되어 '죽은 법안'이 되거나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조문기 이사장 역시 "발의가 된 뒤에도 폐기되거나 본회의에서 부결될 수 있다. 이미 전례가 있으니 앞으로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헌영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부위원장은 "친일청산에 대해 국론분열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법을 반대하는 사람이 분열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국론분열자 의원이 한 분도 없이 만장일치로 법안이 통과되도록 더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민족정기의원모임은 법안을 발의한 뒤에도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의 여론을 모으고, 법안이 빨리 안건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를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범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민족정기의원모임은 "9월 이전에 소관 상임위에 상정되고 10월 경 법안심사를 거쳐, 11월말이나 12월초 본회의 의결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의안과를 방문해 법안을 제출하고 "법안이 빨리 상정되었으면 한다.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공동발의에 서명한 의원들 명단.

서명날인 의원(154명)

강봉균, 강운태, 고진부, 구종태, 김경재, 김경천, 김근태, 김기재, 김덕규, 김덕배, 김명섭, 김상현, 김성순, 김성호, 김영환, 김옥두, 김운용, 김원기, 김충조, 김태홍, 김택기, 김홍일, 김효석, 김희선, 남궁석, 문석호, 박병석, 박병윤, 박상천, 박상희, 박양수, 박인상, 박종우, 박주선, 배기선, 배기운, 설송웅, 설훈, 송석찬, 송영길, 송훈석, 신계륜, 신기남, 심재권, 오영식, 유용태, 유재건, 유재규, 윤철상, 이강래, 이낙연, 이미경, 이상수, 이용삼, 이원성, 이윤수, 이재정, 이정일, 이종걸, 이창복, 이해찬, 이협, 이호웅, 이훈평, 이희규, 임종석, 임채정, 장성원, 장영달, 장재식, 장태완, 전갑길, 정균환, 정대철, 정동영, 정동채, 정범구, 정세균, 정장선, 정철기, 조배숙, 조성준, 조재환, 조한천, 천용택, 천정배, 최명헌, 최선영, 최영희, 최용규, 최재승, 추미애, 한화갑, 함승희, 허운나, 홍재형(이상 민주당 총 101명 중 96명)

강인섭, 권기술, 권영세, 권오을, 권태망, 김광원, 김덕룡, 김락기, 김윤식, 김정부, 김찬우, 김학송, 김홍신, 김황식, 남경필, 도종이, 박명환, 박승국, 박종근, 박종희, 박주천, 서상섭, 송광호, 심규철, 안경률, 안상수, 오경훈, 오세훈, 원유철, 유한열, 윤경식, 윤여준, 윤영탁, 윤한도, 이근진, 이병석, 이성헌, 이승철, 이완구, 이원창, 이해봉, 임진출, 전용학, 정갑윤, 정병국, 정의화, 조응규, 조정무, 현경대 (이상 한나라당 총 149명 중 49명)

강숙자, 김부겸, 김영춘, 김원웅, 안영근, 오장섭, 유시민, 이부영, 이우재 (이상 비교섭단체 총 22명 중 9명)

서명 의원(3명)

김태식, 송영진(이상 민주당), 윤두환(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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