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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이와이농장 들머리
ⓒ 박도
고이와이(小岩井)농장

11: 30 이와테현 고이와이(小岩井) 농장에 도착했다. 이 농장은 메이지 24년(1891년)에 개설했다는데, 세 사람이 뜻을 모아 공동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철도 부사장 오노 기신(小野義眞), 미쯔비시 사장 이와사키 야노수케(岩崎弥之助), 철도국 장관 이노우에 마사루(井上勝)가 그 세 사람으로 그들 이름 머리글자를 따서 ‘고이와이(小岩井)’라고 명명하였다고 한다.

농장의 넓이는 3000헥타르(약 900만 평)로 삼분의 이는 산림이요, 삼분의 일은 목초지라고 했다. 이 농장의 주요 사업은 임업과 낙농, 환경녹화, 종계(種鷄), 관광 등인데, 종업원이 1,000 명으로 한 해 매상고가 약 400 억 엔이라고 했다. 농장 일부를 관광객용으로 개발, 연중개방하고 있었다.

▲ 눈 조각상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
ⓒ 박도
나는 이 농장을 들어서는 순간, 마치 용인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 온 기분이었다. 용인 자연농원을 만든 사람이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이었던 바, 그 분은 해마다 연말연시는 일본에서 보내면서 사업구상을 했다는데, 그때 이 고이와이농장을 둘러보고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농장을 세운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이 고이와이(小岩井)농장은 일본 어린이들의 꿈 동산으로, 어린이 관람객이 많았다. 한창 눈 축제가 열리고 있을 때라 눈썰매장, 얼음집, 얼음조각전에서 어린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뛰놀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눈 밭에는 이 고장 출신 작가, 미야지와 켄지의 <은하철도의 밤>에 나오는 열차를 세워뒀고, 마차와 제트 스키기가 눈밭을 헤집고 다녔다. 고전놀이기구와 초현대 놀이기구가 한데 뒤섞였다.

수많은 전시관 중에서 양관(羊館)에 들어갔더니, 양 축사에는 갓 태어난 어린 양들이 어미젖을 빨거나, 조금 큰 녀석들은 건초를 씹고 있었다. 어린 것들은 다 예쁘지만 양 새끼처럼 귀여우랴. 그래서 착하고 귀여운 사람은 양으로 비유하나 보다.

▲ 양관
ⓒ 박도
축사 옆에는 양모 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있었는데, 여러 종류의 양모 제품, 털실과 모직물, 모자, 머플러 그리고 인형 조각품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관 한편에는 엄마와 두 딸이 크레용으로 양을 그리고, 판매원 아가씨가 어린 손님들에게 털실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눈썰매장이나 얼음조각상에는 어린이들이 몰려들어 뒹굴었고, 가마쿠라라는 눈 집에서는 바깥에다가 메뉴판을 붙여놓고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계절을 최대한 이용한 비상한 상술이었다.

12: 30 농장 안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주 메뉴는 이 농장에서 생산한 양고기였는데, 양고기는 입에 익지 않아서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14: 00 이와테 최대의 온천 단지라는 모리노가제 오오슈크(森の風鶯宿)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또, 어떤 풍물을 볼 수 있을까?

잔뜩 구름이 낀 하늘에서는 계속 눈을 조금씩 뿌렸다.


▲ 어린 양 (1)
ⓒ 박도


▲ 어린 양 (2)
ⓒ 고이와이농장


▲ 쌍둥이 두 딸에게 그림 그리기를 가르치고 있는 어머니
ⓒ 박도


▲ 어린이 고객에게 털실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판매원 아가씨
ⓒ 박도


▲ 눈 조각, 기마인상
ⓒ 박도


▲ 식당가로 변한 가마쿠라(눈 집)
ⓒ 박도


▲ 젖소들의 운동 시간
ⓒ 고이와이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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