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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자금문제가 불거지며 나타나는 정치가들의 행태를 보며 또 다시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대로 모든 정치가들이 손바닥으로 하늘가리는 짓들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당내 경선으로부터 시작해서 거의 열 달 넘겨 진행된 지난해의 대통령선거를 통해서 정치자금을 법대로 받고 또 선거과정에서 법대로 자금을 집행한 정당은 아마도 민주노동당 밖에는 없을 거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아는 사실이 아닐까?

법대로 하지 못한 점이 있으니 까놓고 ‘고해성사‘를 하겠다고 나오는 노무현 대통령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그렇게 공개하면 현재 당을 이끌고 있는 당직자들이나 국회의원들만 불리하게 될 것이라는 민주당 당직자들도 우스운 꼴을 보이고 있고, 선거법대로 했다고 그래서 더 이상 공개할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은 더 우스운 꼴로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됐든 한나라당이 됐든 공통적으로 보이는 태도는 바로 최병렬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한 말처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올바른 표현이다. 여기서 손바닥을 정치권이나 몇 개의 메이저 언론이라 하면 하늘은 국민을 말하는 것 일게고….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가 여기에 있다. 늘상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정치를 해온 것이 우리의 기성정당들이다. 80년대 중반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일반 시민들의 민주적 의식은 계속 높아가고 있는 반면 정치권의 수준은 국민의 민주화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정치권 뿐만 아니라 기존 제도권내의 정당, 행정, 언론, 교육, 종교 등 기존의 사회체제가 국민의 민주화 수준에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정치권이 오히려 가장 민주화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지난 선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존 정치인들이 얼마나 국민들의 변화욕구에 무지한가를 나타난다.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경선을 무시하고, 또 국민의 선택으로 뽑은 후보를 무시하였는가?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심지어는 정당한 법적 절차를 뽑힌 대통령을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는 정당인이나 언론인, 지식인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민주주의 수준을 말해준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대한민국 헌법 1조 조차도 인정하지 못하는 정치가나 지식인들이 아닌가?

이런 정치인들과 지식인들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대다수의 국민들의 희망을 빼앗아가는 것이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희망이란 자신의 운명에 대해 자기 자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서 나온다. 이런 면에서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다고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잠재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존엄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누구나 희망을 갖을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존엄한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의 정치를 보면 희망을 생각하기 힘들다. 그래서 사람의 희망을 짓밟는 정치나 지식을 더 이상 상대조차하고 싶지 않은 것이 보통사람들의 심정이 아닌가 싶다.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보다 가고 싶지 않아하는 아이들이 더 많고, 선거에 참여하는 백성보다 선거를 거부하는 백성들이 더 많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그렇다고 지식이나 정치 자체를 부인하지는 말자. 세대가 이어지고, 함께 사는 것이 존재하는 한 지식과 정치는 필요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희망을 앗아가고,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경시하는 정치를 폐기하고 희망과 생명을 주는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희망과 생명을 키우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나를 포함해서 우리 주변에 이러한 희망과 생명을 키우는 교육과 정치의 씨를 뿌리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이런 사람들의 수고로 뿌려진 씨앗이 커서 많은 사람들이 깃들일 수 있는 나무로 성장하기를 기도한다.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나물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신약성서 '마태복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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